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9년 7월1일 당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를 예방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TV조선 ‘아내의 맛’에 출연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대해 “정말 낯뜨겁다”며 싸잡아 비판했다. 

김 의원은 6일 SNS에서 “서울시장 나가겠다는 여자들은 TV조선 ‘아내의 맛’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겁니까”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의원은 “시대착오, 전근대적, 공사 구분 안 되고, 여성인격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프로에 나가야 하느냐”며 “선거 92일 전에?”라고 따져물었다. 그는 “이미지만 있는 여성 정치인들을 과연 스마트한 서울시민들이 반길까요?”라고 일침을 가했다. 

‘아내의 맛’은 TV조선 예능 프로그램으로 유명 연예인이나 셀러브리티 부부들의 가족과 일상을 보여주는 관찰 예능 프로이다. 

그러나 방송 초기부터 프로그램 명이 과도하게 선정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네티즌들은 “제목이 아내의 맛은 뭐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아내를 음식에 비유하는 것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이고 “가사 노동을 여성에게만 짐 지우는 가부장적 인식”이라며 ‘제목 변경 조치’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또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자막을 내보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방송심의소위원회로부터 ‘권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송가인씨의 아버지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전라도를 비하하는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용어인 ‘전라디언’이라는 자막을 내보낸 것이다(☞ TV조선, ‘전라디언’ 자막 사과했지만…안도현 “그 악의성 못 덮어”). 

▲ <이미지=TV조선 예능프로 '아내의 맛' 방송 화면>

함소원-진화 부부의 경우는 부부싸움, 고부갈등, 시부모간의 언쟁 등 대부분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에피소드들로 채워 논란이 됐다. 

최근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잇따라 정치인들을 출연시켜 “선거 출마를 앞둔 정치인들의 홍보방송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는 비판이 나왔다. 

‘아내의 맛’은 지난 5일 나경원 전 의원과 남편 김재호 판사 등 가족 출연에 이어 12일 박영선 장관과 남편 이원조 변호사 등 가족 출연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6일 논평에서 “시청률을 위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유력 정치인을 이용하는 행태를 즉각 멈추라”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TV조선 ‘아내의 맛’은 다른 예능프로그램이 평상시 정치인을 섭외한 것과 달리 선거 시기를 코앞에 두고 출연시킨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또 “예고 보도에서 긍정적 이미지로 묘사되는 표현이 반복해 등장했다”며 “일부 정치인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주며 언론이 선거 시기 지켜야 할 중립성조차 위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20조 제1항은 “방송은 선거일전 9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법의 규정에 의한 방송 및 보도‧토론방송을 제외한 프로그램에 후보자를 출연시키거나 후보자의 음성‧영상 등 실질적인 출연효과를 주는 내용을 방송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언련은 “현행법상 보궐선거는 선거일 60일 전에 선거방송심의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되어 있어 TV조선은 심의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시청률을 위해 정치인을 이용하는 행태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