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김** 페이스북>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폭로와 관련 검찰이 ‘검사 술접대’가 있었다고 발표했지만 3명 중 1명만 불구속 기소해 논란이 되고 있다. 뇌물혐의가 아닌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는데 2명 검사는 기준선인 100만원에 미달한다는 것이다. SNS에서는 검찰의 ‘100만원 미만 계산법’을 비꼬는 패러디와 조롱 글이 쏟아졌다. 

조상호 변호사는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명백한 봐주기 수사”라며 ‘뇌물죄가 아닌 김영란법을 적용한 것도 문제’라고 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보면 1000여만 원 이상 술값이 지불됐던 사건인데 자리별, 시간별로 끊어서 가장 유리한 방식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게 과연 맞는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우선 방 3개를 잡은 사건인데 방 1개만 계산해 혐의를 적용하는 게 맞냐는 것이다. 

조 변호사는 “한 방에는 금감원에서 파견된 청와대 행정관과 이종필 라임 부사장, 김봉현씨가 같이 술을 먹었고 또 한 방은 검사들 쓰라고 잡아준 방이었고 또 한 방은 검사들과 이주형 변호사 그리고 김봉현씨가 양측을 오가면서 같이 술을 먹은 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딱 한 방만 계산해 536만원으로 분할한 다음 또 11시 이후 2명이 갔기에 그 금액에서 밴드와 접대여성에게 지급한 팁은 빼야 된다는 논리”라고 지적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두 번째로 돈을 낸 김봉현씨를 왜 접대 대상에 포함시켰냐는 것이다. 조 변호사는 “김봉현씨가 접대하는 자리였고 술은 이종필 부사장과 청와대 행정관이 있는 방에서 먹었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왜 다른 방의 술값에 자신까지 포함해 1/5로 분할했냐는 것’이라고 했다. 

또 “김봉현씨의 접대 여성이 같이 들어왔느냐”고 반문하며 “보통 그런 자리는 검사들에게만 접대 여성을 앉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봉사료는 3명에게 전가하는 게 맞다”고 반박했다. 

조 변호사는 “엄밀하게 따질 거면 그런 부분까지 엄밀하게 따져봐야 하는데 보도자료에 없다”며 “명백하게 봐주기 수사”라고 말했다. 

아울러 뇌물죄가 아닌 김영란법을 적용한 것도 “문제”라며 ‘라임수사팀이 꾸려지면 투입할 사람들이라고 소개한 말이 묵살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단 이 자리는 이 변호사를 보고 나왔을 것이다. 당시 김봉현씨의 변호인이었다”며 “변호사 보고 (검사들이) 나왔을 건데 그 변호사가 제3자로 하여금 술값을 지불하게 한 걸로 보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에 담당검사들과 사건이 있었으면 직무 관련성과 포괄적 대가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그 자체로 이번에 기소된 검사 뿐만 아니라 3명 검사 전부 뇌물죄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조 변호사는 “그런데 핵심 역할을 한 이 변호사는 종범 내지 공범수준으로 격하시키고 김봉현씨가 접대한 것에 초점을 맞춰 직접적 연관 관계가 누가 있느냐, 그 시점에 연관관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느냐만 집중했다”고 지적했다. 

조 변호사는 ‘기소독점주의의 폐해’라며 “검사들이 친한 변호사와 몇백만원씩 얻어먹는 것 자체에 죄의식이 전혀 없고 동료 검사가 똑같은 일에 처해도 전혀 기소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10월 22일 국정감사에서 술접대 의혹 검사들에 대한 색출을 지시했다며 ‘사실로 확인될 경우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고 했었다. 

윤 총장은 “저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고 수사를 지시했기 때문에 결과가 다 나오게 되면 필요한 조치를 하고 국민께 사과드릴 일 있으면 사과와 함께 근본적인 개선책을 강구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총장은 9일 오전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고 있지 않다.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이런 가운데 SNS에는 검찰의 술접대 계산법을 비꼬는 글과 패러디가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룸살롱의 ‘불기소 세트’ 광고전단 패러디를 만들어 호응을 얻었다. “검사님들을 위한 불(不)기소 세트(SET) 999,000원”, “1인 기준, VAT 포함”, “로펌 법인카드 환영” 등의 문구를 적어 ‘안심하고 술접대를 받을 수 있는 신메뉴를 출시했다’고 강조했다. 

네티즌 ‘8kw*****’은 “술접대 받다가 다 먹기 전에 일어서면 죄가 없어집니다”라고 비꼬았고 ‘wn4***’은 “96만원 검사 접대는 100만원이 안 돼서 무혐의라는 논리를 당당하게 펴는 집단이 살아있는 권력이 아니면 뭔데?”라고 비판했다. 

검찰내 내부 견제 시스템이 무너진 상황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의 필요성을 역으로 보여준 사건이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ches****’은 “이렇게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 수사를 방지하기 위해 검찰개혁, 공수처를 출범시켜야 한다”고 했고 ‘jkp***’도 “공수처가 왜 필요한지 알겠지? 처음에는 술접대 검사 3명도 사실이 아니라고 하더니 사실로 밝혀졌지 않은가”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