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가 한국의 2030 청년세대에 “‘모든 게 내 무능력 탓이다’, ‘억울하면 출세하라’, 이 두 가지 (말을) 제발 믿지 말라”고 당부했다.

박 교수는 1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최초로 부모 세대보다 소득과 자산이 적을 세대로 지칭되고, 취업난‧결혼‧내 집 마련이 힘든 한국의 2030세대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최경영 기자의 요청에 이 같이 말문을 열었다.

▲ <이미지 출처=KBS '주진우 라이브' 유튜브 영상 캡처>

박노자 교수는 먼저 “‘모든 게 내 무능력 탓’, 이런 거 절대 믿지 말라”며 “무능력 탓이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는 사회적 재난”이라고 했다.

그는 “내 집 마련이 안 되는 것도, 지금 서울에서 아파트 평균 가격이 한 10억 정도 되지 않나. 한 서민이 자기 집 마련하는 데 20년 걸리는 상황”이라며 “그러니까 이 상황이 그 누구의 탓이라기보다는 시스템 탓이다. 그걸 피해자들이 기억했으면 한다. 그래야 자기 파괴적인 자기 탓을 안 한다”고 말했다.

또 “‘억울하면 출세하라’ 이런 말도 믿지 않았으면 한다”며 “억울한 사람이 99%는 출세할 수 없는 것이 동서고금의 철칙”이라고 꼬집었다.

그러고는 “억울하면 억울한 다른 사람을 찾고, 그 억울함을 같이 토하고 그리고 더 이상 누구도 억울하지 않게끔 같이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노자 교수는 이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의 언론의 보도 행태와 관련해 “재작년과 작년을 예로 들어서 한 달 기사 통계를 보면, 조국 표창장으로는 한 3만 건에서 10만 건 이렇게 오른다”며, “동시에 대한민국에서 1년에 고독사 당하는 사람만 해도 2,400명 정도 되는데, 대부분 독거노인들로 상당수는 배고파서 죽는다”고 짚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노인 빈곤율이 46%다. 부자 나라치고는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수치”라고 지적하며 “독거노인들이 배고파서 굶어죽는 나라에서 언론들이 (조국 표창장에) 이렇게 수만 건의 기사를 올리는 게 정상이냐”며 “굻어죽는 사람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노자 교수는 한국의 노동현실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이 1인당 구매력 기준으로 치면, 1인당 국내총생산은 4만2천불이다. 일본하고 똑같다”며 “이미 부자 나라가 다 된 건데 노동의 현실은 가난한 나라에서도 다시 볼 수 없는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한국의 산재사망률은 동유럽, 남유럽까지 포함해 유럽 평균보다 3~4배 높다”며, “(그럼에도) 노동자가 죽고 나서 제대로 처벌받는 경영자, 사업주가 사실상 거의 없다. 실형을 안 받으니까 계속해서 이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난해에는 너무나 고생이 많았다.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에는) 고생하는 사람이 그만큼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다”며 “건물주가 아닌 실제로 방역 같은 일에서 고생하는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신년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