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민의힘의 ‘한국은 백신 후진국’ 비판과 관련 18일 “정부나 야당이나 특별히 할 말이 없을 것”이라며 신종플루 당시 사례를 소개했다. 

이재갑 교수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추경에서 백신 개발 예산은 잡혔지만 선구매 관련 예산은 잡히지 않았다’며 제도 정비와 관련한 부분을 짚었다. 

그는 “선구매할 수 있는 법체계나 예산 체계가 없다”며 “국회가 입법 미비를 확인해 고쳐줘야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2009년 신종플루 당시 벌어졌던 일을 되짚었다. 이 교수는 “질병관리본부의 본부장이 유럽까지 가서 면역증강제를 얻어와 실제로 접종할 수 있는 인원을 4배로 늘렸다”며 “인구 절반 정도가 맞을 수 있는 백신량을 확보했다”고 했다. 

이어 “11월부터 접종이 시작됐는데 2월 갑자기 유행이 감소하면서 700만개 정도 남았다고 들었다”며 “다음해 2010년 국정감사 때 왜 수요예측을 잘못해서 백신을 버리게 했느냐고 (질타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 수많은 것을 만들어 낸 것을 칭찬하고 상을 줘야 할 상황인데 남았다고 공무원을 징계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며 “심지어 개발회사에 넘겨 손해를 보게 만들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반품처리 했다. 절반은 정부가, 절반은 회사가 담당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발성으로 질타할 것이 아니라 국회가 제도 정비부터 해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교수는 “내년도 9000억 정도 예산을 만들어놓기는 했는데 얼마나 더 지원할 지 계속 물어봐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언론에서 조바심 내는 부분들을 자꾸 보여주게 되면 협상능력을 떨어뜨리게 되는 상황이 된다”고 우려했다. 

협상 상황과 관련 이 교수는 “협상이 갈수록 첨예해져 많이 공개를 못하더라. 준비는 철저히 되고 있는 상황으로 듣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회, 기자는 이런 부분들을 세밀하게 (짚어 협상이) 우리나라에 유리하게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정보 수집된 부분을 정부당국에서 잘 공유해주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