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욱 YTN앵커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 없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거론한 데 대해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가 아니라, 엘리트들이 이끄는 엘리토크라시(elitocracy), 자칫하면 특권주의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변 앵커는 4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국민들도 나이든 전직 대통령들을 집에 보내주자,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실 거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공론화시키냐 하는, 민주적인 절차와 방식에 있는 것”이라며 이 같이 지적했다.

그는 “당 대표면 당 공론화를 시작할 순 있다. 정책위원회나 최고위원회의를 거쳐서 의견을 모으고 점검한 뒤에 당 대표로서 공식 얘기를 꺼내야 되는 것이지, 그걸 다 생략하고 갑자기 새해 첫마디가 (사면으로) 툭하고 나오면, 잘못하면 큰 실수가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변상욱 앵커는 “사면권자는 대통령”이라면서도 “대통령이 사면의 주체적인 행사자일 것 같지만, 어떻게 보면 또 그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사면이란 민주주의 삼권분립을 일시적으로 무너뜨리는 것이다. 행정부 수반 대통령이 사법부의 사법권에 개입해서 완전히 사법행위를 지워버리고 폐기처분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강제적인 행위이고, 비민주적인 행위일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국민 다수의 동의와 여론에 힘입어서 한다. 대통령이 자기가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그냥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짚었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년미래연석회의 출범식에서 회의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낙연 대표의 ‘사면’ 발언이 보궐선거와 대선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대해 변상욱 앵커는 ‘여권은 더 이상 사면 얘기를 꺼내기 난처한 상황이 됐고, 오히려 국민의힘이 당 내부를 정비하고 보궐선거로 몰고 가면서 대선까지 이 이슈를 계속 끄집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명박, 박근혜 두 사람을 배출한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아직 비호감 이미지가 많기 때문에 ‘사면’ 얘기를 꺼내기 좀 부담스럽다”며 “그런데 여당 대표가 먼저 꺼내줬다. ‘완전 땡큐’(인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진행자인 김우성 PD가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 또 판결로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던 보수야당의 강을 건너게 해주는 여당 대표의 속내는 뭘까. 참 어렵다”고 하자, 변 앵커는 “언론이 여기서 국민의 편에 서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권자이자 국가의 주체인 국민을 그저 도구로 여기거나, 국민의 의사와 주권이 무시된 체제로, 정치체제가 굴러간다면 그걸 극복하는 게 민주주의고, 그 민주주의를 지키는 게 언론이어야 한다. 언론이 그 역할을 충분히 하느냐는 국민이 한 번 지켜봐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