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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펀드 권력형범죄 증거 있다’던 이들은 왜 침묵하나“증거 충분하다”던 김경율, 확대재생산 조선·중앙·김무성…아무도 사과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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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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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2.02  15:21:27
수정 2021.02.02  15: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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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이 지난해 1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로운보수당 '낡은 진보와 낡은 보수를 넘어'를 주제로 열린 초청 강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권력형 비리 아니다’, ‘정경심과 공모 없다’ 두 가지가 재확인되었다. 이제 ‘조국 펀드’라는 말이 더 이상 사용되지 않길 소망한다.”

지난달 29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같은 날, 2심인 서울고법 형사11부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조범동씨에게 1심과 동일한 징역 4년, 벌금 5,000만원을 선고하며 “조씨의 범행이 권력형 비리 범죄라는 검찰의 주장은 배척한다”고 판결한 것을 염두에 둔 글이었다. 

이와 관련, 2심 재판부는 “블루펀드에 대한 거짓 변경 보고 부분을 유죄로 변경했으나, 법정형이 징역 1년 미만으로 비교적 약한 범죄”라면서 “피고인이 일부 범행을 추가로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을 감안해 1심의 형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조씨와 정 교수의 공모 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물론 정 교수가 조씨의 횡령을 적극 종용하지도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다면 언론은 이를 어떻게 보도했을까. 한 마디로, ‘심플’했다. <‘사모펀드 의혹’ 조국 5촌조카 2심도 징역 4년>이란 <연합뉴스> ‘속보’와 한 치 다를 바 없었다. 제목은 판에 박은 듯 대동소이했고, 별다른 해설 기사 없이 ‘스트레이트’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권력형 비리 아니다’, ‘정경심과 공모 없다’를 이른바 ‘야마’로 잡은 언론은 드물었다. 보수진보 가릴 것 없었고, 중앙일간지 및 방송사는 물론 경제지와 통신사 모두 마찬가지였다. 실로 놀라운 한국 언론의 대동단결이자 통합의 장면이었다고 할까. 이를 두고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일침을 놓은 바 있다. 

“문제의 사모펀드 항소심에서도 ‘권력형 비리 아니며 정경심과 공모 없다’는 판결이 났는데, 거의 모든 언론사가 ‘조국 5촌 조카 2심도 징역 4년’이라는 제목을 뽑았습니다. 그동안 한 짓이 있으니 ‘2심도 조국 펀드 아니라고 인정’이라는 제목을 뽑지 않은 건 억지로나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형식적으로라도 ‘중립’을 주장하려면 ‘억지 기소한 검찰’을 비판하는 기사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동네 축구 응원도 이렇게는 안 합니다.”

‘조국 펀드’ 주장 확대재생산했던 그들 

‘사모 펀드’ 의혹이야말로 검찰의 ‘조국 일가족 수사’를 촉발시킨 핵심 의혹이자 조 전 장관 임명 전후 국민 여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사안이라 할 수 있다. 향후 정 전 교수나 조 전 장관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 만큼 대다수 언론이 관련 보도를 쏟아냈고, 그 보도량에 비례해 허위 주장이나 왜곡‧과장 보도 역시 넘쳐났다. 이를 의식한 듯 조 전 장관은 지난달 31일 “2019년 하반기 검찰, 야당, 언론, 시민단체 등등이 쏟아낸 ‘조국 펀드’ 주장, 기억하고 계시는지요?”라며 해당 기사들을 페이스북에 직접 공유한데 이어 1일에도 관련 기사와 사설들을 소개했다. 바로 김경율 회계사의 당시 인터뷰와 <조선일보>, <중앙일보>의 관련 사설이었다. 

“어떤 예단적인 측면, 사실은 의심되는 부분이 있으면 항상 끼어드는 것이지만, 권력형 범죄로 비화 가능성 있다고 봐서 저희가 수일에 걸쳐서 몇 명이 밤샘하면서 분석했고요. 그에 대해서 저희는 좀 이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고 더 크게 발전될 수 있다고 봐서요. 어느 정도 사실부분에 대해서 사실판단에 있어서 충분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19년 10월 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김경율 회계사는 “사실판단”과 “충분한 증거”를 강조하고 있었다. 포털로 기사화된 해당 인터뷰의 제목은 <김경율 “참여연대, 조국펀드 권력형범죄 가능성 분석한 증거 있어”>였다. 참여연대조차 ‘조국 펀드’를 확인했다고 오해할 만한 제목이었다. 

   
▲ <이미지 출처=포털사이트 다음 관련 기사 캡처>

당시 김 회계사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의 저와 같은 회계사, 그리고 경제학 교수님, 그리고 박사님 경제학 박사님들 이런 분들이 분석”했다며 진행자의 거듭된 확인에 “최소한 방송에서 얘기할 수 있을 만큼 어떤 최소한 어떤 판단은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인터뷰에선 어떤 ‘증거’도 제시되지 않았다. 그러자 진행자가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종종 오류로 나타나는데 그걸 자기 경계를 해보신 적 있습니까?”라고 물었고, 김 회계사는 “그렇다”며 참여연대가 그간 삼성과 싸워온 이력을 들먹이기 시작했다. 앞서 참여연대가 조국 전 장관 의혹에 논평을 내지 않는다고 비판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스탠스였다.  

“저희 센터는 우리나라 최고 경제 권력이라고 하는 삼성을 상대로 오랜 기간 10년, 20년 동안 싸워왔습니다. 자기 검열하지 않으면 저희는 버텨낼 수 없었습니다. 단 하나의 오점이라고 있게 되면 많은 경제지 보수 언론으로부터 숱한 공격을 받아왔습니다. 저희는 자기 검열을 어떻게 보면 체화한 집단이고요. 저희가 어떤 발언을 논평을 내는 한에 있어서 엄격한 스스로의 검증을 거쳤다, 이렇게 자부합니다.” 

그러자 언론들이 이를 받아썼다. ‘진보도 비판하는 조국 펀드’란 프레임이 형성됐고, <조선일보>는 아예 사설 제목을 <참여연대 소장도 ‘권력형 범죄’로 판단한 조국 펀드>라고 뽑았다. <중앙일보>도 <조국 펀드 둘러싼 권력형 범죄 의혹 철저 수사하라>란 사설의 서두를 이렇게 시작했다.  

“이른바 ‘조국 펀드’는 권력형 범죄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진보진영에서도 나오고 있다. 최순실씨 등을 고발해 국정농단 사건을 촉발시켰던 진보진영 경제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어제 조국 법무부장관이 수 십억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있다며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시켰다. 참여연대 김경율 경제금융센터 소장에 이은 투기자본감시센터의 이같은 주장은 조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의 필요성을 재차 방증하고 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발설지옥’ 들어갈 이들은 누구인가

사실 이 분야의 ‘끝판왕’ 중 한 명으로 김무성 전 국민의힘 의원이 빠질 순 없을 것이다. ‘조국 인사청문회’ 개최 전인 2019년 9월 3일, 김 전 의원은 한 토론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사실상 자신의 후계자로 내정해서 밀어줬고, 조 후보자는 대선 준비를 위한 자금을 만들어야 하는 입장”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풀이하자면, ‘문 대통령이 조국 민정수석을 유력 대선 후보로 만들기 위해 법무부장관에 임명했고, 사모펀드 의혹은 그 대선 자금’이란 희망(?)과 허위가 섞인 얼토당토않은 주장이었다. 지난해 조 전 장관은 김 전 의원과 보수언론 등을 향해 “‘망어중죄’(妄語重罪·거짓말을 해서 지은 죄), ‘악구중죄’(惡口重罪·악한 말을 해서 지은 죄)를 지은 자들, ‘발설지옥’(拔舌地獄)에 들어갈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 <이미지 출처=포털사이트 다음 관련 기사 캡처>

그럼에도, ‘조국펀드’ 운운한 그 어떤 이도, 어느 언론도 자신들이 ‘발설’한 과장과 허위, 왜곡에 대해 일절 사과한 적이 없다. 도리어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 자신들의 보도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조국 일가족’을 범죄자로 만들기 위해 혈안이다. 

최근 조 전 장관 딸 조민씨의 국립중앙의료원 인턴 면접을 둘러싼 보도 행태를 보라. 이른바 ‘멸문지화’를 이루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명징하게 드러나지 않은가. 그러나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적어도 2심까지 재확인한 ‘권력형 비리 아니다’, ‘정경심과 공모 없다’는 두 가지 판단에 대해선 사과는 둘째치더라도 재고를 시작해야 하지 않겠는가. 김 전 의원 같은 정치인은 논외로 하더라도, 시종일관 ‘권력형 범죄’를 주장했던 김 회계사나 언론은 특히 말이다.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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