▲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북한 원전 문건’ 논란과 관련 3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한 USB의 내용을 국민들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한국형 원전 관련 산업부 기밀자료가 북한에 넘어가지 않았는지, 여당이 감출 것이 아니라 앞장 서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국민들에게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먼저 김정은 위원장의 2019년 신년사를 언급하며 “상업용 원전이 하나도 없는 북한에서 ‘원자력 발전 능력을 키우겠다’는 김정은의 자신에 찬 발언이 어떤 배경에서 나온 것인지 많은 국민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전달한 USB에 원자력의 ‘원’자도 들어 있지 않다고 이 정권 사람들은 강변한다”며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건넨 USB를 지적했다. 

그는 “USB의 내용을 공개하라는 야당에게는 명운을 걸라면서 북한에 넘어간 USB를 들여다 본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은가”라며 “그렇다면 국민들도 당연히 알아야 한다”고 공개를 요구했다. 

아울러 주 원내대표는 남북관계와 관련 “임기를 1년 남짓 남겨놓은 문 대통령이 지난 2007년 10.4 합의 당시처럼 또 무슨 대북 선물 보따리를 펼쳐 놓을까, 국민들은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남한과 북한이 손을 잡으면, 단숨에 일본을 넘어설 수 있다’는 평화경제안을 제안했을 때 김여정은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욕설로 응답했다”며 “허망한 대북 환상에서 이제는 벗어날 것을 문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나 북미간의 원자력협정 체결과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 없이 북한에 원전을 건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2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원자력발전소는 남북한이 독자적으로 논의해서 지을 수 있는 종류의 시설이 아니”라고 했다. 

또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에 복귀하지 않으면 북한 땅에 원자로를 지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관련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유튜브 채널 ‘박주민TV’에서 “1995년 한미일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를 설립해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고 했다”며 “10년간 검토하다가 결국 안되겠다고 결론 내렸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양이 의원은 “경수로 원전을 가동하면 사용후 핵연료가 나온다, 이를 핵분열 시키면 수백종의 핵분열성 물질이 나오는데 그중 하나가 플루토늄이다, 이는 핵무기의 연료”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원전 건설을 위해서는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이 선제 조건이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실시간 카메라를 설치해 항상 감시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또 “한국형 원전이라고 해도 기본 설계도, 여러 부품과 관련 기술은 미국 기술”이라며 “때문에 우리는 그 기술을 쓰기 위해 한미원자력 협정을 맺었다”고 했다.

양이 의원은 “이 협정을 맺으면 미국의 법과 동일한 적용을 받는다. 재처리도 할 수 없고 여러 가지 제약이 많다”며 이러한 조건들을 북한이 다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NPT 복귀, IAEA의 감시, 원자력협정 체결을 수용하고 그만큼의 국제적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KEDO가 10년간 검토를 하다가 결국 안되겠다고 결론 내린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양이 의원은 “북한 전력망 문제도 있다”며 “원전을 감당할 수 있는 송전망을 지어주어야 하는데 원전보다 비용과 시간이 더 많이 든다”고 했다. 

이어 양이 의원은 “때문에 문건에서도 KEDO 원전 추진 사업 경과, 북미간 비핵화 조치의 내용 수준 등을 지적하며 불확실성이 높고 굉장히 제한적이기에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USB 공개 문제와 관련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3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야당은 정상 간 주고받은 USB를 공개하라는 성립 불가능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수석은 “국익과 국민과 외교 안보 사항에 피해가 있고 남북 간의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의 시선과 대한민국에 대한 평가가 있다”며 “국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2018년 4월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 미국에도 USB에 담긴 내용을 전했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2일 기자들에게 “USB에는 한반도 신경제 구상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략적 아이디어를 포함하고 있었다”며 “동해·서해·접경지역의 3대 경제벨트를 중심으로 한 남북 경제협력 구상을 주로 담았다”고 했다. 

또 정 후보자는 미국과도 정보를 공유했다며 1차 남북회담을 전후해 네 차례 미국을 방문해 존 볼턴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이런 한반도 신경제 구상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판문점 회담 끝난 직후 워싱턴 방문해서 북한에 제공한 동일한 내용의 USB를 미국에 제공했다”고 말했다.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