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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기자단 ‘秋 브리핑’에 예의·퇴근 운운…“언론인 대접 받겠나”[하성태의 와이드뷰]이재용처럼 더 센 조직엔 조용…언론 윤리부터 돌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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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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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27  11:23:39
수정 2020.11.27  11: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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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검찰개혁)안을 내놓은 당시 법조출입기자가 쓴 대부분의 기사는 검찰의 반발만 소개했습니다. 검찰을 개혁하는 것이기 때문에 검찰이 반발하는 건 일견 당연합니다. 그러나 언론이라면 검찰의 반발을 받아쓰기할 게 아니라, 이 개혁안이 진정 검찰을 개혁할 수 있는지 따져봤어야 할 것입니다. 검찰의 스피커가 되어 달라고 검찰에 출입처를 둔 것이 아닙니다. 검찰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12월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내놓은 <검찰 기자단은 검찰 개혁에 반대하는가?>란 리포트의 소결론 중 일부다. 당시 민언련은 지난해 10월 초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첫 번째 검찰개혁 권고안을 내놓은 이후 “법조 출입기자들의 기사가 어떠한지 분석”한 리포트를 내놓으며 위와 같은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 방해하는 언론 보도 유형’으로 “조국 수사를 이유로 법무부의 검찰 개혁안 의심하는 언론들”, “특수부 축소가 여당 인사 보호하기 위한 배려?” 등을 꼽으며 특정 법조 출입기자에 의해 작성된 기사를 거론하며 “검찰의 입장에서 쓰인 기사”라고 적시한 바 있다. 

   
▲ <이미지 출처=MBC ‘PD수첩’ 검찰기자단편 화면 캡처>

법조 출입기자 혹은 검찰 출입기자들의 이 같은 외눈박이 시각은 동시기 방송한 MBC < PD 수첩 > ‘검찰기자단’ 편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 바 있다. 당시 대검찰청 대변인실은 “검찰 및 출입기자단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악의적인 보도”라고 반발했고, 기자단 역시 성명을 내고 “현실과는 거리가 먼 왜곡과 오류 투성이”라며 MBC의 사과를 공개요구 한 바 있다(☞ ‘PD수첩’ 사과 요구 성명서 낸 법조기자단…주진우 “쪽팔리지 않으세요?”)

당시만 해도 이른바 ‘조국 사태’가 막을 내리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되던 시점이었다. ‘윤석열 검찰의 ‘청와대 수사’가 한창이었던 반면 ‘검찰개혁’의 국민적 목소리 역시 정점을 찍던 시기였다. 이후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취임하고 그로부터 1년여가 흐른 지금, 이들 ‘검찰 및 출입기자단’의 논조는 얼마나 변했을까. 

‘퇴근’ 운운한 기자들, 저널리스트로서의 자격  

“장관님, 퇴근 무렵 전에 일방적으로 이렇게 브리핑하시겠다고 통보하시는 건 기자단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추미애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및 징계청구에 대한 법무부 감찰결과를 읽어 내려갔던 지난 24일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 한 여성 기자는 목소리를 높여 추 장관에게 항의를 하고 있었다. 채널A <돌직구쇼> 등을 통해 알려진 해당 기자의 일성은 이후 소셜 미디어 상에서 회자되며 ‘검찰기자단’의 오늘을 재확인시키는 상징적 장면으로 회자되는 중이다. 

   
▲ <이미지 출처=채널A '돌직구쇼' 화면 캡처>

이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진행자 김어준씨는 “기자의 자존심이 어떻게 퇴근시간 전에 넉넉하게 일정을 통보하는 것이냐”며 “두고두고 회자될 멘트”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씨는 “법조기자단 대부분이 대부분 검찰편”이라며 “(이번 법무부 감찰결과 발표가) 5대5나 6대4로 여론이 갈리는데도 법조기자들은 95% 이상이 검찰편”이라면서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을 직무배제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란 시각”이라고 평했다. 이런 부연과 함께.  

“1년 전을 되돌아보면, 검찰총장이 법무부장관 집을 압수수색하는 건 그렇게 박수를 치지 않았었나요. 그때 검찰이 장관을 낙마시키려 할 때는 일종의 하극상인데도 그렇게 박수를 쳐 놓고, 이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검찰 편을 드는 거예요. 근데 또 검찰보다 더 힘 센 조직이 나타나면 그렇지도 않고 조용해집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처럼. 그러니까 저널리스트 대접을 못 받는 거예요.”

   
▲ 검찰이 지난해 9월23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할 당시 음식을 배달한 배달원에게 취재진들이 몰려들어 질문하고 있는 모습.<이미지 출처=MBC 'PD수첩' 화면 캡처>

추 장관이 벌이는 언론과의 전쟁 

이보다 흥미로운(?) 분석은 모 경제지의 어느 법조 출입기자의 입에서 나왔다. 해당 기자는 추미애 장관의 브리핑 당시 나온 법조 기자의 ‘퇴근’ 운운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취지의 글을 남겼다. 

‘게으른 기자들’이 아니며 ‘일하기 귀찮다’도 아니라 언론사나 방송사의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30분 전에 브리핑을 ‘기습 통보’하고 질문도 받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읽어 내려간 추 장관의 행태와 의도가 더 문제라는 지적이었다. 그러면서, 검찰의 ‘기습 발표’를 예로 들었다. 바로 이렇게.  

“검찰은 민감한 수사결과를 발표할 때 금요일 오후를 선호한다. 금요일에는 사람들이 뉴스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평일에는 출퇴근길에 뉴스를 소비하지만, 토요일 조간신문을 챙겨보는 독자는 드물다. 

검찰이 기습 발표를 할 때는 반론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고, 그래서 비판을 받는다. 법무부는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을 똑같이 금요일 오후 5시20분경 발표했다. 그 때도 기자들의 불만이 거셌다.”

기이하다. 대다수 언론이, 검찰 출입 기자들이 그런 검찰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긴 했었나. 언제나 ‘받아쓰기’로 일관했고, ‘친검찰’ 논조를 유지했으며, ‘검찰발’ 단독을 금과옥조처럼 떠받들지 않았나. 출입 기자들이, 그리고 데스크가 그런 검찰의 유치한 행태를 지적해왔다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설마 여당 당 대표 출신이자 5선을 지낸 추 장관이 그 정도도 몰랐을까. 장관 재임 내내 언론과의 전쟁을 벌여온 추 장관이야말로 정확히 그런 의도로 퇴근 시간 30분 전에 통보 한 후 브리핑을 강행하지 않았겠는가. 

이런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 브리핑 직후 나온 지상파 및 종편 메인뉴스를 보면 그런 전략이 일정정도 효과를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최소한 검찰에 기울어지지 않은 기계적 균형을 발휘한 보도가 다수였기 때문이다.  

추 장관은 도리어 ‘검찰발’ 보도 시 언론의 취사선택의 기준과 선택적 비판이란 핵심을 잘 짚어냈다고 볼 수 있다. 아들 병역 문제는 물론이요, 근 1년 간 ‘추미애 때리기’에 ‘올인’한 언론을 상대로 균형을 잡아내는데 성공한 셈이라고 할까. 

그 이후 보도는 어땠나. 법무부 감찰결과를 둘러싼 윤 총장의 법적‧절차적 정당성을 제대로 짚어내는 보도가 얼마나 됐는가. ‘검란’을 부추기며 ‘추미애 vs.윤석열’ 프레임을 확대재생산하는 것은 기본이요, ‘친윤’, ‘친검찰’에 기울어진 보도가 줄을 잇지 않았는가. 

그런 언론과 싸우며, 왜 추 장관만이 기자들의 편의를 봐주고, 언론에 유리한 절차적 기본을 지켜야 하는지 의문이다. 공직자로서의 윤리 운운하기 전에, 언론 윤리를 먼저 돌아보고 ‘자성’을 좀 하셔야 하지 않겠는가.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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