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2월 임시국회 첫날인 1일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대표 발의한다.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첫 본회의에서 국회의장이 보고하고,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무기명투표로 표결해야 한다. 이날 발의될 경우 4일쯤 표결 처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이탄희(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강민정 열린민주당, 류호정 정의당,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함께 '사법농단 법관탄핵'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관련해 김한규 민주당 법률대변인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과연 해당 판사의 행위가 탄핵할 만한 사유인지에 대하여는 반론이 있기는 하나, 직권남용죄 판결문을 읽어보면,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확 들게 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임성근 판사는 서울중앙지방법원장 다음의 자리인 ‘형사 수석부장판사’였다”며 “총 3건의 재판에서 임 판사의 행위는 단순 조언 수준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그는 “(임 판사는) 재판부에 판결문 구술본(재판정에서 구두로 선고할 요약본)을 요청하여 이를 수정하고, 이미 선고한 판결문의 이유를 수정할 것을 요구하였으며, 정식 재판에 회부한 사건을 취소하고 벌금의 약식명령을 요구하는 등 ‘재판의 독립성’이라는 가장 중요한 사법부의 가치를 훼손한 중대한 헌법위반이 있었다”고 했다.

▲ <이미지 출처=민주당 김한규 법률대변인 페이스북>

이어 “그 중 한 건에서는 ‘청와대 민정수석→법무비서관→법원행정처차장→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임 판사)→재판장’ 순으로 청와대의 요구사항이 재판부에 전달되기도 했다”며 “판결문은 임 판사의 행위가 ‘위헌적 행위’라는 점을 여러 차례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한규 대변인은 특히 탄핵 절차와 관련해 “사실 임 판사의 탄핵 절차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임 판사처럼 당사자가 10년의 판사 임기를 연장하는 재임용 신청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탄핵 소추가 의결되더라도 판사의 퇴직을 막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이는 “법이 이러한 상황을 예상하지 못하여 발생한 ‘빈틈’”이라고 지적하며 그는 “앞으로 법을 고쳐야하겠지만 당장 이번 사건에서는 국회가 탄핵 소추의결을 해도 임 판사가 2월 말에 퇴직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 대변인은 “탄핵은 공무원을 파면하는 절차인데, 이미 당사자가 퇴직을 하여 파면을 할 수가 없게 되면 헌법재판소는 기각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즉 법의 ‘빈틈’으로 인하여 국회가 탄핵 소추결의를 해도 헌법재판소가 기각할 가능성이 상당하고, 그렇게 되면 그 결정을 표면적으로만 보고 정권이 잘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탄핵소추를 발의하는 입장에서는 이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현 상황을 짚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핵 소추를 발의하는 것은 법원 스스로 재판부 독립을 침해하는 행위를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문제 삼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역사적으로 기록해 둘 필요가 있다는 소명의식 내지 정치적 결단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각 결정을 하더라도 문제된 행위가 ‘중대한 위헌적 행위로 탄핵 대상이나 퇴직으로 탄핵 결정을 할 수 없다’고 이유에서 판단할 수는 있으니 헌법재판소가 제 역할을 다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