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장승준 대표가 방송법 위반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행정처분을 하루 앞두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사퇴한 데 대해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면피용 눈속임”이라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29일 논평을 내고 “MBN은 2011년 종편 설립 승인과정에서 600억대 자본금을 차명거래로 불법조성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장기간 분식회계와 허위보고를 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승인취소 또는 업무정지 처분을 받을 것이 확실한 상황”이라며 이 같이 지적했다.

▲ <이미지 출처=YTN 보도영상 캡처>

이들은 “MBN 장승준 대표가 의도가 뻔히 보이는 ‘꼼수 사임’을 결정한 배경에는 방송통신위원회의 미심쩍은 태도가 있다”며 일련의 과정을 되짚었다.

민언련은 “방송통신위원회는 10월 12일 MBN 경영진 대상 청문회에서 청문위원들이 이미 ‘승인취소’ 의견을 냈음에도, 방송통신위원들끼리 의견 대립이 있다고 전해진 가운데 10월 28일 MBN 최대주주 대표로서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과 류호길 MBN 대표를 불러 또 한 번 의견청취 절차를 거쳤다”며 “바로 다음 날 장승준 MBN 대표의 사임소식이 전해졌다”고 꼬집었다.

민언련은 “방송법 시행령 별표는 MBN과 같은 악의적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오직 ‘등록의 취소’만을 행정처분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방통위에 “더 이상 머뭇거릴 때가 아니”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2011년 수많은 정치적 논란과 의혹 속에서 설립되어 2013년부터 자본금 불법충당 의혹이 구체적으로 제기된 사건을 2020년인 지금 처벌하는 것도 이미 늦었다”며 “방송통신위원회는 어떤 정치적 고려도 하지 말고, 법에 정해진 대로 승인취소를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28일 MBN 방송법 위반에 대한 방통위 의견 청취 자리에 나온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회장은 “회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청문까지 하게 돼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시청자나 MBN 직원을 고려해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 송요훈 MBC 기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법대로 해야 한다”며 “언론이라고 하여 법을 느슨하게 적용하거나 예외를 인정하거나 특별한 대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이라고 특별대우 한다면) 그건 불공정이고, 언론이 아닌 다른 업종과 다른 분야에서 불공정을 요구하면 거부할 근거를 잃게 된다”며 “같은 이유로 시험을 거부한 의대생들에게 재시험 기회를 주라는 요구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의대생에게만 특혜를 주면 국가시험의 공정은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어느 분야에도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어야 공정의 원칙이 지켜진다”며 “MBN의 불법에 대해서는 좌고우면함이 없이 법에 따라 승인을 취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