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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한글에 대한 사랑, 실천하자…한류는 한글로 다 통해”[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571] <나라말이 사라진 날>을 출간한 정재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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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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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29  17:05:50
수정 2020.10.29  18: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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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이며 한글문화연대 공동대표인 정재환 씨가 8월 말 <나라말이 사라진 날>이란 책을 출간했다. <나라말이 사라진 날>이라는 책은 구한말부터 일제 시대 우리 말과 글을 지킨 한글학회 전신인 조선어학회 사람들의 이야기를 서술한 책이다. 

책 출간 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20일 <나라말이 사라진 날>의 저자인 정재환 씨를 전화로 만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다음은 정씨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나라말이 사라진 날>을 출간한 정재환 씨 <사진=정재환 제공>

“한국어와 한글은 한국인의 정체성 그 자체”

- 지난 9월 말 <나라말이 사라진 날>이란 책을 출간하셨는데 출간 소회는 어떠신가요?

“책을 쓰는 동안에 자료도 봐야 되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잘 파악을 해야 되고요. 그리고 그 얘기를 정리를 잘해야 되고 또 글을 써야 돼서 여러 가지 힘든 점이 있었는데, 일단 저는 책을 제가 썼다기보다는 글을 열심히 쓴 거고요. 책은 출판사에서 열심히 만들어 주신 건데, 이런 일련의 과정이 다 끝나니까 그동안 책을 쓰면서 고민했던 것 또 걱정했던 것들이 눈 녹듯이 사라지고 한시름 놓게 됐다는 기분도 들었죠.” 

- 제목이 ‘나라말이 사라진 날’이죠. ‘나랏말’이 아니고 ‘사라졌던 달’도 아니에요. 이유가 있을까요?

“이 질문에는 제가 두 가지를 대답해야 될 거 같네요. ‘나라말이 사라진 날’이란 제목은 일제 때 일제가 조선어를 없애려고 했기 때문에, 그게 하루아침에 되는 건 아니지만, 나라말이 사라진 시대가 있었다는 의미로 그렇게 정한 거고요.

그리고 책 제목이 ‘나라말이 사라진 날’이라고 했을 때 저한테 질문한 분이 계세요. ‘나랏말이 아니고 나라말이냐’고요. 작년에 공개됐던 영화 <나랏말싸미>도 제목에 ‘나랏말’이라고 돼 있고, 거기 시옷 받침이 있죠. 그리고 훈민정음 언해본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많이 나오는데, 훈민정음 언해본 사진에도 사이시옷이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우리가 ‘나랏말’ ‘나랏말싸미’란 발음에 익숙하고 표기에 익숙한 거죠. 그런데 이게 묘하게도 규범 표기가 ‘나라말’로 돼 있어요. 사이시옷이 없는 거죠.” 

- <나라말이 사라진 날>은 구한말부터 1950대까지 우리말을 지키기 위한 과정이잖아요. 어쩌면 영화 <말모이> 실사판 느낌도 있는데 어떻게 책으로 내시게 되셨어요?

“제가 뒤늦게 한국사를 공부했는데요. 저는 원래 관심사가 우리말이었기 때문에 한국사를 공부하면서도 우리말의 역사를 공부한 거지요. 조선어학회가 일제강점기에 우리 말글을 지킨 것뿐만이 아니라 해방 이후에 굉장히 중요한 일을 한 거예요. 그래서 공부하다가 그런 사실을 알게 되고, 감동을 받은 거지요. 그래서 이런 내용을 좀 알리고 싶었던 거지요.” 

-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이후 한 말까지 맞춤법 등은 아예 없었던 것인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19세기 말부터 국문 표기 그러니까 언문으로 글을 쓸 때, 통일이 안 돼 있으니까 표기가 어지러워서 이런 것들을 뭔가 규칙을 만들어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한 분들이 있었지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천연두를 물리친 종두법의 지석영 선생도 한편으로는 국어학자였거든요. 그래서 그분이 1905년에 ‘신정국문’이란 맞춤법을 만들기도 했고요. 또 물론 발표는 안 되었지만, 1907년에국문연구소에서 ‘국문 연구의정안’이라는, 맞춤법을 만들어요. 그러니까 19세기 이전에 아주 없었다고 얘기할 수는 없겠죠.” 

- 조선 시대 때는 한글을 보편적으로 이용한 건 아니죠?

“조선 시대 때는 지금처럼 한글이 보편화되지는 않았죠. 15세기에 훈민정음이 창제되고, 그 이후에 보급되는 거잖아요. 한자는 굉장히 어렵고 또 조선 시대는 신분제 사회였잖아요. 그래서 양반집에서 태어나야 어릴 때부터 서당에 가든가 해서 공부를 할 수 있고 한자를 배울 수 있는 거였고요, 만일 농부 집에서 태어나게 되면 사실은 공부할 기회가 거의 없었죠. 설령 배울 기회가 있다 하더라도 한자는 너무 어렵죠. 그래서 세종이 훈민정음 만들 때 한자를 모르는 백성을 위해서 백성의 글자로 훈민정음을 만든 거잖아요. 백성들 처지에서 보면 한자는 너무 어려워서 사실 배울 엄두가 안 나는 그런 거였지만 훈민정음은 쉽단 말이죠. 그래서 조선 시대 때 모든 사람이 다 한글을 안 거는 아니지만, 이전에 비해 많은 사람이 한글을 알게 되고 쓰게 되었던 거지죠.”

   
▲ <나라말이 사라진 날>을 출간한 정재환 씨 <사진=정재환 제공>

- 일제 생각에 조선말과 조선 글자는 반드시 사라져야 할 조선 역사와 조선 문화의 정수였다는 표현이 있던데 말과 글이 얼마나 중요한가요?

“이게 어려운 질문인데요. 그러니까 이영광 기자님도 한국 사람이죠. 저도 한국 사람이고, 그러니 지금 우리가 인터뷰를 한국어로 하는 거죠. 그리고 아마 이영광 기자님이 인터뷰 내용을 기사로 작성할 때는 한글로 기사를 작성하겠죠. 그래서 저는 한국어와 한글은 한국인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아주 중요한 요소, 즉 한국인의 정체성 그 자체라고 생각을 해요. 정체성을 얘기할 때, 생김새가 동양인이라는 것도 중요하겠죠. 그렇지만 그것은 생물학적인 것이고, 언어는 정신적인 것이지요. 한국어와 한글은 한국인의 정신이죠.

그런데 일제 때 조선말하고 조선 글자를 없애려고 했잖아요. 결국 조선 사람들을 없애려고 한 거지요. 생물학적으로 죽이는 게 아니라 정신적으로 조선 사람들을 없애고 조선 사람들을 일본 사람으로 만들려고 했던 거거든요. 역사는 그렇게 되지 않았지만, 만일 일본이 그들의 계획대로 성공했다면, 지금 우리가 일본어로 인터뷰를 하는 상황이 됐겠죠. 그러면 한국 사람들은 사라졌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그럼 만약 한글이 없었다면 독립이 불가능했을까요?

“굉장히 어려운 질문인데, 아마 그런 것은 아닐 거예요.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지 않았으면 우리가 계속 한자를 쓸 가능성이 높았죠. 그렇지만 한자를 쓴다 하더라도 조선 사람이죠. 그래서 한글을 만들지 않았다면, 일제 때 우리가 독립하지 못했을 거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한글 없이 한자로만 문자 생활을 하고 글을 쓰고 살았다 하더라도 조선인들은 또 독립운동 했을 거예요. 이건 단지 글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지키는 문제죠. 우리 자신의 주체성을 회복하는 문제, 자유를 회복하는 문제, 그리고 일제강점기는 불평등한 사회였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평등한 사회를 회복하는 문제, 이런 것이기 때문에 꼭 한글이 있었으니까 독립을 할 수 있었다든가, 한글이 없었기 때문에 독립을 하지 못했다고 얘기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 우리말의 가장 큰 위기는 언제로 꼽을 수 있을까요?

“일제가 1910년에 조선을 식민지로 지배하면서 동화정책이라는 것을 폈거든요. 궁극적으로는 조선 사람들을 모두 일본 사람으로 만들어서 조선 사람들로 하여금 일본어를 사용하게 하고 일본인처럼 생각하게 하고 일본인처럼 살게 한다는 거죠, 그래서 1930년대 후반에는 신사참배도 강요했죠. 그리고 이름도 창씨개명을 해서 조선 사람 이름을 없애고 일본 사람 이름으로 바꿨죠. 그게 1940년인데 1942년부터는 국어 상용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요. 국어 상용운동이 뭐냐 하면 일본어 상용 운동이죠. 학교나 직장에서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일본어를 사용하게끔 조선 사람들을 감시도 하고 통제도 하는 거지요. 1943년에는 완벽한 동화의 실현을 위해 조선어를 완전히 없애려고 했죠. 그런 시대적 상황에서 1942년 10월 1일에 조선어학회사건이 터진 거거든요.” 

- 조선어학회 사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 부탁드려요.

“조선어학회는 사전을 만드는 단체였고, 조선어를 연구하면서 근대적인 어문규범을 만든 단체였지요. 그런데 이분들이 사전을 만들 때, 분명히 했던 생각이 뭐냐면, 우리 말글을 지키고 있으면 우리가 언젠가는 독립할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그러나 표면상으로는 학술단체였기 때문에 일제가 꼬투리를 잡아서 탄압하기가 어려웠던 거죠. 그렇지만 1940년대에 조선어를 아주 말살해야 되는 상황에 도달하면서 조선어 사전을 만들고, 조선어를 연구하는 조선어학회도 그냥 놔둘 수가 없는 상황이 된 것이죠. 조선인 민족주의자들의 씨를 완전히 말려버리고, 더 이상 어떤 방식의 민족 운동도 용납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한 사건이죠.” 

- 한글 맞춤법이 완성된 후 분단이 되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의견도 있던데.

“해방되고 분단이 됐는데 남쪽에는 자본주의 체제가 들어서고 북쪽에는 공산주의 체제가 들어섰잖아요. 그렇지만 맞춤법, 그러니까 조선어의 어법이나 문법 등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거죠. 즉 땅은 남북으로 분단이 되었지만, 언어는 분단되지 않았죠. 왜냐하면 한글 맞춤법이라는 것을 1933년에 조선어학회가 제정했는데, 거기에 따라서 한글을 사용하게 된 것이거든요. 그런데 북한에서 국어 정책을 담당한 사람들도 바로 주시경의 제자였고, 조선어학회에서 활동하던 학자 중 일부가 북한으로 올라가거든요. 이분들이 북한의 문법이라든가 사전을 만들어요. 뿌리가 같은 거죠.

사실 지금 남북 언어를 비교해보면 쓰는 말이 다른 것도 있죠. 예를 들어 우리는 ‘제가 좀 도와 드릴까요’ 그러면 ‘아니 괜찮습니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북한 사람들은 ‘제가 좀 도와 드릴까요’ 그러면 ‘일없습니다’ 이렇게 대답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우리가 쓰는 말 ‘괜찮습니다’와 같은 것이죠. 이렇게 조금 다르게 쓰는 말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말의 질서는 같아요. 그래서 남북의 언어가 분단되고 75년이 지났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비록 남북이 분단돼 있지만, 일제강점기에 근대적인 어문규범을 만든 거, 그리고 지금까지도 남북에서 말의 뿌리가 흔들리지 않고 지켜지고 있는 것이 굉장히 다행스럽죠.” 

   
▲ <나라말이 사라진 날 - 우리말글을 지키기 위한 조선어학회의 말모이 투쟁사> (지은이 정재환 /생각정원 /2020-09-28)

- 북한은 두음법칙 적용 안 하는데 왜 그런 걸까요?

“제가 그 이유까지는 모르겠네요. 북한어에는 두음법칙이 없죠. 그래서 리발소, 녀성, 로동신문이라고 하지요. 두음 법칙 없다는 건, 그냥 글자 소리 그대로 쓰는 거죠. 반면에 우리가 두음 법칙을 사용하고 있는 건, 1933년 한글맞춤법통일안 때부터 시작이 된 건데, ‘리발소’라든가 ‘력사’라든가 하는 낱말에서 ‘리’를 발음하는 게 좀 어렵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래서 발음하기 편하게 두음법칙을 만들어서 ‘이발소, 역사’라고 하게 된 것이지요.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두음법칙은 없어도 되지 않나 해요. 왜냐면 ‘력사’든 ‘리발소’든 발음이 아주 힘든 건 아니잖아요. 영어를 공부할 때, 더 까다로운 소리도 다 발음하잖아요. 개인적으로 두음법칙은 없어도 되지 않나 생각하는데요, 남북이 통일하게 되면 이 문제도 통일을 해야 하겠죠.”

“우리가 말글 주인…깨끗하게, 쉽게, 바르게, 풍부하게, 너르게 쓰기”

- 분단 75년이 지났잖아요. 분단으로 인한 언어의 문제도 있잖아요.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은 어떠세요?

“지금 남한 사람하고 북한 사람하고 만나서 얘기하면 소통이 조금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을 거예요. 쓰는 어휘가 좀 다르지요. 지금 대한민국에서 사는 탈북민들도 많잖아요. 그분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게 남쪽 사람들이 외래어를 너무 많이 쓰기 때문에 알아듣기가 힘들다는 거지요. 사실 그렇죠. 우리가 외래어를 좀 덜 써야 돼요. 너무 많이 써요. 그런데 외래어를 너무 많이 써서 알아듣기가 힘든 거라면 그런 외래어를 좀 공부하면 해결되는 거거든요. 거꾸로 북쪽 사람들이 어떤 말을 쓰는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면 마찬가지로 우리도 그런 거는 공부하면 되는 거예요. 낱말을 더 배우면 되는 거죠. 우리는 이렇게 말하는데 북쪽에서는 저렇게 말한다고? 그러면 그런 것을 공부하면 되는 거지요. 근본적으로 남과 북의 말이 크게 달라진 게 아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 외래어와 인터넷 신조어로 한글이 파괴됐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한쪽에서는 언어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거니 그런 흐름이 당연하다는 주장도 있는데.

“신조어는 언제나 어디서나 생기는 거고 당연히 신조어가 생겨야 되는 거죠. 신조어가 생기지 않으면 언어가 정체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신조어가 생기는 현상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는 거고요. 그리고 한글이 파괴됐다고 얘기를 하는데, 제가 볼 때는 한글이 파괴된 게 아니에요. 한글은 다 있는 거죠. 그것을 좀 다른 방식으로 쓰는 것이죠. 예를 들어 멍멍이를 ‘댕댕이’라고 쓴다든지 명작을 ‘띵작’이라고 쓴다든지요. 그건 여하간 한글이 파괴된 건 아니고, 한글을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한다는 거죠. 일종의 언어유희라 할까요? 그런 현상이 있는 거지요. 그래서 이런 것을 그냥 나쁘게 볼 수만은 없는 거고요.

언어는 변화하는 거고 변화 속에 발전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우리 젊은 세대가 우리 말글을 쓰는 데 있어서 좋은 쪽으로 창의력을 발휘하는 건 좋은데, 예를 들어 욕하는 말이 너무 많으면 그 사회가 욕할 일이 많다는 거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좋은 말을 많이 쓰면 그 사회는 뭔가 지금 건강하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는 거지요. 그리고 그런 말들이 사회를 건강하게 이렇게 이끌어 갈 수도 있는 거죠.” 

- 책을 쓰시면서 느끼는 것도 있을 것 같아요.

“일단 제가 능력이 좀 부족하다는 거죠. 공부를 더 해야 되는데, 공부가 부족하다는 거예요. 글을 쓸 때, 필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절감하죠. 문장도 그다지 좋지 않고요. 왜냐하면 그 역사적인 어떤 얘기를 전달하는데, 그걸 잘 표현하지 못한다면 문장력이 부족한 거지요. 그런 점에서 책을 쓰고는 있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고요. 그리고 책을 쓰다가 저도 모르게 울컥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울컥하는 걸 독자들이 느꼈으면 좋겠다는 것도 있죠.”

- 어느 부분에서 울컥하시나요?

“우선은 일제 때 우리말과 한글을 목숨처럼 지킨 분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발견하면서 울컥했지요. 이윤재 선생하고 한징 선생은 사전 만들다가 감옥에 갇히고, 옥사하셨잖아요. 생명을 던져서 뭘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또 최현배 선생이 주시경 선생을 회고하면서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서 나는 이렇게 살아왔다. 내 삶은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정해졌다.’라는 얘기를 해요. 이 글을 보다가 울컥했죠. 우리가 어떤 자극이나 어떤 계기를 통해 뭔가를 하게 되잖아요. 아픈 엄마를 보고 자라다가 ‘아 의사가 되어야지. 의사가 돼서 우리 엄마 병 고쳐드려야지’ 같은 생각을 하기도 하잖아요. 최현배 선생은 주시경 선생의 가르침에 따라 살았고, 뜻을 이룬 다음에는 돌아가신 선생님께 돌아가 보고하겠다고 하셨는데,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런 스승과 제자의 운명적인 인연이랄까, 스승에 대한 최현배 선생의 마음가짐이랄까, 이런 것이 울컥하게 만든 것이죠.” 

- 이 책을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는 뭘까요?

“우리가 우리 말글의 주인이죠. 주인 의식을 갖고 우리말을 잘 사용하면 좋겠어요. 한글날이 되면 방송에서도 이런 얘기 많이 하지요. ‘한글 좋아하세요?’라고 물으면 ‘한글 사랑합니다’ 또는 ‘세종대왕 존경해요. 고마워요’ 이렇게 한글을 사랑한다거나 우리말을 사랑한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데, 말이 아닌 그 사랑을 다 같이 실천하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 <나라말이 사라진 날>을 출간한 정재환 씨 <사진=정재환 제공>

- 어떻게 실천해야 할까요?

“1951년에 최현배 선생님께서 국어 운동의 다섯 가지 목표라는 걸 말씀하셨어요. 깨끗하게 쓰기, 쉽게 쓰기, 바르게 쓰기, 풍부하게 쓰기, 너르게 쓰기예요. 이 다섯 가지 운동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생각해요. 깨끗하게 쓰기는 우리 말글 중심으로 우리 말글을 우선해서 쓰자는 것이죠. 요즘 세태를 가지고 말씀드리면, 드라이브 스루나 워킹 스루 이런 거 쓰지 말고 승차 진료 또는 그냥 원래 거기는 진료소나 검사소거든요. 애당초 워킹 스루란 말이 필요가 없어요. 사람은 원래 걸어 다니지 않나요?

또 이런 문제가 있죠. 말이 이해가 안 되면 어떤 사람이 그 말 때문에 손해를 볼 수가 있어요. 예를 들어 노인 쉼터라고 해야 되는데 노인 쉘터라고 한다든지 노인들께 바우처를 준다고 하는데, 바우처가 뭔지 모른단 말이죠. 그래서 이 말은 또 인권의 문제기 때문에 쉬운 말, 우리말, 누구든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우선해서 사용해야죠.

그리고 바르게 써야 한다는 거예요. 바르게는 말 그대로 바르게 정확하게 쓰자는 것이죠. 그리고 풍부하게 쓴다는 건 자꾸 우리말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신조어가 나오고 표현력이 늘면서 우리말이 발전해요. 번역을 열심히 하면 새로운 말이 만들어지면서 우리말이 발전해요. 그리고 너르게 쓴다는 건 지금 대한민국이 한류로 주목받고 있잖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모든 한류는 이게 K-팝이든 영화든 또는 한식이든 뭐든 다 한국어와 한글로 통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우리 말글의 주인으로서 우리 말글을 바로 세우고 있어야 세계인들이 바른 한국어와 한글을 학습하게 되고, 그러면서 그들이 한글 문화권의 일원이 되는 거죠. 그래서 누구보다도 우리가 잘해야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우리 말글의 주인이니까요.”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우리 말글 이상하게 쓰는 사람들 고발해 주시고요. 우리 말글 예쁘게 잘 쓰는 사람들 좀 칭찬해 주세요.”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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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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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은 사랑 2020-10-31 23:29:39

    한글로 외국어를 익히는 것을 아시나요
    유트부 한글로영어, 한글로공식을 검색해보세요
    오직 한글로 두 자녀를 중국명문대 4년 장학생으로 보냈습니다
    물론 현재 3개국어를 하고 5개국어에 도전하는 중이랍니다.신고 | 삭제

    • trienix 2020-10-31 21:09:26

      2020 세계개천문화대축제 온택트 만남 예고편ㅣ11월 15일 오후 2시
      https://youtu.be/-GdTqoi5kL4

      행사안내와 온라인 사전예약,랜선참여는 아래 링크에 확인하실수 있습니다.
      http://www.daehansarang.org/gaechon2020신고 | 삭제

      • 일본은 2020-10-30 20:11:56

        분단의 주범이다. 전쟁도발국이 분단되어야지 왜 우리가 분단된단말인가?
        일본이라는 나라를 지구상에서 영원히 없애버려야 한다. 특히 위정자들은
        잡아서 씨를 말려야 할 것이다. 일본은 우리의 불구대천의 원수다. 역사상
        일본은 우리에게 암덩어리 그자체다. 일본과 즉각 수교를 중단하고
        일본말살정책을 연구해서 시행하라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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