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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말 권성민 카카오M PD가 <서울에 내 방 하나>라는 에세이집을 출간했다. <서울에 내 방 하나>는 천안 출신인 권 PD가 서울에 있는 대학을 진학하여 가족으로부터 독립하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서술했다.
책 출간 소회와 함께 책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듣고자 지난 10일 서울 상암동의 한 커피숍에서 <서울에 내 방 하나>를 쓴 권성민 PD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권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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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성민 카카오M PD <사진=이영광 기자> |
“처음 기획안은 ‘꼰대’였지만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으로 방향 잡아”
- 지난달 25일 <서울에 내 방 하나>라는 에세이집을 출간하셨잖아요, 출간한 소회가 있을 거 같아요?
“<서울에 내 방 하나>는 제가 두 번째 책이에요. 물론 첫 번째 책이 나왔을 때 되게 신기하고 특별한 기분이었지만 그건 여기저기 기고했던 글을 엮어서 낸 책이라서 새로 쓴 책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두 번째 이번에 나온 책은 출판사에서 저한테 이런 책을 내면 좋겠다고 기획안을 먼저 주시고 그 기획안대로 온전히 한 권을 책을 써냈다는 생각이 좀 들어서 특별한 기분이 들고요. 또 한 가지는 제가 가족으로부터 독립해 서울에서 혼자 생활 등을 해결하면서 살기 시작하고 이렇게 자립해온 내용들이잖아요. 책을 쓸 때까지 계속 그런 생활 중이었는데 제가 책 원고를 다 넘기고 나서 만나던 친구에게 프러포즈했어요. 그래서 책 나오기 전에 결혼도 했거든요. 그래서 저에겐 이 책에 담겨져 있는 내용이 제가 서울에 혼자 자립해서 결혼하기까지 시간을 담은 글이라 저에게는 청춘의 한 장을 마무리 짓는 느낌도 있고 그런 소회가 들었습니다.”
- 2주 지났는데 반응은 어떤 거 같아요.
“보통 출판계에서 그런 얘기를 많이 하거든요. 책은 출간된 지 2주 안에 결판이 난대요. 그래서 저도 좀 마음에 조바심이 좀 있었는데 해냄 출판사에서 그런 얘기하시더라고요. 앞에 코로나 때문에 출간을 미뤄놓았던 스타작가 책이 지금 나오고 있어서 우리가 처음부터 두각을 드러내기에는 급한 마음이 있는 거 같다는 거죠.
또 말씀드린 거처럼 2주 안에 결판나야 하니까 출간 전부터 홍보하고 첫 주에 인터뷰하거든요. 근데 이번에 해냄 출판사 보니까 처음 인터뷰한 거도 책 나온 지 열흘 즈음이에요. 길게 보고 저희가 볼 때는 책 내용이 좋으니까 천천히 사람들한테 알려지고 인정받으면 길게 오랫동안 꾸준히 팔리는 책이 될 거라고 하셨어요. 지금 2주 됐는데 여기저기서 재밌게 읽었다는 분들도 많이 있고 중앙일보에서 어떤 논설위원이 칼럼에 제 책을 인용하시면서 ‘구태의연하지 않은 글쓰기다’라고 해주셨더라고요. 글을 쓰는 걸 업으로 삼는 사람이 구태의연하지 않은 글쓰기라고 언급을 해 준 게 인상적이었어요.”
- 원고를 결혼 전에 넘겼다고 하셨잖아요. 5개월 정도 걸린 건데 혹시 코로나 영향인지 아니면 시간이 좀 걸리나요?
“결혼 전 원고를 넘겨서 결혼식에 마지막 쳅터에 보면 결혼이 어떤 의미인가를 쓴 캡쳐가 있어요. 해냄 출판사에서 그 글이 좋다고 제 결혼식 때 그 쳅터만 소책자로 만들어서 홍보물처럼 비치를 해주셨어요. 하객들이 와서 그걸 읽으면 결혼식에 대한 감회도 다를 것 같고 그렇게 해 주셨을 정도로 결혼 전에 모든 원고가 끝났죠.
그러나 보니까 보통 초고를 완전히 다 넘기면 교정 교열을 하잖아요. 그 과정이 2개월 정도 걸리는 거 같고요. 디자인도 하고 삽화도 맡기고 그런 과정들이 있고 그걸 엄청 급하게 하면 제가 알기로는 한두 달 안에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거 같은데 말씀하신 코로나도 있었고 코로나처럼 사회적 큰 이슈가 생기면 책을 안 본대요. 코로나 때문에 북토크나 이런 거 좀 하기 힘들 거 같아서 이게 조금 진정되길 기다려보자고 했는데 진정될 기미가 안 보여서 너무 늦어지기 전 출간 하자고 해서 5월에 나온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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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 출처=해냄출판사 페이스북> |
- 그럼 북토크 같은 거도 계획이 있나요?
“다른 행사들도 어쨌든 사회적 거리두기를 좀 유지하면서 행사장 간격을 넓게 해서 하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안 그래도 개인적으로 북토크 안 하냐고 댓글 다시는 분 있어서 아마 저희도 원하시는 분들 좀 있으면 공간이 확보된 곳에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출간하게 된 계기는 제의가 온 거잖아요. 제의가 왔을 때 어땠어요?
“전 어쨌든 글 쓰는 거를 취미로 계속하고 있고 글을 쓰는 게 저에게 되게 즐거운 일이고 앞으로도 계속 글 쓰면서 살 거 같은데 해냄이라는 되게 좋은 책들을 많이 내주신 출판사에서 제 글을 보고 같이 책 작업 하자고 제안했다는 건 제 글을 좋게 마셨다는 거니까 너무 감사했죠. 제가 책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이게 책으로 엮일 만큼 가치가 있는 글인가라고 저한테 물어봤으면 자신이 없거든요. 근데 그렇게 전통이 있는 출판사에서 제 글을 책으로 엮고 싶다고 얘기해 주시는 거는 그분들이 보기에 이게 책으로 엮을 만한 가치가 있는 글이라니까 그렇게 인정을 받았다 하는 거는 감사한 얘기죠.”
- 처음 어디부터 시작하셨어요?
“저는 제가 독자로서 책을 읽을 때는 이 저자가 감독이자 배우로 생각했는데 제가 책 작업을 해 보니까 저자는 배우예요. 출판사가 감독이에요. 출판사가 저한테 ‘이런 방향으로 좀 글이 써 주면 좋겠어요’라고 저한테 디렉션을 주시면 제가 그 얘기를 듣고 마치 배우가 연기를 하듯이 저도 그 제 얘기를 글로 써내는 거 같아요. 그래서 온전히 저자가 다 모든 걸 결정해서 쓴다기보다는 출판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율하면서 작업을 하는 거 같아요.
원래 출판사에서 저한테 보여줬던 기획안은 ‘꼰대’였어요 그래서 저는 ‘꼰대라면 부정적인 어른에 대한 얘기인데 그런 글을 쓰기엔 내가 부담스럽다. 그러면 어른에 대한 얘기를 쓸 거면 좋은 어른은 어떤 거고 다들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에 있는 건데 그런 과정에 대해 써보면 어떨까’란 식으로 출판사가 제안하신 것과 제가 잘 쓸 수 있는 글을 같이 맞춰가는 과정들부터 시작하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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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에 내 방 하나> 책 표지 |
- 원래 글 쓰는 거 좋아하셨어요?
“저는 글 쓰는 걸 습관처럼 취미처럼 계속하는 거 같아요. 왜냐면 일단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하는데 그거를 기록하지 않으면 사실 머릿속에서 그냥 다 사라지는 거 같고 제가 느낀 어떤 감정들 아니면 어떤 사회현상을 봤을 때 느끼는 생각들이 있을 때 이거를 그냥 머릿속으로가 생각하면 머릿속에서 돌다가 사라지는데 글로 기록하는 연습을 하면 정리도 한번 되고 ‘아, 내가 생각했던 게 이러이러한 내용이 없구나’라고 구체적으로 스스로 정리해보는 시간도 돼요.”
- 그럼 메모를 자주 하겠네요?
“사실 전 메모를 자주 하기보다는 무슨 생각이 나면 페북 창부터 켭니다. 페북 창에서 그냥 이렇게 손을 가는 대로 쭉 쓰다가 나중에 조금 고치기도 하고 그런 거 같은데 메모하기 보다는 기본적으로 그냥 바로 글을 쓰는 거 같아요.”
- SNS 글은 공개를 전제로 하는 글이잖아요. 아무래도 알려진 PD다 보니 부담 없으세요?
“그런 부담을 전세로 글을 쓰는 게 더 글쓰기에 건강한 거 같아요. 혼자만 보는 글을 쓰면 사실은 너무 솔직하고 그러다 보니까 그냥 막 하다 보니까 정리도 좀 잘 안 되고 그런데 글 쓸 때 SNS 때처럼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글 쓴다고 생각을 하면 저도 쓰면서 조금 더 누군가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정리하는 연습하게 되니까 조금 더 생각들을 제가 좀 다듬게 되고 그러면서 스스로도 논리를 만드는 거죠. 왜냐면 나 혼자만 보는 글을 쓸 경우 누굴 설득할 필요도 없고 알아듣게 할 필요도 없잖아요. 그럼 막 쓰는 데 그렇게 쓰면 도움 안 되는 거 같아요.”
- 제목이 ‘서울에 내 방 하나’인데 어떤 의미인가요?
“그건 책에 들어가 있는 꼭지들의 소제목 중 하난데요. 그런 거 같아요. 이게 가족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는 거죠. 제가 천안 출신인데 천안에 살았으면 가족들이랑 같이 살았을 거 아니에요. 근데 제가 서울에 와서 살다 보니 가족들로부터 독립을 하게 되죠. 그리고 저처럼 가족들이랑 독립하고 서울에 와서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집이 아니라 방 하나에서 살거든요. 넓고 치열한 서울에서 정말 내가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방 하나에 있다는 게 사실 저희가 서울에서 자립하고 어른이 되는 아주 소중한 근거지 같은 곳인데 그 말이 주는 여러 가지 사람들에게 주는 감정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 책 초반 PD님 동생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PD님 결혼할 때 동생 독립하는 데 이것저것 물어본다며 PD님 처음 왔을 땐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는 거죠. 서울 처음 올라왔을 때 어떠셨어요?
“저는 처음에 대학 합격하고 서울에 올라올 때 부모님이 지원해 주신 것도 없었고 그냥 제가 벌어서 모은 돈으로 했죠. 솔직히 서울 왔을 땐 설렜어요. 왜냐면 학교도 되게 크고 예쁘고 방송에서 보던 신촌이니 명동이니 이런 데를 안 가봤는데 다 가볼 수 있고 전 책도 좋아하는데 서울에는 큰 서점들도 많고 미술관 또 예술 영화 상영하는 극장도 있고 연극을 하는 소극장 등 이런 게 다 서울에 있잖아요. 서울에 그런 게 많다는 것 때문에 사실 처음 서울에 올랐을 때는 그런 게 너무 설레고 좋았고 그러니까 이제 사실은 낮에 학교에서 시간 보내고 와 여기 잘 갔다가 밤늦게 조그마한 방에 들어오면 그건 밤에 잠만 자니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거 같아요.”
- 대학 생활은 어떠셨어요?
“일단 저는 공부를 되게 좋아했고요. 그래서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게 너무 즐거운 사람이었고 반면에 저는 돈도 별로 없어서 멋을 부릴 줄도 몰랐고요. 지방 공립학교 출신이라서 뭐가 유행이고 뭐가 잘 나가고 뭐 이런 것도 몰랐어요. 제가 연세대 나왔는데 연세대 신방과 학생들이 엄청 화려해요. 연예인 같아요. 엄청 다들 멋있고 세련되었지만 약간 나는 좀 촌스럽고 고리타분한 대학생이라 저 친구들이 날 별로 안 좋아할 거라는 자격지심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대학 생활이 친구들하고 어울리고 이런 거는 전혀 할 줄 몰랐고 그냥 공부가 좋아서 공부했어요.”
- 그럼 지금 생각에 아쉽진 않으세요? 대학 생활 추억이 없으니.
“저는 공부가 정말 어쩔 수 없어서 한 게 아니라 정말 재미있었고 대학교 강의실에서 공부하고 내가 열심히 연구한 거에 대해서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고 교수님들이랑 뭐 그런 거에 대해서 얘기한 것도 되게 좋은 대학 생활의 추억이어서 그리고 공강 시간 잔디밭에 누워 낮잠 자고 도서관에서 밤새고 뭐 이런 것들도 저한테는 되게 소중한 대학 생활은 추억이죠. 물론 연대 나왔는데 연고전 못 가본 건 가볼 걸 그랬나 하지만 술 마시고 시끌벅적 하는 걸 좋아하지도 않아서 아쉽거나 후회는 없습니다.”
- 아웃 사이더였던 거 같던데.
“방금도 말씀드렸던 거처럼 사람들이랑 시끌벅적하게 어울리는 걸 좋아하지도 않고 혼자서 책 보고 혼자서 이렇게 글 쓰고 이런 걸 좋아했어서 소위 말하는 혼자 맨날 혼자 밥 먹고 친구들 별로 없고 그런 아웃사이더라면 맞긴 했는데 스스로 인식할 수 별로 없었던 거 같고 혼자 공부하고 책보고 하는 게 좋기도 했고 바쁘기도 했고요. 왜냐면 장학금도 타야 했고 그러면 공부도 많이 해야 했고요. 정신없이 지내느라 내가 아웃사이더인지 뭔지 인식할 틈도 없었던 거 같아요.”
“어른이란 ‘이런 건 감당해야지’ 스스로를 설득하는 명분”
- 평범하게 사는 게 제일 어렵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거든요. PD님도 평범하진 않았던 거 같은 데 살면서 남의 시건이 될 때는 없었는지 궁금해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절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안 써요. 사실은 사람들은 별로 남에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저에게 관심 없고 다 자기 살기 바쁘기 때문에 신경 쓸 남의 시선이라는 것도 제가 볼 땐 허상인 거 같고 사실 사람들은 다 자기 살기 바쁘고 자기 앞가림하기 정신없기 때문에 서로의 시선을 신경 쓸 정도로 서로에게 큰 관심을 갖고 사는 거 같진 않습니다.
평범하게 사는 게 제일 어렵다는 말도 사실은 평범의 기준이 너무 높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사실은 평범이라는 것도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하나의 기준일 텐데 평범이라는 것도 사람마다 생각하는 기준이 다를 거 아니에요. 그냥 자기가 자기 상태보다 높게 잡으면 힘든 거 같고요. 저는 제가 비교적 평범하게 사는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남의 집에 가서 책장에 꽂힌 책을 보고 이야기를 끄집어낸다는 이야기도 나오던데 어떻게 그렇게 하게 된 거예요?
“제가 책을 좋아하니까 어딜 가든 사실 책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고요. 다른 사람 집에 가도 거기 책이 꽂혀 있으면 무슨 책이 꽂혀 있는지 보게 되고 요즘에 카페 같은 곳에서 이렇게 책을 같이 읽을 수 있도록 북카페처럼 되는 데가 많아요. 그런데 가도 책을 보게 되었는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거 같아요. 여기 책 꽂혀 있는 것 중에서 내가 좋아하고 내가 잘 읽은 책들이 눈에 띄면 ‘어 나도 이 책 좋아하는데 여기 꽂혀있네. 그러면 나는 이 책을 읽고 무슨 생각 했는데 이 사람은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라는 생각하게 되고 아니면 제가 좋아하는 책은 이런 건데 어디에 갔더니 내가 안 읽은 책만 꽂혀 있으면 이 사람이 읽는 책은 나랑 다르네. 그러면 아마 이 사람이 할 수 있는 얘기들도 나와는 다르겠지‘라고 꽂혀있는 책 보여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생각인 거 같아요.”
- 겸손에 대한 내용도 나와요. 제가 생각한 겸손과 달라서 충격이던데.
“저는 어쨌든 기독교인이고 기독교 신앙에서 겸손은 그게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고민 많이 하게 돼요. 저도 저 스스로 교만하지 않고 겸손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을 많이 하는데 그렇게 생각을 하다 보니까 하게 된 생각인 거 같아요. 내가 겸손에 대해서 너무 많이 신경을 쓰는 것만큼이나 교만한 것도 없다는 거죠. 왜냐면 내가 너무 많이 생각하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관심을 갖고 사야 되는 건데 결국에는 관심사가 나한테 너무 집중돼 있다는 것만큼 교만한 것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 많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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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 출처=해냄출판사 페이스북> |
- 책 쓸 때 중점 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글 쓸 때는 ‘뭐 이런 부분을 중점을 둬서 써야지’나 ‘이런 부분을 좀 신경을 써서 써야지’라는 생각 잘 안 하는 것 같고요. 왜냐면 제가 그때그때 생각한 것들을 그냥 글로 옮긴 게 마음이 바쁘니까요. 저는 직업 자체가 엄청 흔한 직업은 아니다 보니까 저와 다른 직업이나 다른 생활 하는 사람들과 너무 괴리감이 느껴질 수 있는 나만 아는 얘기는 하지 않고 조금 더 그래도 많은 사람이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얘기들 위주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많이 했습니다.”
- PD님에게 어른이란 뭔가요?
“명분인 거 같아요. 뭔가가 두렵거나 망설여지거나 도망가고 싶을 때 ‘내가 어른이고 나이가 벌써 서론이 넘었고 나는 어쨌든 내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어른인데 그럼 안 되지. 내가 그래도 어른인데 이런 건 감당할 수 있어야지’로 스스로를 설득하는 명분인 거 같아요.”
- 언제 그런 생각 많이 하세요?
“책임져야 될 것들이 있을 때예요. 어떤 걸 선택한다는 건 제가 그 선택에 대해서 책임을 진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사실 선택한다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니깐 회피하고 싶을 때도 많고 그럴 때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아 그러면 내가 어른인데 이런 걸 도망가면 안 되지’라면서 스스로를 설득하고 싶을 때 그런 생각을 많이 하는 거 같습니다.”
- 이 책을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가 있을 것 같아요.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책도 그렇고 방송 같은 것도 마찬가지고 콘텐츠라는 건 읽는 사람이 메시지를 만드는 거 같아요. 저는 제가 경험한 것을 조금 이야기로 옮겨 만한 것들을 골라내서 하는 방법이라고 한다면 이걸 읽고서 여기서 메시지를 얻어가는 건 사실 독자의 몫인 거 같고요. 그래도 메시지를 얘기하자면 혼자 있고 뭐 혼자서 조금 외롭거나 혼자서 흔들리거나 약해진다고 느꼈을 때 혼자서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고 괜찮다는 거예요. 튼튼하게 사는 길이라는 생각으로 썼는데 메시지는 결국엔 책도 읽는 사람이 만드는 거 같아서 제가 메시지를 뭐라고 이야기하는 건 별로 필요하지 않은 일인 거 같아요.”
이영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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