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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바로잡습니다’ 코너 … 허무한 이유[신문읽기] 조선일보는 ‘잘못된 보도’를 여전히 그냥 잘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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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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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01  10:17:57
수정 2020.06.01  10: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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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보도’ 그냥 넘어가지 않겠습니다… ‘바로잡습니다’ 코너, 오늘부터 2면 배치> 

오늘(1일) 조선일보 1면에 실린 <오직, 팩트>라는 제목의 기사 부제입니다. 조선일보는 “1일부터 〈바로잡습니다〉 코너를 다음과 같은 원칙에 따라 종합면(A2면)에 게재한다”고 밝혔는데 조선일보가 밝힌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바로잡습니다’ 코너 2면에 배치 … 원칙은 좋은데 실천은? 

①오보로 현실을 중대하게 왜곡하거나 타인의 명예에 상처를 입힌 경우 잘못을 바로잡고 사과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보를 낸 경위까지 밝히겠습니다.

②지명·이름·통계 등 사실이 틀리거나, 오·탈자 때문에 사실 전달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는 경우 지면과 인터넷을 통해 정정하겠습니다.

③보도 후 오래 지난 시점에 정정 보도를 게재하는 경우 이유를 밝히겠습니다.

④잘못된 기사가 특정 지역에 배달하는 신문에만 실렸더라도 정정 보도는 모든 지역에 배달하는 신문에 싣겠습니다. 독자는 신뢰하는 언론이 잘못된 보도를 했다는 사실과 언론이 이를 인정했다는 사실을 알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⑤같은 사실에 대해 다른 해석이 있을 수 있습니다. 본지는 객관적·과학적·합리적 시각과 해석을 지지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상대방의 반론을 충실히 보도해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른 견해를 알리겠습니다.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라 토를 달지는 않겠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가 ‘바로잡습니다’ 코너를 신설하겠다는 원칙을 밝힌 첫날, 2면에 실린 ‘바로잡습니다’를 보니 … 뭐라 그럴까. ‘허무 개그’를 본 것 같다고 해야 하나. 그런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일단 오늘(1일) 조선일보 2면에 실린 ‘바로잡습니다’를 한번 보시죠. 

“5월 22일자 A5면 ‘윤미향 국회 진출, 정대협 정신 안맞아’ 기사에서 일부 지역 배달판에 표기된 ‘윤미향 교수’는 ‘윤미향 전 대표’의 잘못이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정정을 하겠다는 태도는 높이(?) 평가하지만 ‘바로 잡을 것’이 과연 이것 외에는 없었을까요. 

적어도 코너 첫날이라면 ‘진정성’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차원에서라도 확실한 오보에 대해 정정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그러면 조선일보에 비판적인 저 같은 사람도 나름 ‘호평’을 내리지 않았을까 –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런 질문이 이어집니다. 

‘조슈아 웡 오보’ … 조선일보는 여전히 인터넷에 ‘단독’을 달고 있다 

제가 봤을 때 ‘정정해야 할 기사들’은 넘쳐 나지만 상징적인 차원에서 지난달 30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단독] 조슈아 웡 “홍콩 민주주의 우려 밝혀준 윤상현에 감사”> 기사는 확실하게 ‘바로잡습니다’에 실었어야 한다고 봅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조선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홍콩의 민주화 투사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사무총장 측은 30일 윤상현 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에게 ‘홍콩 국가 보안법에 대한 입장을 표명해준 데 대해 감사한다’며 ‘윤 전 위원장이 한국 국회에서 유일하게 이번 홍콩 보안법 통과로 인한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공개 우려를 밝혀준 점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윤 전 위원장이 이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 보도 이후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이 윤상현 전 의원과 연락했다는 보도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직접 부인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많은 언론이 이를 기사화했는데요 일부 내용 인용합니다. 

“조슈아 웡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지난달) 31일 트위터를 통해 ‘최근 한국에서 제가 윤상현 국회의원에게 만남을 요청했다는 보도와 제가 윤 의원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저는 윤 의원과 연락을 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 가짜뉴스다’라고 말했다. 이어 ‘홍콩 민주화에 관심 가져주신 마음에는 감사를 표하지만 이런 상황은 저에게 조금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서울경제 6월1일 <조슈아 웡 “윤상현에 연락한 적, 받은 적도 없다, 가짜 뉴스”>

관련 내용은 어제(5월31일) 저녁부터 회자가 됐기 때문에 조선일보가 이를 모를 리는 없습니다. 당사자가 조선일보 보도를 직접 부인하는 상황이라면 정정을 하든지 아니면 입장이라고 밝히든지 해야 할 텐데 조선일보 인터넷 기사는 여전히 ‘단독’이라는 타이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조선일보 입장에선 지면에 실린 기사가 아니기 때문에 ‘정정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기사가 특정 지역에 배달하는 신문에만 실렸더라도 정정 보도는 모든 지역에 배달하는 신문에 싣겠다 △독자는 신뢰하는 언론이 잘못된 보도를 했다는 사실과 언론이 이를 인정했다는 사실을 알 권리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조선일보라면, 저는 당연히(!) 2면 전면을 할애해 ‘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오보’가 나가게 됐는지 독자들에게 오보 경위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조선일보는 ‘잘못된 보도’를 여전히 그냥 잘 넘어가고 있다 

오늘(1일) 조선일보는 “‘잘못된 보도’ 그냥 넘어가지 않겠습니다”고 독자들에게 선언을 했지만, 제가 보기에 조선일보는 여전히 ‘잘못된 보도’를 그냥 잘 넘어가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외부 기관이나 매체의 본지에 대한 일방적 공격과 주장에 대해 자체 검증하고 본지의 입장을 밝히는 보도도 이 코너에 담겠다”고 했는데 우선 조슈아 웡이 조선일보 기사를 가짜뉴스라고 지적한 데 대한 답부터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원칙을 밝히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실천’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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