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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탓’ 의료계에 20년 의대 교수의 일침 “학교 떠나라”학생들 사지로 내몰고 자신들이 한 합의마저 잊은 듯 정부여당 탓하는 의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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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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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02  13:08:25
수정 2020.10.02  14: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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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휴학과 국가시험 미응시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 추진에 대한 정당한 의사 표현이었고, 따라서 정부와 여당이 의료계와 합의를 통하여 문제를 인정한 만큼, 결자해지의 자세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것, 그 과정에서 당사자인 의대생들의 의향과 결정이 온전하게 존중돼야 한다.”

한국의학교육협의회(의교협)가 지난달 29일 5차 확대회의 끝에 내놓은 주장이다. 지난달 6일 자정 마감된 국가고시(국시) 재접수 기한 이후 4주째 접어들었음에도 정부여당이 ‘국민적 동의’를 이유로 의대생들에게 국시 재응시의 기회를 주지 않자, 의교협이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나선 모양새다. 의교협은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 12개 단체로 구성된 협의체다. 

   
▲ 한국의학교육협의회는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의과대학생들의 의사 국가고시 응시 문제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사진=대한의사협회 제공, 뉴시스>

이들의 주장은 이랬다. 예정보다 큰 폭으로 적은 신규 의사가 배출될 경우, 의료현장이 어려워진다. 병원은 인턴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연쇄적인 업무가중이 의료의 질 하락과 국민 건강에 대한 악영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의과대학에서도 학생들을 수용하고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의료계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시작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의교협 회장을 동시에 맡고 있는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현 상황에 대한 단초를 제공한 정부가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하며 의협은 이를 당당하게 요구하고 관철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타깝다. ‘정부 길들이기’에 나선 의료계가 정부여당의 상식적이며 국민감정을 반영한 조치에 다시금 특권을 요구하고 나선 형국이다. 또 다시 “의료질 하락과 국민건강 악역향”을 운운하며. 의대생들을 사지(?)로 내몰았던 의료계 선배들이 내놓은 사후약방문 같은 대처이자 도를 넘는 후안무치의 행보라고나 할까.

반면 여론은 요지부동이다. 정부는 ‘국민적 동의’를 들어 의대생들 구제에 유보적 입장이고,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한다’는 청와대 청원은 일찌감치 50만을 넘긴 바 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같은 날, 신영전 한양대 의대 교수가 쓴 <의대생은 학교를 떠나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한겨레> 칼럼에서 그 단초를 찾을 수 있을 듯 싶다.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합니다’란 청원이 57만1995명이 동의한 가운데 지난달 23일 종료됐다. <이미지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20년 의대 교수의 진심어린 충언 

소셜 미디어 상에서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 해당 칼럼에서 신 교수는 “의과대학에서 20여년 교수생활 한 이가 의대생들에게 전하는 충심의 조언이다. 현재의 의과대학 교육은 좋은 의사를 양성하는 데 실패했다”며  후배들 의사들은 물론 정부를 향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구구절절 공감이 가는 명문이라 할 수 있었다.    

“젊은 의사들이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떠나기로 결정하여 응급환자가 거리를 헤매고, 중환자 수술이 미뤄졌을 때, 한국 의학교육은 조종을 울렸다. 의과대학생들의 집단행동 ‘유보’ 선언이 국가시험 ‘응시’라는, 선배들의 ‘통역’이 그 실패를 다시 확인해주었다. 며칠 전 본과 4학년 학생들이 의사국가시험 ‘재응시를 표명’한 이유가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국민건강권이 위협받고’ 있어서라면, 똑같은 이유로 응급실과 중환자실 철수에 동조하지 말았어야 했다.”

“조종”이란 표현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 마디로, 현직 의대 교수의 뼈 때리는 분석이 아닐 수 없다. 왜 국민들이 국민건강을 볼모로 진료 거부에 나섰던 의료계와 의대생들에게 반감을 표했는지에 대한 논리적이면서 직업윤리에 충실한 충언이랄까.  

신 교수는 그러면서도 이 모든 책임을 학생들에게 돌리지 않았다. 이 칼럼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신 교수는 “물론 이런 의학교육 실패의 책임은 전적으로 우리 기성세대와 그 위 선배들에게 있다. 이들의 주요 죄목은 다음과 같다”며 의대생들이 협소하면서도 국민상식에 반하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을 요인을 요목조목 나열했다. 20년 의대 교수가 나열한 그 요인은, 한 마디로 ‘전인 교육의 부재’라 할 만했다.  

“공부만 잘하면 집안일, 학교 청소까지도 면제해 준 죄, 한 반에서 대학 가는 몇 명을 위해 수십 명의 학생들을 엑스트라로 만든 죄, 체육·음악·미술 시간을 빼앗은 죄, 새벽까지 학원 뺑뺑이 돌리고 잠 못 자게 한 죄,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오래 참은 아이가 성공한다고 거짓말 한 죄, 사춘기조차 심하게 앓지 못하게 한 죄, 장편소설 요약본만 읽게 한 죄, 3등급 이하의 아이와는 놀지도 말라고 한 죄, 가고 싶던 수학과·천체물리학과 못 가게 한 죄, 부실한 예과 교육과정 운영한 죄, 편법과 불법으로 큰돈 번 의사들을 성공한 선배로 소개한 죄, 인턴과 전공의를 피교육자가 아니라 임금 싼 노동자로 대한 죄, 괜스레 젊은 전공의와 의대생 부추겨 파업하고 자신들은 쏙 빠진 죄.”

   
▲ <이미지 출처=한국일보 홈페이지 캡처>

“기성세대는 틀렸다” 

독자 개개인마다 공감하는 대목이 다를 순 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을 떠올리면 구구절절 공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 교수는 이런 학생들을 방치한 의학교육의 실패에 대해 정부의 책임 역시 좌시하지 않았다. 이어 신 교수는 “하지만 정부도 이에 못지않은 잘못이 있다”며 이렇게 죽비를 이어갔다. 

“학교와 국립병원까지 돈벌이 기관으로 육성한 죄, 규제 프리존, 규제 샌드박스 시행으로 영리유전자 검사 등, 과학적 근거도 없는 각종 검사를 돈 벌라고 허용한 죄, 데이터 3법 개악으로 환자 정보를 영리기관에 넘기는 것을 합법화한 죄, 해외환자는 유인 알선을 독려한 죄, 공공의료 강화하겠다고 하면서 예산은 쥐똥만큼 배정하여 국민을 기만한 죄, 그중에서도 가장 파렴치한 죄는, 자기네들은 이렇게 의료 영리화에 혈안이 되어 있으면서 파업한 의사들한테 ‘공공성’ 운운하는 죄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신 교수가 의대생들에게 진짜 알려주고픈 것은 ‘진짜 의사’가 지녀야 할 직업윤리라 할 수 있었다. 이름하야 ‘의사(란 직업이)란 무엇인가’라고나 할까.  

“하여 의대생들이여, 기성세대를 마음껏 욕하라(하지만 조심하라! 우리도 한때는 당신들처럼 젊었다). 무엇보다 기성세대에 속지 말라. 의사란 직업은 기성세대가 알려준 것과는 전혀 다른 직업이다. 의사란 평생 환자들의 피, 고름, 대소변 속에서 뒹굴어야 하는 직업이다(...). 

8시간 넘는 대수술을 마치고 탈진해 수술실 바닥에 벌렁 누웠을 때 죽을 듯 밀려오는 피곤 섞인 희열을 반복적으로 즐겨야 하는 ‘이상한’ 직업이기도 하다. 전쟁이 터져도 환자를 두고서는 중환자실을 떠날 수 없는 숙명을 가진 직업이다. 무엇보다 환자보다 먼저 아프고 더 오래 아파야 하는 직업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신 교수가 길어 올린 것은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에서 잘 묘사된 ‘청년 의사’ 체 게바라의 70년 전 여행담이었다. 신 교수는 체 게바라가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칠레, 페루,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국경”을 넘나들며 ‘진짜 의사’가 됐다고 충고했다. 

낭만적이고 비현실적이라고? 아니다. 그에 앞서 신 교수는 의대생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이 역시 공감할 수밖에 없는 ‘진짜 의사’론이었다.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의사가 되려는 의대생들이 꼭 귀담아 들어야 할 그런 당부였다. 

“그러니 그런 직업을 갖기 싫다면, 지금이라도 의대를 떠나라. ‘가만히 있으라’는 기성세대의 말에 또 속지 마라. 의대를 떠나는 것이 환자를 위해서 좋고, 무엇보다 당신들에게 좋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가난하고 아픈 이들의 돈이 아니라 힘세고 돈 많은 이들의 돈으로 되라. 

떠나기 싫으면 의과대학을 좋은 의사를 키우는 곳으로 바꿔라. 기성세대는 틀렸다. 하지만 여러분이 뭉치면 바꿀 수 있다. 아주 떠날 결심을 하기 어렵다면, 잠시라도 의대를 떠나라. 1, 2년 빨리 의사 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떠나거든 부디 이 위선, 탐욕, 거짓으로 가득 찬 기성세대의 세계로 다시 돌아오지 말라. 혹시 돌아온다면, ‘진짜’가 되어 오라. ‘껍데기’는 가고 ‘알맹이’로 오라(...).”

과연 이러한 충언을 ‘전교 1등’을 자랑삼는, 이미 특권 의식에 찌든 듯한 적지 않은 의대생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어디 학생들뿐일까. 학생들을 사지로 내몰곤 자신들이 한 과거 자신들이 한 합의마저 기억에서 지운 듯 뒤늦게 정부여당 탓을 하는 의료계의 ‘틀린’ 기성세대야말로 신 교수의 직언을 경청해야 하지 않을까.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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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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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진도 2020-10-03 22:16:16

    의사라면 의사공부를 한다면 꼭 봤으면 합니다
    좋은글이며 다른 이사들 시선이 있을건데
    대단하고 존경쓰럽습니다
    전 의대생도 아니고 의료와는 저는 관계가
    없지만 너무공감 갑니다
    공대생, 문과생도 지금은 취업란에
    기성세대들 성공담에 모두 돈으로만
    생을 결정짓는데 저는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후배들에게 조언하는게 이러면 더 임금 올린다
    이러면 취직에 좋다 이런것들 뿐인데
    기성세대가된 저도 반성하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의대생 공부많이해야되고 힘든거 글로만 이해하지만
    이런 자기들말에 책임도 뒤처리에는 공부가 다가
    아니라는게 다시 느껴지네요신고 | 삭제

    • 진짜만 말해라! 2020-10-03 19:49:35

      의사들이 파업 할때도 응급실은 지켰다.
      의사집단 안에도 정치적인 것들이 있지!
      동료 의사를 매장시키고 싶어하고,
      후배들을 짓밟고 홀로 우뚝 서고싶어하지!
      어디 의사집단 뿐이겠는가?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둬라.
      진정 국민을 위하는 의사는 당신같이 정치권 기웃거리는 사람이 아니고,
      당신같은 사람은 절대로 정치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
      공정을 가장한 불공정을 생각해야 할 시기이다.
      문재인의 지지도는 내가볼때 절대 40%를 넘지 않는다.
      설문조사기관에 있어봐서 아는데 그까짓거 조작 넘나 쉽다.
      더더군다나 정권이 조작을 조장한다면....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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