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의 거센 반발과 최고위원회의 제동에도 이낙연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사면론’’에 대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해 12월 31일과 이달 3일 진행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면과 관련한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적절한 시점에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 <이미지 출처=한국일보 홈페이지 캡처>

그 이유로 “새해엔 통합의 기운이 국민 사이에 확산되고, 갈등이 완화돼야 한다”며 “국민의 힘을 모아야만 국난을 극복하고 경제를 회복할 수 있다”고 ‘국민통합’을 꼽았다.

이 대표는 “그렇게 하자면 정치가 복원되고 다시 활발해져야 한다”며 “그런 큰 틀에서 저의 고민을 충정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교감에 대해선 이 대표는 “청와대와 교감은 없었다. 문 대통령과 (사면과 관련한) 구체적인 대화를 나눈 적은 없다”고 했다. 

‘혼자만의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이 대표는 “국무총리로 일할 때부터 대통령의 생각이 어디 있는지 짐작해온 편이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도 국민통합을 위해 사면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통합이 목적이라면 단순한 사면을 넘어서 정치에서도 여러 가지 협력을 하거나, 국민 통합을 위한 진심이 전해지도록 제대로 (사면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페이스북에 “사면은 정치적 거래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통합을 위한 결단의 문제”라고 했고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 선언한 박형준 동아대 교수도 “환영한다. 국민 통합을 위해서나 국격을 위해서나 사면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치권이 전가의 보도처럼 ‘국민통합’을 내거는 것에 대해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수학이 아니라 산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종배씨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튜브 방송 ‘JB타임’에서 “사면하면 통합이 이루어지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진영간 갈등이 너무 심해서 갈등을 완화해야 하는데 주된 원인이 이명박‧박근혜 처벌이니까 이 문제를 정리하면 진영간 갈등이 완화되고 통합이 이뤄지지 않겠냐는 것”이라며 “수학이 아니라 산수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씨는 “진정한 통합은 갈등을 완화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 시선이 한 곳을 같이 바라보게 하는 것, 국민의 의지가 하나로 모여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것을 해야 한다고 절대 다수가 동의하고 참여할 때 진정한 통합”이라며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져 이것을 근절하고 다시는 없게 해야 한다고 80%가 동의하고 촛불을 들고 나왔던 것이 통합”이라고 예를 들었다. 

또 “코로나19 사태에서 불안의 통합도 있다”며 “코로나 방역부터 성공해야 한다고 동참하고 국민의 의지가 하나로 모아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사면에서의 통합은 우리가 싸울거리를 좀 줄이자는 마이너스로 가는 통합”이라며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접근법이며 국민통합이 성사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불편한 정치거리를 없애는 차원에서 모색되는 것이 통합이 아니다”며 “오히려 긍정적으로 ‘이것을 같이 해보자, 그래야 공동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제시하고 국민적 동의를 모아내는 과정이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낙연 대표나 정치권은 ‘통합’이라는 단어의 개념 설정을 정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사면론은 중도층 어필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사과에 대한 평가는 달랐다. 국민의힘의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1일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국민의힘은 지금 상승의 모멘텀이 생겼”다며 그 이유로 김 위원장의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대한 사과를 꼽았다.

지 원장은 “그동안 제대로 과거에 대해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았는데 김종인 위원장이 사과하고 약자를 돌보고 중도개혁적‧중도보수적 정책을 치고 나가는 것에 대해 굉장히 많이 소구력이 생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도층과 집 떠난 집토끼들이 속속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