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대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의 무제한 토론이 이어지는 동안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라는 책을 읽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회 2차 회의를 앞두고 “검찰권과 사법권도 민주주의를 찬탈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끔찍한 사례”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14일 페이스북에서 이연주 변호사의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와 브라질 다큐멘터리 영화 <위기의 민주주의>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추 장관은 ‘법을 가장한 쿠데타’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앞서 추 장관은 9일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이연주 변호사의 검찰 조직의 민낯을 폭로한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책을 꺼내 읽었다. 추 장관은 ‘특수통 검사들은 총장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고 중수부를 희생시키려’라는 부분에 밑줄을 치기도 했다.

해당 책에 대해 추 장관은 “중간 중간 숨이 턱턱 막혔다”며 “아직 검찰이 일그러진 자화상 보기를 회피하는 한 갈 길이 멀다는 아득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위기의 민주주의: 룰라에서 탄핵까지’를 넷플릭스로 봤다며 내용 일부를 소개했다.

추 장관은 “룰라 대통령에 이어 브라질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된 지우마가 경제개혁을 단행한 이후 이에 저항하는 재벌과 자본이 소유한 언론, 검찰의 동맹 습격으로 탄핵을 당하게 된다”며 ““제가 두려워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죽음입니다” 지우마가 물러나면서 남긴 말”이라고 했다. 

이어 “모로 검사는 전 대통령 룰라에게 증거가 없는데도 부패 혐의로 기소한다. 룰라는 이것은 쿠데타라고 항변하지만 투옥된다”며 “군부의 권력을 밀어내고 간신히 쟁취한 민주주의가 다시 과거로 돌아가 미래가 암울한 브라질은 시지프스의 돌처럼 나락에 떨어진 민주주의의 돌을 들어올리기 위해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민주주의는 두 눈 부릅뜬 깨시민의 언론에 길들여지지 않고 오염되지 않은 냉철한 판단과 감시가 계속되지 않는다면 검찰권과 사법권도 민주주의를 찬탈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끔찍한 사례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밤”이라고 심경을 드러냈다. 

한편 정한중 징계위원회 위원장은 13일 SBS와의 통화에서 ‘징계위를 15일 끝내기로 윤 총장 측 변호인들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원래 내일(14일) 하려다가 화요일에 하기로 변호사들과 합의하고, 화요일(15일)에 (징계위 절차를) 끝내는 걸로 합의했다”며 “증인이 안 나오면 증인을 철회하기로 변호인 측에서도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15일에 끝내는 것으로 변호인 측에서도 동의를 해줬다”며 “자료 열람 기회도 우리가 충분히 주면서 ‘화요일 증인이 나오든 안 나오든 끝냅시다’ 해서 화요일에 끝내기로 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 윤석열 검찰총장이 2차 검사징계위원회를 하루 앞둔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