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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일 부탁한다”던 故 김관홍 잠수사 4주기, 박주민의 아쉬움[하성태의 와이드뷰] 그리고 177명 국회의원이 분발해야 하는 이유
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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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18  14:17:02
수정 2020.06.18  17: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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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 번 들어가야 하는 현장을 대여섯 번씩 들어가고 그랬어요. 다른 잠수사들이 저한테 그렇게 말을 해요. 왜 그렇게 일을 하느냐고. 아니 사람이 없는데 그럼 어떡할 거야. 진짜 중요한 건, 살릴 수 있었던 아이들을 살렸으면 우리 같은 사람들이 있을 필요가 없었는데, 제대로 구할 수만 있었으면. 근데 그 누구도 구하진 않고 상황(만) 보고, 보고, 보고.”

화면 속 김관홍 잠수사는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기생충>과 함께 올해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한국 최초로 단편영화 부문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다큐멘터리 영화 <부재의 기억>은 이렇게 생전 김관홍 잠수사의 입을 빌려 세월호 유족들의 아픔과 살아남은 생존자의 분노,  더불어 참사를 잊지 못하고 잊을 수도 없었던 잠수사들의 트라우마까지 폭넓게 담아낸 작품이었다. 

   
▲ 이승준 감독의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의 한 장면 <이미지 출처='부재의 기억' 영상 캡처>

단편 이란 한계 속에서도 구조 자체를 포기해버렸던 정부와 해경의 무능을, 아이들을 누가 죽였는가하는 책임 소재를 명확히 짚는 이 작품은 고 김관홍 잠수사의 목소리를 빌려 정부가, 한국사회가 여전히 만족시키지 못하는 유족들과 피해자들의 분노와 아픔을 전하고 있었다. 국회 진상 조사 자리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 잠수사의 일성을 빌려서 말이다.   

그렇게 “뒷일을 부탁합니다”라며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던 ‘세월호 의인’ 고 김관홍 잠수사. 그는 세월호 참사 당시 무리한 잠수로 인해 목·허리 디스크, 왼쪽 허벅지 마비 증상 등 후유증과 심리적 트라우마, 생활고란 삼중고에 시달리다 결국 2016년 6월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그의 4주기 기일이었던 17일, ‘세월호 변호사’로 국회에 입성했던 박주민 최고위원 역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은 세월호 참사 때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등을 위해 많은 애를 쓰셨으나 이후 우리 사회의 차가운 시선에 힘들어했던 故 김관홍 잠수사의 4주기”라며 김 잠수사를 기억하고 있었다. 

김관홍법 통과가 전부가 아니다 

“사회적인 재난이나 참사가 발생했을 때 자발적으로 자신을 희생하며 남을 돕기 위해 나선 故 김관홍 잠수사 같은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유지되어 올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힘들어하는 지금도 그렇다. 보고 싶은 가족의 얼굴도 제대로 못 보고 감염의 위험 속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시는 많은 분들의 노력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김 잠수사를 기린 박 최고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해 대구에 파견됐던 의료진의 수당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는 논란도 있었다”며 “21대 국회에서는 각종 재난과 참사의 현장에서 타인을 위해 자발적으로 희생하셨던 분들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마련을 위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과 참사를 겪은 희생자 가족들을 포함한 피해자들 대한 권익 보호는 물론 심리적 트라우마까지도 세심히 챙겨야 한다는 사회적 논의가 일었다. 하지만 실제 법적으로 이들을 구제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란 문제제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던 것도 사실이다. 

박 최고위원은 그 연장선상에서 코로나19 상황을 재난에 포함시켜 대구에 파견된 의료진들의 권익을 언급한 것이다. 이와 관련, 20대 국회 본회의 마지막 날이던 지난달 20일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 된지 4년 만에 통과됐다. 

일명 ‘김관홍 법’이라 불리는 이 개정안은 현행법으로 구제 받지 못하고 있는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및 수습활동에 나섰다가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민간 잠수사도 보상 대상으로 규정하고, 보상 지급대상 또한 구체적으로 유족 혹은 해당 대상자라 명시했다. 

“처음 발의하는 과정을 김관홍 잠수사와 같이 했다. 성안을 한 뒤에 법제실에서 검토를 받던 상황에서 김 잠수사가 돌아가셨다. 과정, 내용 모두 다 김 잠수사의 손길이 닿아 있는 법안이다.” (박주민 최고위원)

   
▲ <이미지 출처=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이 ‘김관홍법’의 발의부터 통과까지를 주도한 박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열린 ‘고 김관홍 잠수사 4주기 추모문화제 기억과 약속’ 토크콘서트에 참석, 법안 통과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박 최고위원은 발의 후 최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통과하는데 1년 6개월, 법제사법위원회로 가기까지 2년 2개월이 걸리면서 애초 법안의 취지나 실제 내용이 후퇴한 것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었다. 
     
“그 기간 동안 법안 내용 대부분이 수정되거나 삭제됐다. 마지막에 남은 부분은 민간 잠수사들이 못 받은 보상에 대해 보상심위원회가 심사해서 보상하는 정도만 남았다. 원래는 완치까지 치료지원이나 참사 당시 단원고 재학생들, 즉 정신적 고통을 당한 희생자들의 후배들까지 피해자의 범위를 넓히는 등 여러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헌데 결국 다 빠지고 민간 잠수사들이 기존에 받은 보상을 제외한 보상을 받는 내용만 남게 됐다.” (박 최고위원)

김관홍법 개정 포함된 국회의원 177명의 약속 

“세월호 특별법이 진상규명 특별법, 지원특별법 등 4개가 있다. 가족들이 손을 안 댄 특별법이 바로 이 지원특별법이다. 만들어질 때만 해도 (유가족들이) 진상규명 밖에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내용 조차 파악을 못하고 있었다. 

20대 국회가 돼서야 지원특별법을 개정을 해 달라고 요청했고, 그 당시에 민간 잠수사들과 도와준 자원봉사자들까지(지원에 넣게 됐다). 발의된 지 4년이 가까이 된 법이라, 그 후에 상황을 넣지 못했다. 정신적 트라우마가 엄청난데, 이 부분을 법에 담지 못했다. 21대(국회_에서 재개정에 들어갈 것이다.”

이날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장훈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설명이다. 결국 시간이 문제다. 4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애초 취지는 뼈대만 남았고, 피해자들의 정신적 트라우마 등 현재적이고 실질적인 구제 내용은 많이 빠지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정부 재정을 의식, 지극히 보편적인 보상이나 구제만 고려되는 것 문제로 지적됐다.   

“국회에서 법을 만들 때 보편적인 것만 생각해서 법을 만든다. 김관홍법은 통과됐지만, (잠수사들이) 피해자로 구해 받지 못했다. 도와준 분들이 몸에 상처를 입으면 그에 대한 보상을 해주겠다는 거지, 실제 피해자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아직까지도 국회 내에서 2차 피해에 대한 인식이 없는 거다. 

정부가 나 몰라라 하는데, 법을 만들려면 또 태클이 들어온다. 특별법인데도 보편적인 법의 논리를 앞세우니 갈수록 위력이 떨어진다. 21대 국회에는 법의 취지를 살려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2차 피해에 관해서 강력하게 구제할 수 있는 지원특별법이 됐으면 한다.” (장훈 운영위원장)

“뒷일을 부탁한다”며 떠난 김관홍 잠수사의 유지를 지키는 일이 이렇게나 녹록지 않다. 그럼에도 그 ‘뒷일’을 마무리하는 일은 계속돼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과 직결돼 있기에. 향후에도 같은 참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1. 4.16 세월호 참사 관련 대통령 기록물 공개 
2. 4.16 세월호 참사 등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조사 기간/인력 보장
3. 김관홍법 입법: 민간 잠수사, 희생 기간제 교사 등 피해지원j
4. 중대안전사고 시 국가책임, 피해자 권리 등 국민안전권 법제화
5. 희생자 두 번 죽이기(피해자 불법사찰, 혐오모독 등) 처벌 규정 강화

18일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총선 전 모든 후보자들에게 요구했던 세월호 참사 5대 정책과제를 21대 국회의원 177명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들 단체는 4.15 초언 전 후보자 전원에게 이 정책과제에 대한 약속을 요구했고, 이 중 약속에 응한 당선자는 총 177명이었다. 물론 이 정책과제에 김관홍법 개정안도 포함돼 있다. 이렇게 김관홍 잠수사가 당부한 ‘뒷일’이 계속되는 중이다. 21대 국회의 분발이 필요해 보인다.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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