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법관대표회의 하반기 정기회의가 7일 화상회의로 진행되고 있다. <사진=대법원 제공, 뉴시스>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판사 사찰 의혹’이 7일 안건으로 상정된 가운데 현직 판사가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글을 올려 이의를 제기했다. 

뉴스1에 따르면 지은희 수원지법 판사(37·사법연수원41기)는 이날 ‘다수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안건상정을 강행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지 판사는 “수원지법을 비롯한 각급 법원에서 ‘안건상정 찬반여부’ 등의 의견조회를 실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대다수의 법원에서 법관들이 신중하자는 의견(반대)이 많았음에도 조금 전 의안의 수정을 통해 안건 상정이 강행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정된 3안은 사전 의견조회조차 이뤄지지 않은 내용이어서, 조금 전 이메일 등을 통해 의견조회가 긴급히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답을 정해두고’ 일선 법관들의 의사를 ‘형식적으로만’ 물어본 것이라고까지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이어 지 판사는 “당초 각급 법원별 의견수렴 결과가 어떠하였는지, 찬성이 많았는지, 대표회의에서 공표된 결과는 어떠한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3안이 거론된 배경이 무엇인지 등에 대한 보고 및 설명이 먼저 이뤄지는 것이 타당하고 설득력 있는 절차라고 생각된다”며 “만일 의견조회 결과 다수의 법관이 안건상정에 반대를 했다면 이에 대한 배경과 즉석에서 의견조회를 실시하지 않은 이유, 즉석에서 진행을 한 절차적 근거 등을 밝혀달라”고 했다. 

앞서 지 판사는 2년전에도 전국법관대표회의 사법농단 사태와 관련 판사들의 탄핵 결의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지 판사는 2018년 12월 1일 법원 내부 온라인망에 올린 ‘용기 내 말씀드린다’란 글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서) 언급되는 몇몇 판사님들이 과연 행정처에 근무하실 당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아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떤 입장이었는지 알지 못하고 대화해 본 적도 없다”며 “(제가) 잘 알지도 못하는 몇몇 판사님들에 대해서 탄핵 요구를 할 만한 아무런 분별도 의사도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적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법관대표회의는 2018년 11월 19일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2차 정기회의를 열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 관련 판사들에 대한 탄핵소추를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채택한 바 있다(☞ 법관회의, ‘판사 탄핵소추 검토’ 결의.. 이제 공은 국회로).

한편 법관대표회의는 이날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영상회의 방식으로 오전 10시부터 회의를 열었다. 법관 대표 125명 중 120명이 참석했으며,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의 ‘주요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검찰의 ‘판사 사찰’ 의혹에 대한 것으로 제주지법 법관대표인 장창국 부장판사가 현장에서 발의해 9명의 동의를 얻었다. 법관대표회의측은 안건 상정 절차를 거쳐 ‘법관의 독립과 재판의 공정성 확보에 관한 의안’을 상정했다고 밝혔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