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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여전히 역사적 과제로 방치.. 재점검 지점은?[기고] 한국전쟁 당시 미 공군의 북한 지역 화염 공격의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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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 언론사회학 박사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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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26  12:35:05
수정 2020.06.26  14:3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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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제70주년 행사에 참석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한국전쟁 70주년’인 25일 현재 한반도는 전쟁을 일시 중단하고 적대 또는 무력행위를 일시적으로 정지한 정전상태다. 한반도는 정전협정이 유지되면서 평화협정이 언제 어떻게 맺어질지 가능성조차 보이지 않는 상태다. 이 전쟁은 승패가 가려지지 않으면서 그 전쟁의 책임이나 보·배상 문제 등은 전면 보류된 상태다. 이 전쟁은 여전히 논란이 많아 앞으로 여러 각도에서 점검되어야 하고 그에 따른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역사적 과제로 방치되어 있다. 한국전쟁은 2차 대전과 태평양전쟁부터 본격화된, 민간인을 군인과 가리지 않는 전면전 형태로 전개되면서 피해가 컸다는 점에서 이 부분을 살필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향후 한반도에서 전쟁은 절대 안 된다는 지상명제를 모두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전쟁은 미국이 1945년 세계 2차 대전 종전이후 승리하지 않고 휴전했던 최초의 전쟁이라고 하지만 당시 북한의 도시들이 입은 공습피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일본 도시가 공습으로 입은 피해보다 더 심각했다. 미 공군은 한국전쟁 3년 동안 평양 등 북한의 주요 도시들 대부분을 네이팜탄과 소이탄 등을 투하해 철저히 파괴했다. (☞가디언 관련기사-브루스 커밍스 칼럼)미 공군의 B-29 폭격기 등은 1950-1953년 한국 전쟁 기간 동안 북한 전역의 대 중 소도시를 폭격해 모든 건물의 85%를 파괴했고 주요 댐도 파괴해 주민들을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게 만들었다.

극동공군(FEAF) 소속 폭격기들은 한국 전쟁 개전 초 전쟁 수행에 긴요한 산업 시설이나 철도와 같은 교통 통신 수단 등에 대해 정밀폭격을 실시했다고 했지만 실제 거의 무차별적인 폭격이 이뤄졌다. 정밀폭격은, 2차 대전 당시 독일과 유럽에서 융단폭격으로 일컬어지는 식으로 야만적인 폭격이 광범위하게 실시되어 대규모의 민간인 살상 등이 초래되자 비도덕적이고 비생산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미 공군이 채택한 공격 원칙은 정밀폭격이었다. 이 원칙은 중공군 참전이전 까지 유효했다고 하지만 북한의 군수시설 등이 인구밀도가 높은 주요 도시에 세워져 있어 미군 폭격 시 많은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중공군 참전이후에는 이 원칙이 실질적으로 폐기되었다.

1950년 11월 맥아더 사령관은 강계, 신의주와 수 개의 작은 도회지를 화염 공격하는 방안에 동의했다. 그 당시 북한의 모든 도시와 부락, 공장, 건물, 통신 시설 등은 파괴하라는 명령을 미 공군은 하달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따라 11월 5일 22대의 B-29가 출동해 강계에 출동해 이 도시의 75%를 파괴했고 그 후에도 여러 도시에 대한 공격이 실시됐다. 1951년 8월 한 종군기자는 ‘압록강과 평양 사이는 철저히 파괴되어 도회지는 보이지 않았다. 사람이 살았던 곳은 철저히 파괴되고 굴뚝만 남아 있어서 마치 달나라를 여행하는 것 같았다’라고 썼다. 종전 당시 북한의 22개 주요 도시는 대부분 60 – 95% 정도 파괴된 것으로 미 공군은 평가했다. 맥아더는 중공군이 참전하자 중국과 북한의 접경인 만주 부근에 34개의 핵폭탄을 투하해 최소 60년 동안 북한의 남침이 불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미 정부에 요구하다가 경질되었다.

1953년 5월 미군 폭격기들은 정전협정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북한 지역에 있는 수력발전 시설이나 관개용 댐을 공격해 농지에 홍수가 나거나 작물을 파괴했다. 특히 독산댐, 자산댐, 구원가댐, 남시댐 등을 공격해 수 백 만 명의 북한 주민이 굶주리게 만들었다. 북한에 대한 화염 폭격을 멈출 즈음에는 미군 폭격기들이 목표물을 찾기 어려워 개천에 놓인 작은 다리를 폭격하거나 바다에 폭탄을 버리기도 했다.

미 공군은 한국전쟁에서 32,557t의 네이팜탄을 포함해 모두 635,000t의 폭탄을 투하했다. 이는 미국이 2차 대전 당시 유럽에 1백 6만t을, 태평양전쟁 때 일본에 투하한 16만t을 포함해 총 50만t을 투하한 것과 비교된다. 참고로 미국이 참전해 폭탄을 가장 많이 투하했던 국가는 캄보디아 50만t, 라오스 2백만t, 남부 베트남 4백만t이었다.

한국전쟁 중 남한 민간인 피해는 모두 990,968 만 명으로 이 가운데 37.7%인 373,599 명이 사망했다. 북한에서 발생한 민간인 피해는 1백50만 명인데 북한 당국은 사망자를 별도로 밝힌 바가 없다. 그러나 미 국방부 등이 추정한 북한군 사망자는 21만 – 31만 명이다. (Bethany Lacina and Nils Petter Gleditsch, 2005. ―Monitoring Trends in Global Combat: A New Dataset of Battle Deaths.‖ European Journal of Population: 21(2–3): 145–166. Korean data available at "The PRIO Battle Deaths Dataset, 1946-2008, Version 3.0," pp. 359–362.)

   
▲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전사자 명비 앞. <사진제공=뉴시스>

일부 국제기구나 전문가들은 미국이 1950- 1953년까지의 한국전쟁 때 실시한 북한 지역에 대한 화염공습으로 북한 민간인 99만 5천 명(최저 64만 5천 – 150만 명)이 사망했으며, 이는 세계 전사에서 가장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초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관련기사 원문 바로가기)

북한 민간인 사망자를 99만 5천 명으로 추정할 경우에도 세계 주요 전쟁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를 능가한다. 즉 2차 대전 당시 독일에 대해 연합군이 실시한 화염공습으로 민간인 40만 – 60만 명이, 일본에 대한 화염공습과 핵무기 투하로 33만 – 90만 명이 각각 사망했다. 미국은 1945년 3월 9-10일 도쿄에 화영공습을 실시해 민간인 10만 명이 죽고 1백 만 명의 가옥을 불태웠다. 또한 인도차이나에서 1964 – 1973 년 동안 실시된 여러 작전으로 발생한 민간인 사망자는 12만 1천 – 36만 1천 명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와 같은 여러 지역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망자 수는 그 비극이 발생할 당시 전체 인구와 비교하면 북한 경우가 가장 심각했다. 즉 북한은 1950년 당시 전체 인구가 970만 명이었고 2차 대전 종전 당시 독일 전체 인구는 6천 5백 만 명, 일본은 7천 2백 만 명이었다.

미 공군이 북한 지역에 실시한 화염공습은 2차 대전 당시 유럽과 일본에서 자행된 방식이다. 단 20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행해지는 공습으로 전체 도시가 약 1500–2000°C의 고온 속에 불타는 화재폭풍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즉 강력한 폭약으로 건물을 파괴하고 네이팜탄과 다른 소이탄으로 거대한 화염을 일으켜 소방관들이 불길을 진화하지 못하도록 질식시키는 방식이다.

그러나 2차 대전 종전 후 화염공습 방식이 민간인에게도 사용되는 것은 군사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전후 활용 가능한 자원을 불태워 비생산적이고 세계 보편적 개념인 도덕률에 반하는 것이란 비판을 받았다.

전쟁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2차 대전이후에는 잠시 부각되었고 한국 전쟁 발발 초기에 미국은 민간인도 살상하는 전면전 형태인 화염공격을 금지했었지만 개전 5개월 만에 중공군이 참전해 미군 등이 철수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이를 번복했다. 미 공군은 북한 지역에서 군대, 보급, 군수공장과 통신 시설, 은신처로 사용 가능한 모든 건물을 포함한 모든 목표물을 파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미국은 2차 대전 종전 후 독일에 대한 화염공습에 대해서는 1천 명에 달하는 조사단을 현지 파견에 정밀 조사해 미국의 독일 현지 공장 피해 등에는 배상을 했지만 일본과 북한 지역에 실시한 동일한 공습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사 등을 실시하지 않았다.

미국의 역사학자 브루스 커밍스는 미국이 타 민족에게 가한 가장 극단적인 폭력의 하나이면서 미국인들이 그 사실을 거의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군은 1958 – 1990년 까지 남한에 수 백 개의 핵폭탄을 배치하고 북한의 침공 초기에 사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두었다. 북한이 한국전쟁에서 겪은 공습에 대한 피해와 공포는 결국 북한이 핵보유를 시도한 원인의 하나가 되었다는 식의 견해도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 위스콘신주 마리네트에 있는 핀칸티에리 마리네트 조선소를 선거 유세차 방문해 연설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미국 대통령 등이 북한 선제공격을 위협하는 발언을 하면서 한반도에서 전쟁 수행 권을 미국이 갖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한반도의 특성 상 남북한 주민들이 엄청난 인명 피해를 입을 가능성을 고려할 때 대단히 부적절한 일이다. 남한 주민 5천 만 명, 북한 2천 5백 만 명이 엄청난 인명 피해를 입을 가능성을 상정한다면 감히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되고 한미동맹 관계가 엄존한다 해도 한국 정부가 그런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안전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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