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최종 3차 라운드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나이지리아 후보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오른쪽). <사진제공=뉴시스>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으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한다고 28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차기 사무총장으로 한국의 유명희 본부장이 선출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공개 선언했다. 

USTR은 “유 본부장은 성공적인 통상 협상가와 무역정책 입안자로서, 25년간 두드러진 경력을 쌓았다”며 “WTO를 효과적으로 이끌 지도자가 필요한 모든 기량을 갖췄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세계무역기구 일반이사회는 28일 제네바 주재 한국과 나이지리아 대사에게 163개국 회원국(자체 투표권 없는 유럽연합 제외)의 선호도 조사 결과를 통보했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의 오콘조이웰라 후보는 104개국의 지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변상욱 YTN ‘뉴스가 있는 저녁’ 앵커는 “막판 뒤집기 가능성이 아직 좀 남아 있다”면서도 “(그런데 우리 언론 모습을 보면)언론 중에 약간 X맨 비슷한 데가 있다”고 말했다. 

선거 막판 변수에 대해 변상욱 기자는 “가장 입김이 센 미국의 한 표는 한 표가 아니다”며 “목소리를 좀 크게 내준다면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변 기자는 “미 국무부가 해외에 있는 자국 재외공관들에게 ‘그 나라는 한국 응원하는지 아프리카 응원하는지 파악해보고 아직 결정이 안 됐으면 조심스럽게 한국을 좀 밀어달라고 얘기해보라’고 공문을 보냈다”고 지적했다. 

국제 정세와 여러 변수들을 설명한 뒤 변 기자는 ‘우리 언론 모습은 약간 X맨 비슷하다’며 조선일보의 최근 보도를 예로 들었다.  

조선일보는 27일 <스가 내각 “유명희 막아라” WTO 낙선 운동>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컨센서스(만장일치) 방식으로 사무총장을 추대하는 WTO 선거 특성상, 일본이 끝까지 한국에 반대할 경우 유 본부장이 선출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며 “이 때문에 정부 주변에선 ‘지난해 여권이 대대적인 반일‧불매운동에 앞장섰던 것이 뼈아프다’는 말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스가 내각, 유명희 낙선 운동’ 조선일보 보도의 ‘속내’).

변 기자는 “‘지난해 왜 그러니까 반일불매운동에 앞장을 서가지고 참, 그게 뼈아프지 않냐? 여권이 괜히 지지층을 결집하려고 반일로 들어갔다가 1년 만에 그게 부메랑으로 돌아오지 않냐, 그럴 줄 알았어, 왜 일본한테 대들어 가지고’ 이런 투가 나오는 것”이라고 해설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온라인판 기사 캡처>

또 “일본 닛케이 신문이 한국 외교관의 성추행 스캔들이 WTO 총장 선거에 악영향을 준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는데 닛케이 신문이 운영하는 ‘아시안리뷰’라는 월간 잡지가 보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변 기자는 “그걸 꼼꼼히 다 뒤져서 조선일보만 단독으로 보도한다, 이게 진짜 단독 보도다”라며 “외교관 성추행 문제를 거론하면서 선거에 부정적이라고 인용도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역시 조선일보인데 문 대통령이 유명희에게 공들였는데 유럽연합은 나이지리아를 지지한다(고 보도한다), 그러니까 결국 성사가 안 될 경우 문 대통령과 정부에게 책임이 있다는 정치적인 포석을 까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의 입장에 대해 호사카 유지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 교수는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결국 미국 결정대로 갈 것으로 봤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28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일본 정부가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한다고 뉴스는 나오지만 일본 정부 자체는 아직 분명한 태도를 언급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 결정하는 방향으로 일본도 마지막은 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전망했다.

호사카 교수는 “미중 갈등 속에 나이지리아 후보가 중국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어 미국은 받아들이기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일본은 결국 미국 편을 들 수밖에 없다”며 “그게 미일 동맹이기도 하고, 미국의 거의 모든 방침에 일본은 동의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