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이 지난 1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대응 온라인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시기와 관련 23일 안전성을 고려할 때 세계 1,2위를 다툴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사회 분위기가 백신을 세계 최초, 1등으로 맞아야 하는 것처럼 경쟁하는 듯한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에 대해 상당히 우려를 표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손 반장은 “백신은 안전성을 확인하는 것 자체가 국민들에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특히 이번 백신은 개발과정이 상당히 단축돼 안전성은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최초로 맞는 상황은 가급적 피해야 하며 그러한 국가들(접종을 시작한 국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한두달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은 굉장히 다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을 시작한 미국, 영국의 상황에 대해 손 반장은 “미국은 31만여명, 영국은 6만70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지적하며, “사실상 백신 외에 선택할 수 있는 방역 전략이 없기에 백신에 전력투구하고 세계 최초로 접종을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국가들을 반면교사로 삼기에는 다소 부적절하다”면서 “안전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고려할 때 세계 1,2등으로 맞는 국가가 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향후 백신 접종 계획과 관련 손 반장은 “접종 시작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접종 범위를 차근차근 넓혀가면서 이 기간동안 집단 면역을 잘 형성시키고, 방역과 예방접종을 조화시키는 ‘과정 관리’가 훨씬 중요하다”고 밝혔다. 

구체적 기간에 대해 손 반장은 “짧게는 반년, 길게는 90여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며 “우선 순위를 어떻게 정하고 어떻게 유통 과정상 문제가 없게끔 할지, 방역관리를 잘해서 확산을 막고 안정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 반장은 “수차례 말했지만 허가와 접종과정, 유통과정 등에 대해 사전 준비를 착수하고 있고, 철저하게 해서 안전성이 확인되는 순간 최대한 신속하게 위험도가 큰 대상을 중심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대상에 대해선 손 반장은 “희망자나 찬성자들 중심이 아니라 위험도가 높은 우선 순위 대상자들을 중심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백신에 대한 순응도, 국민의 신뢰, 꼭 맞겠다는 긍정적인 반응들을 어떻게 이끌어내야 하는지도 정부가 중요하게 준비해야 하는 과제들”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에서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70% 이상 강한 변종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유럽 국가들이 봉쇄 조치에 나섰다. 

정부도 이날부터 31일까지 영국과의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변종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차단을 위해 어제 오후 관계부처 회의를 거쳐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반장은 “영국 내 우리 공관의 격리면제서 발급도 중단해 모든 영국발 입국자에 대해 14일 격리를 실시하고, 격리 해제 시에도 추가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영국발 입국자에 대해 입국심사를 강화하고 발열 체크 기준 체온을 37.5도에서 37.3도로 조정하며 여객기 승무원은 전수 진단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윤 반장은 “영국발 확진자를 발견하는 경우 모두 유전자증폭 검사를 실시해 변이 바이러스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코번트리의 코번트리 대학병원에서 올해 90세의 마거릿 키넌 할머니가 영국에서 처음으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