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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범죄 운운한 윤석열, 진짜 악당 중 하나가 ‘검찰’이었다10년간 산재사고 구속기소율 0.02%…‘대권놀음 언플’에 앞서 반성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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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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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24  16:46:35
수정 2020.11.26  11:2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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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로부터 위협받는 국민의 ‘생명권’과 ‘안전권’은 절대적으로 보호되어야 하는 헌법상 기본권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가장 높은 수준의 대응을 해달라.”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원지검 수사팀 등 일선 검사들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오찬 간담회를 가지며 당부한 말이란다. 그러면서 윤 총장은 “중대재해 사건은 경제적 이득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각종 ‘편법’과 ‘반칙’이 누적되어, 건설근로자, 아동 등 선량한 다수의 사회적 약자가 피해를 입는 인재(人災)가 대부분”이라고 꼬집었다고 한다. 

이날 오후 다수 언론이 윤 총장의 이런 발언을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 17일에 이은 두 번째 ‘사회적 약자 보호 관련 간담회’란다. 서울북부지검 수사팀과 한 첫 번째 간담회는 입주민의 갑질 폭행으로 세상을 등진 우이동 아파트 경비원 사건이 도마에 올랐다. 이날 참석한 수원지검 수사팀은 이천 물류창고와 용인 물류센터 화재 사건, 유치원 집단 식중독 사건 등을 담당했다고 한다. 

이것은 중증의 유체이탈화법인가,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자의 망발인가. 지금껏 중대재해 사건의 피해자들이 피해를 호소해온 것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검찰의 솜방망이 구형과 그에 따른 법원의 약한 처벌이었다. 먼저, <‘벌금 내면 그만’ 산재 사망사고 솜방망이 처벌 그쳐>란 <연합뉴스> 기사를 보자. 이게 무려 4년 전 기사다. 

   
▲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홈페이지 캡처>

무시무시했던 검찰의 활약

“(2017년 10월)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양주)이 법무부와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 처리 현황’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 4만2천45건 중 구속기소된 사건은 단 9건에 불과했다. 검찰은 산재 사건 4만2천45건 중 84.7%인 3만3천648건을 기소했으나 3만2천96건을 재판 없이 벌금형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구약식으로 기소했다.”

가해자 혹은 사건을 일으킨 회사 책임자 중 구속기소된 사건이 10년 간 약 4만2천 건 중 단 9건이었단다. 그 중 무려 85%에 육박하는 사건이 구약식 기소였다. 그간 검찰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의 처벌 의지가 전무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산재 사고의 구속기소율과 일반사건의 구속기소율은 얼마나 차이가 났을까. 

재판을 요청한 사건은 전체의 3.9%인 1천552건에 불과했다. 이 중 구속상태로 재판을 받도록 한 구속기소 건수는 9건에 그쳐 대부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도록 처분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중대재해(사방사고)의 안전조치 등 위반 범죄의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중범죄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산재 사고의 구속기소율은 0.02%로, 일반사건 구속기소율(1.6%)의 80분의 1에 불과했다.

80분의 1이란 숫자 앞에 허망함과 허탈함이 교차한다. 검찰이 재벌기업을 포함한 사측, 즉 가진자들의 편이었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주는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법원도 오십보 백보였다. 같은 기간 1심 법원이 정식 재판에 회부한 5천100명 중 실형을 선고받은 이는 단 30명으로 0.59%였고, 그나마 2심으로 올라가자 7명으로 줄었다. 우리 사법부와 검찰 수준이 이정도였다.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24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산재로 사망한 99인의 노동자 영정을 두고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을 위한 집중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태규 청년 기업살인 추락사 책임자 불기소 수원지검 규탄한다!”
“김태규 기업살인 원청 은하종합건설 발주처 에이씨엔 엄정 수사, 처벌하라!”

지난해 4월 수원의 한 아파트형 공장 신축 건설현장에서 숨진 김태규씨는 고작 24살이었다. 5층 높이 화물용 승강기에서 떨어져 숨진 김씨의 사망 직후 ‘고 김태규님 산재사망 대책회의’ 등 시민단체는 검찰의 낮은 구형을 비판하며 산재 사망 사고 책임자들의 엄벌을 촉구한 바 있다. 이들이 비판한 검찰청이 바로 윤 총장이 오늘 간담회에 나선 바로 그 수원지검이다. 

어디 김씨뿐일까. 지난 9월 기자회견에 나섰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부산운동본부 역시 2018년 9월 포스코기술연구원이 부산 사상구 한 폐수처리업체에 황화수소가 포함된 폐수를 중화하지 않고 맡기는 과정에서 3명이 황화수소에 노출돼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검찰의 책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검찰이 노동자 3명의 사망에 책임을 져야 할 포스코 측에 고작 벌금 800만원을 구형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앞선 기사에서도 지적됐듯, 산업안전법 위반 범죄의 법정 최고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이다. 충분히 중범죄로 분류할 수 있는 범죄란 얘기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2017년 통계에서 볼 수 있듯, 검찰이 애초 솜방망이 구형으로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버젓이 확인 가능한 통계와 그간 피해자 및 유족들을 앞에 두고 ‘헌법상 기본권’ 운운하며  검사들에게 “가장 높은 수준의 대응”을 요구한 윤 총장은 도대체 어느 나라 검찰의 수장인가. 그도 아니면, 현역 검사 출신이 아닌 학자 출신이거나 정치인 출신 총장이 아닌지 되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윤석열의 대권놀음이 불러온 헛발질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지만, 사업주를 포함해 회사 자체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미비했던 것도 문제다. 하급관리자 등 이른바 꼬리자르기에 해당할 인원만 기소하고 처벌한 것도 문제였다는 얘기다. 현재 일부 여야 의원들이 연내 처리를 부르짖는 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이를 보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건 그래서다. 

“현재의 산재사망에 대해서 검찰기소나 법의 양형기준이나 둘 다 가장 큰 문제고 말씀하신 것처럼 과실로 보기 때문에 문제인데요. 그래서 지난번에 노동부에서도 산재사망은 산업안전보건범죄로 인식해서 처벌해야 한다. 기소나 이런 것들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셨고 저희도 그 주장 맞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지금 현재 산안법에서는 과실로 처리할 수밖에 없는 법리적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하나는 일단 검찰이 산재사망에 대해서 범죄로 판단하고 기소해야 되는 기조가 분명히 서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범죄로 인식하고 기업을 처벌하자는 법이기 때문에 법 제정하는 것이 검찰의 기소율을 높이거나 이런 것을 하는 데 훨씬 더 법리적인 근거로 작동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 7월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한 최명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 상황실장)

   
▲ 윤석열 검찰총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그럼에도 왜 이런 윤 총장의 헛발질에 가까운 발언이 나온 걸까. 이런 검찰의 흑역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에서 나온 발언일까. 그럴 리가. 그랬다면 윤 총장 취임 이후 고 김태규 노동자의 예처럼 검찰 구형을 비판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줄었어야 했다. 헌데 아니었다. 

이런 현실을 무시한 채 하루가 멀다 하고 ‘국민’과 ‘헌법’을 호명 중인 윤 총장. 언제까지 이런 그의 대권놀음을 국민들이 지켜봐야 할까. 그런 대권놀음으로 국민들을 현혹하고 언론 플레이에 나서기에 앞서 윤 총장이 정말 해야 할 일은 무엇이었을까. 적어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에 있어 그간 검찰의 구속기소율이 왜 극소수였는지를 설명하고 국민들 앞에 반성해야 하지 않았을까.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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