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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멸문지화 올인’ 보수·경제지, 딸 불합격이 속보 쓸 일인가‘피부과 오보’ 사과커녕 웃지못할 속보 경쟁…‘SKY합격자들 전수조사하자’ 최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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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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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1.29  15:16:16
수정 2021.01.29  16: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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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기사 및 중앙 칼럼 때문에 문의가 많아 일괄하여 간단히 답합니다. 제 딸은 인턴 지원시 '피부과'를 신청 또는 희망한 적이 전혀 없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공지(?) 글이다. 전날(27일) <조선일보>의 <조국 딸, 국립중앙의료원 인턴 면접 봤다> 단독 기사와 28일자 <중앙일보>의 <조민의 신의 한 수> ‘안혜리의 시선’ 칼럼 속 보도 내용에 단호하게 반박에 나선 것이다. 조씨가 인턴 면접을 봤다는 사실 자체가 ‘단독’ 기사가 되는 상황도, 의료계가 들고 일어난 것 역시 정상적인 상황은 아닐 것이다.   

   
▲ <이미지 출처=조국 전 법무부장관 페이스북 캡처>

그러나, 사실과 다르거나 침소봉대에 가까운 두 기사의 파장은 어마어마했다. 몇몇 보수‧경제지는 칼럼과 사설을 쏟아냈고, 그로 인해 조민씨의 합격이 내정된 것 아니냐는 ‘가짜뉴스’가 횡행했다. 일부 의료계 협회들이 ‘자격 정지’ 운운하는 성명을 내기까지 했다. 

그러자 보건복지부는 <중앙일보> 보도에 “유감을 표하고 사실과 다른 부분은 정정보도를 청구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증원은 조씨가 의사시험에 합격하기 2달여 전에 확정됐고, 인턴에 지원한 조씨는 레지던트를 뽑는 피부과 증원과는 해당사항이 없다는 설명이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역시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하는 공공기관으로서 특정 개인의 인턴과정 모집 응시 여부에 공식적으로 확인해 준 바 없다”면서 “국립중앙의료원의 ‘레지던트’ 모집은 작년 2020년 11월에 배정완료 되고 11월 26일 모집공고 이후 12월 18일 전형이 끝나 올해 1월 특정개인의 국립중앙의료원 ‘인턴’ 지원 여부와 전혀 무관합니다. 인턴모집에는 전공과의 지정이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랬다면 그 다음 전개 과정은 어떻게 돼야 할까. 오보를 낸 <중앙일보>의 사과와 정정보도가 먼저여야 하지 않은가. 아울러 전 법무부장관 자녀의 취업 문제에 주요 언론들이 이리도 집요하게 달려드는 것이 비상식적이지 않은가. 그런 하이에나식 보도는 오늘(29일)도 계속됐다. 조민씨의 인턴 면접 합격 여부를 둘러싼 속보경쟁에서 더 나아가 실제 ‘속보’가 쏟아지는 진풍경(?)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이게 과연 ‘속보’로 경쟁할 일인가 

하루에도 ‘속보’가 수백 건은 쏟아진다. 대부분이 언론사들끼리 경쟁 목적 외에 하등 ‘속보’를 붙일 필요가 없는 기사들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이날도 그랬다. <조국 딸 조민, 국립중앙의료원 인턴 불합격>이란 동일한 제목을 단 기사들이 줄줄이 쏟아졌다. 

그 중 <서울경제>, <헤럴드경제>, <조선일보>, <매일경제>, <매일신문>, <국민일보>, <한국경제>, MBN은 관련 기사 앞에 [속보]를 달아 포털에 송고했다. 심지어 이 속보경쟁에서 1위를 차지한 <서울경제> 기사는 단 4줄 짜리 스트레이트였고, 2위 <헤럴드경제>의 속보는 기사 내용이 “[속보] 조국 전 법부장관 딸 조민 국립중앙의료원 인턴 불합격”란 부제가 유일했다.  

   
▲ <이미지 출처=헤럴드경제 홈페이지 캡처>

언론사의 면면을 다시 확인하시길. 죄다 보수‧경제지 일색이다. 속보경쟁에 목을 맨 우리 보수‧경제지들의 맨얼굴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속보’만 뗐을 뿐인지, 수십 개의 매체가 ‘조국 딸 조민, 국립중앙의료원 인턴 불합격’이란 동일한 제목이거나 엇비슷한 기사를 양산해냈다. 그 중 압권은 역시나 <중앙일보>였다. 

“조씨의 인턴 합격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건 조씨의 의대 부정 입학 의혹 때문이다. 의대 입학이 취소되면 의사 면허도 무효가 된다. 자칫 환자를 진료하다가 의사 면허가 사라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앞서 27일 ‘법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정농단의 주범 최서원 씨의 딸 정유라 씨 사례에 비춰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질문에 그때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28일 <중앙일보>, <조국 딸 조민, 중앙의료원 인턴 불합격..“국시 석차 당락 갈라”>)

마치 합격 여부가 결정되기 전 작성해 놓은 듯한 해당 기사는 내용의 절반 이상을 조씨의 의혹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딸 정유라의 입시 부정 의혹과 비교하는데 할애했다. 이른바 검찰의 ‘조국 일가족 수사’ 당시 검찰과 보수‧경제지가 공을 들인 ‘조민=정유라’ 프레임의 현현과도 같은 기사라 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조국 멸문지화’에 올인하는 보수‧경제지들 

‘전수조사를 촉구합시다. 조국 하나 주고 적폐들 다 쓸어냅시다. 특히 sky  합격자들에 대해 철저한 전수조사 촉구합시다. 대학평준화 없으면 수시를 완전히 폐지해야 합니다. 수시가 있는 한 고위층은 범죄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29일 <아시아경제>의 <조국 딸·아들 입시 자료 모두 허위 판결..입시 공정성 도마 위> 기사에 달린 댓글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의 내용은 이랬다. 오죽했으면, ‘조국 하나 주고’란 표현까지 등장했을까. 

허나, 댓글을 쓴 이가 주장하는 ‘전수조사’ 같은 건 요원해 보인다. 2년 전 검찰개혁을 외치던 촛불시민들의 이 같은 요구에 귀 기울인 당사자들은 없었다. 대학도, 국회도, 심지어 언론 역시 외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반면, ‘조국 일가족’을 향한 증오는 식을 줄 모른다. ‘조선’의 단독과 ‘중앙’의 오보가 포함된 칼럼, 그리고 이날의 웃지못할 ‘속보’ 경쟁을 보라. 마치 멸문지화를 꼭 이뤄내야겠다는 결기가 느껴지지 않은가. 

비겁하다. 그리고 위선적이다. ‘제 눈의 들보’는 볼 생각이 없으면서 ‘조국 일가족 죽이기’에 ‘올인’한다. 정경심 전 교수 1심 재판 이후 그런 양상이 더 심해졌다. 사모펀드와 관련한 권력형 비리는 없었다던 조범동씨 1심 재판 결과엔 잠잠하던 보도행태와는 정반대 양상이다. 조국 일가족 멸문지화에 혈안인 언론들에게 과연 공정과 균형, 언론 윤리가 존재하는지 의문이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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