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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스루 집회 ‘기본권’ 허용? ‘태극기 집회’가 생존권 투쟁인가8.15 집회 악몽 또? 국민들 추석 귀성길 포기하는데 그리 긴급 사안인가
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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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29  12:24:37
수정 2020.09.29  13: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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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들이 하는 것은 준법으로 하는 시위입니다. 그러니까 도로교통법을 잘 준수하고 있고요. 또 이게 지난 19일과 26일에도 이미 두 차례 했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교통지도에 따라서 그들에 의해서 저희들이 준법으로 이 시위를 하고 있기 때문에 도로교통법과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음달 3일 개천절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천명한 최명진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사무총장이 한 주장이다.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다. 이 단체는 전날(28일) 서울행정법원에 집회금지를 통고한 서울지방경찰청을 상대로 집행정지 행정소송을 신청한 바 있다. 

   
▲ 최명진(가운데)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새한국) 사무총장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10월3일 개천절 차량 시위를 금지한 것에 대해 행정소송을 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개천절 집회를 예고한 단체들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높아가는 가운데, 최 사무총장은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원천봉쇄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를 막는 것이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정부가) 무슨 의도가 있는 것 아니야 라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미 정부와 경찰은 ‘드라이브 스루’ 집회 자체를 불허하겠다며 집시법과 도로교통법 위반을 적용, 현장 검거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확고히 한 바 있다. 10인 이상 집회 및 10대 미만 차량 시위 또한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찰은 시위 도중 불법행위 발생시 차량을 즉시 견인 및 현행범 체포는 물론 벌금 부과, 운전면허 정지 및 취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최 사무총장은 “준법”을 내세우며 지난 19일, 26일 집회엔 차량 40대도 나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수 만 명이 모이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지난 8.15 집회를 겪은 국민들이, 한국사회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저승 끝까지 집회 강행” 천명한 8.15 비대위가 더 문제

‘드라이브 스루’ 집회에 대해선 찬반이 엇갈리는 것이 사실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23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방역에 방해가 안 되는 선에서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28일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정부·경찰의 개천절 집회 금지는 필요불가결한 일”이라고 전제한 뒤, “다만 보수단체가 개천절 당일 200대의 차량을 동원해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하겠다고 한 집회신고에 대해 경찰이 이를 불허하고 면허 취소까지 하겠다고 공언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따져볼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 대변인은 “감염병 확산 위험과 관련 없는 비대면 시위마저 ‘주요 도시 교통소통’을 이유로 전면 금지 통고하고 ‘법질서 파괴 행위’로 몰아붙이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 제한에서의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면적인 금지에 앞서 일부 제한의 방법을 먼저 사용하고, 부족할 경우 전면금지를 최후의 방법으로 검토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8일 참여연대 역시 ‘경찰의 드라이브스루 집회 원천봉쇄는 과잉대응’이란 제목의 논평을 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경찰이 집회를 원천봉쇄하겠다는 대응 방침은 지나치다”며 “사람 사이의 물리적 거리가 확보되고 접촉이 없는 차량 집회라면 봉쇄할 일이 아니다”란 의견을 냈다. 

헌데 의아하다. 과연 ‘드라이브 스루’ 집회와 1000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개최하겠다고 공공연히 주장해온 ‘8·15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일반 집회를 무 자르듯 분리할 수 있는 문제인지 말이다. 8.15 비대위는 지난 8.15 집회를 주도한 단체다. 

8.15 비대위 역시 경찰의 옥외집회 금지처분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낸 상태다. 이와 관련, 지난 24일 최인식 8·15 비대위 사무총장은 “헌법상 집회는 금지할 수 없게 돼 있다. 집회를 제한하더라도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수칙을 준수하도록 안내해야지, 아예 금지하는 것은 독재 국가로 가는 행태”라면서 “저승 끝까지라도 가서 집회를 강행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핵심은 여기에 있다. 

   
▲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지난 8일 낮 12시까지 집계한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관련 접촉자에서 4명이 추가 확진돼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총 1167명이다. 서울 도심 집회와 관련해서는 7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539명이다. <그래픽 제공=뉴시스>

유럽의 생존권 시위와 비교해 보라 

영국도, 프랑스도 ‘노마스크’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다. 유럽 전역에 코로나19 2차 유행으로 인해 연일 확진자가 수 천 명씩 늘어나는 가운데 ‘우리는 동의하지 않는다’(We Do Not Consent)는 구호를 내세운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각국의 반대 시위 양상은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동일한 것은 각국 정부의 ‘록다운’ 조치에 상응하는 제한조치가 과도하다거나 시민들의 경제활동을 지나치게 규제한다는 생존에 대한 호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개천절 광화문 집회가 어디 그러한가. 8.15 집회에서 경험하지 않았는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 단계 조치로 전 국민이 고통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국민들이 납득하기 힘든 정치 구호만 난무하는 집회가 될 것임이 불을 보듯 빤하지 않은가. 

“그러니까 그 집회 그것이 만약에 정말 (준법이) 이루어 진다라고 한다면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요. 지난번 8. 15 광화문 집회의 예를 들어 보면 당시에 동아면세점 앞에 100명 집회 신고를 했습니다. 그러고 실제로는 수천명이 참가하지 않았습니까? 그 말이 과연 믿을만 한 것인가에 대해서 의문이 있고요. 

두 번째로는 조금 아까 총장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뭐 준비나 해산과정에서, 물론 그거는 집회는 아니죠. 준비나 해산과정에서의 모임 등 그다음에 통제를 실제로 우리가 통제를 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주최를 집회 신고한 주최측에서도 이런 것에 대해서는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하는 걸 조금 아까 말씀을 하셨지 않으셨습니까?”

최명진 사무총장과 같은 방송에 출연한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장이다. 맞다. 과연 개천절 집회에 과연 1000명이 모이는데 그칠 것인지, 실제로 자기 통제가 될 것인지 의문이다. 지금도 극우보수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개천절 집회 참가 독려가 이어지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경찰이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전면 허용하면 어찌될까. 8.15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8.15 비대위’가 개최하는 집회에 참가해도 무방하다는 일종의 메시지를 던져주는 꼴 아니겠는가. 8.15 집회의 재앙이 반복됐을 때, 반년이 넘도록 몸과 영혼을 바쳐 방역 일선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맡고 있는 현장 근무자들은 어찌하겠는가.  

헌법의 기본권은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다만, 오로지 코로나19 방역을 십분 감안, 정부와 경찰이 강경 대응하는 것 역시 상식적인 선에서 판단할 때다. 무엇보다 적지 않은 국민들이  추석 귀성길을 포기하는 코로나19 비상 상황에서 ‘8.15 비대위’ 집회가 그다지도 긴급한 사안인지 따져 물을 때다. 서울행정법원의 현명한 판결을 기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25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인플루엔자 백신 수급 관련 상황을 브리핑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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