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동 화백에 대한 가짜미투 의혹’을 제기한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가 12일 징계위에 회부되자, 온라인상에서 강 기자의 징계를 반대하는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의 징계를 반대하는 언론인-지식인-시민사회 일동’은 “미투 관련 의혹 보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기자가 징계를 당하는 것은 ‘진실 추구’라는 언론의 대원칙이 흔들리는 중대 사건”이라며 경향에 신중한 결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경향신문 독립언론실천위원회(위원장 유희곤)는 ▶성범죄보도준칙을 어긴 점 ▶기사를 편집국 보고 없이 출고한 점 ▶ 보도 이후 유튜브 등에 출연해 경향신문 구성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했다는 등의 이유로 강진구 기자의 징계위 회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진구 기자 징계반대를 요구하는 이들은 “박재동 화백 관련 사건은 ‘성범죄 사건’이 아니”라며 “박재동 화백은 피해 주장과 관련해 형사 재판에 회부된 바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경향신문이 강 기자를 성범죄보도준칙 위반을 이유로 징계하기 위해서는 해당 사건이 성범죄로 의심의 여지없이 결론이 난 상태여야만 한다”며 “따라서 강진구 기자의 징계는 물론, 그가 성범죄보도준칙에 따라 징계위에 회부되는 것 자체가 합당한 처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또 “‘피해자 중심주의’가 취재 및 보도 과정에서 무비판적으로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현재 페미니즘 사회 내부에서조차 피해자 중심주의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를 두고 논쟁이 분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언론과 언론인에게 페미니즘은 해석의 대상이지 맹신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며 “세계 어느 문명국에서도 취재 과정에서 사실을 체크해나가며 진실에 다다르는 언론의 정당한 활동을 ‘2차가해’라 경원시하는 곳은 없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경향신문이 “오랜 시간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복무해온 대한민국의 대표적 언론”임을 강조, “만일 강진구 기자에 대해 섣부른 징계에 돌입한다면, 경향신문에 대한 시민사회의 신뢰는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것”이라 경고하며 강 기자에 대한 징계위원회 소집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 지난 3일 고발뉴스TV 'TV기자협회'에 출연한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

한편, 강진구 기자는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징계위 진술요지를 미리 공개한 바 있다.

먼저 그는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의심됨에도 무조건 피해자 입장에서만 기사를 작성하라는 성범죄보도준칙은 헌법상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이를 근거로 한 징계는 그 자체로 위법 부당하다”고 했다.

특히 “본 사건은 2년간 취재를 해왔고 관련 기록들이 다 남아 있다”며 “그대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슬쩍 흘려준 한마디 듣고 기사 쓰는 사람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강진구 기자는 “경향신문의 명예를 실추시킨 사람이 과연 누구냐”고 반문하며 “참고로 이번에 징계를 요구한 독실위원장은 조국 사태 때 가장 많이 1면 단독보도를 한 그 후배분”이라고 적었다.

강 기자는 10일 또 다른 SNS 글을 통해 “이 사태 직후 노조와 편집국에 후배들에게 직접 제 의견을 전할 기회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외면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