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로부터 금태섭 전 의원,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야권 주자들이 ‘TBS 해체, 김어준 퇴출’을 선거공약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방송독립 침해”라며 “서울시장으로서 자격미달”이라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6일 논평에서 “방송의 독립성을 고려하기는커녕 방송 독립성을 서울시장이 나서서 해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은 5일 출마 선언을 하며 “TBS 교통방송의 사이비 어용방송인들을 퇴출시키겠다”고 밝혔다. 금태섭 전 의원도 “TBS라디오 ‘뉴스공장’을 폐지하거나 진행자 김어준씨를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며 “서울시장 선거에서 시민들의 뜻을 묻겠다”고 했다.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4일 “김어준과 교통방송은 서울시민의 이름으로 폐지되고 해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당 차원에서 선거 공약으로 ‘김어준의 뉴스공장’ 폐지와 TBS를 교통 전문 방송으로 개혁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TBS 유튜브 채널 구독자 100만 명 모으기 캠페인 ‘#1합시다’에 출연한 김어준·주진우·김규리씨 등을 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민언련은 “금태섭‧오신환 전 의원과 김근식 교수, 국민의힘 주장은 서울시가 TBS 재정을 지원하고 있으므로 서울시장이 되면 편파성 논란을 일으킨 프로그램을 폐지하거나 TBS를 해체하겠다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인식은 방송 독립성을 서울시장이 나서서 해치겠다는 것”이라며 “서울시장으로서 자격미달의 언론관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고 비판했다. 

또 “특정 프로그램 폐지 공약은 방송법에도 위배된다”며 방송법을 짚었다. 방송법 제4조는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하여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언련은 “우리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정치권이 개입해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훼손한 사례를 여러 차례 목도했다”며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 사건,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KBS 세월호 보도개입’, 비판적 언론인 탄압, 보도지침 등을 되짚었다. 

▲ <사진출처=미디어몽구 영상 화면캡처>

이어 “야권 후보들과 국민의힘의 공약은 언론자유를 선거공약 도구로 전락시키는 행위에 불과하다”며 “언론자유 탄압을 내세운 공약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스공장 고정 패널에 출연했다가 총선 당시에는 뜸했던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나경원‧하태경‧이혜훈 등, 뉴스공장에 자주 나와서 뜬 국힘당 정치인들을 질투해서인가요”라고 힐난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진애 의원은 SNS에서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없애겠다는 국힘당 서울시장 후보들, 자신들의 낮은 존재감 때문인가요?”라면서 이같이 비꼬았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보수종편들의 문재인정부에 대한 수준 낮은 저주와 조롱과 폄훼 프로그램들은 보이지도 않나”라며 “스스로 자성부터”라고 ‘선택적 비판’을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는 “대놓고 언론 탄압”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진 검사는 “국내 언론인 중 영향력 1위라는 특정인에 대해, 대놓고 방송을 폐지하겠다는 약속을 공언하는 분들이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진 검사는 ‘막상 자기들은 전 세계적으로 신뢰도 최하위라는 국내 매체에 의존해 가짜뉴스 퍼뜨리기에 전념하느라 바쁘다’며 ‘그런데도 대놓고 언론탄압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왜 군사반란 추종 세력에 붙어서 단물을 빨아먹고자 했는지 이제야 이해가 된다”고 힐난했다. 

▲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 유승수(왼쪽) 변호사와 정우창 미디어국 팀장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TBS 유튜브 100만 구독 캠페인 #1합시다' 김어준, 주진우, 김규리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선거운동기간위반죄)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