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대전 서구 대전고등검찰청을 방문해 검사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청사 로비에서 검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검사 출신 이연주 변호사는 검찰 내부망의 항의성 댓글에 대해 3일 “보수언론이 부풀린 것”이라며 “사표는 안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주 변호사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일단 변호사 시장이 대단히 어렵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권 발동과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에 반발하는 항의성 댓글이 300여개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들은 <검사 230명 秋장관에 집단반발, 검란으로 번진다>(2020.10.30 조선일보), <추미애에 결국 폭발한 검사들, 검란 수준의 집단반발>(2020.10.31 세계일보), <검사 열명 중 한명 ‘댓글 연판장’..디지털 검란 확산>(2020.11.02 중앙일보), <실명댓글 계속..‘검란’ 이번주 분수령>(2020.11.03 서울신문) 등으로 보도했지만 되레 역풍이 일었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커밍아웃검사 사표 받으십시오!>란 청원은 나흘만에 동의자수가 38만명을 넘어섰다. 3일 오전 9시 현재 38만1749명이 참여했다. 

언론의 ‘검란’ 보도에 대해 이연주 변호사는 “한 분이 여러 번 쓴 경우도 있고 검사들 행동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기에 (댓글)개수로 검란이라고 하기에는 무리”라며 “보수언론이 이용하고 싶은 의도가 들어간 명칭”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검사들의 집단 사표 가능성에 대해 이 변호사는 가능성이 없다며 “전관 변호사 시장에서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번 8월 인사에도 한직으로 가신 분들 중 예상 외로 많이 나오지 않았다”며 또 “이번 정부는 다독이면서 ‘우리가 양보할게’가 아니라 분명히 수리할 정부”라고 했다. 

특히 “전관 시장은 사이즈가 한정돼 있다”며 “짧게는 1~2년 정도 해 먹는 시장인데 한꺼번에 많이 나와 버리면 돈을 못 번다”고 제살 깎아먹기 상황을 지적했다. 

‘검찰 출신이 전관 시장에서 상급 대우를 받는 이유’에 대해 이 변호사는 ‘검사들의 재량이 너무 많은 구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기소한 사건도 눈감아서 불기소를 해 준다든지, 강제 수사, 구속하고 압수수색 할 것도 불구속하고 압수수색 영장도 꺾는다든지 이런 재량이 많다, 검사가 봐줄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는 “전현직 검사들의 아름다운 플레이, 아름다운 콜라보레이션(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변호사는 “현직 검사는 털고, 전직 검사는 찾아와서 인사하고 봐주고, 그러니까 현직 검사는 실적을 올리고, 전직 검사는 돈을 벌고 이런 끈끈한 공생 구조가 있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아름다운 전통을 유지해야만 현직 검사도 곧 나가서 전관으로서 돈을 쓸어 담을 수 있으니까 검찰로 봐서는 아름다운 미풍양속”이라며 “선배가 사건을 들고 왔을 때 봐 주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커밍아웃검사 사표 받으십시오!’란 청원이 3일 오전 9시 현재 38만1749명을 넘어섰다. <이미지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아울러 ‘검사 댓글’ 역풍으로 ‘사표 촉구’ 청원이 40만명에 육박한 것에 대해 이 변호사는 “우리 검사님들이 민주주의 원리에 대한 인식이 없다”고 힐난했다. 

이 변호사는 “패스트트랙에 검찰개혁 관련 법령을 태워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통과시킨 것이고 선출된 권력인 대통령, 법무부 장관이 시행령, 시행 규칙을 만드는 건데 이에 대해 깊은 자각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왜냐하면 검사들은 검찰권은 자신이 사법시험을 쳐서 자신이 따낸 권력이라고 생각하지 국민에게서 온 권력이라고 생각을 안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변호사는 “헌법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건 헌법시험 볼 때 써먹는 지식이고 자기 권력은 자기 것”이라며 “그러니까 자기를 위해서 쓰는 것이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다른 조직과 비교해 “박근혜 전 대통령 때 해경 해체한다고 뜬금없이 발표했을 때 해경들이 정말 찍소리도 못 했다”고 되짚었다. 이어 “그런데 해경과는 달리 검찰은 이렇게 집단적으로 반발하는 기미가 있지 않는가. 검사들의 인식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검찰권 신성이다. 검찰권은 신성하고 내 것이다라는 것”이라고 비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