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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비망록 반박’에 심인보 “1심, 2심 재판부 같은듯 주장”‘무죄 의견’ 대법관들 “2심, ‘한만호 신문’도 없이 1심 뒤집어,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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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일성 기자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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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21  10:22:19
수정 2020.05.21  11: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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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MBC와 ‘뉴스타파’의 ‘한만호 비망록’ 보도에 대해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며 강하게 유감을 표했다. 재판에 증거로 제출돼 유죄 판단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뉴스타파는 사실과 다르다며 검찰이 1심과 2심 재판부가 같은 재판부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비망록이 증거로 제출된 1심은 무죄가 나왔고 비망록을 검토하지 않은 2심은 유죄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보도영상 캡처>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혐의 수사’를 담당했던 수사팀은 20일 대검찰청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MBC와 <뉴스타파>에서 언급한 한만호 전 사장의 소위 비망록이라는 서류는 한명숙 전 총리 재판 과정에서 증거로 제출되어 엄격한 사법적 판단을 받은 문건”이라고 반박했다. 

수사팀은 “비망록을 재판 과정에서 전혀 드러나지 않은 새로운 증거인 것처럼 제시하면서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수사팀은 “법원은 1~3심 재판에서 위 문건을 정식 증거로 채택했고, 대법원에서는 비망록과 다른 증거를 종합하여 한 전 총리에 대해 징역 2년의 유죄를 확정했다”며 “그 과정에서 당시 재판부와 변호인은 비망록 내용을 모두 검토했으므로 그 내용은 새로울 것도 없고 이와 관련한 아무런 의혹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비망록’ 작성 계기에 대해 “한만호씨는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동안 통상의 노트에 ‘참회록, 변호인 접견노트, 참고노트, 메모노트’ 등의 제목을 붙인 후 검찰 진술을 번복하고 법정에서 허위 증언을 하려는 계획 등을 기재했다”며 “한씨는 비망록을 법정에서 악용하기 위해 다수의 허위의 사실을 기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팀은 “한씨의 노트를 법정에 증거로 제출했고, 사법부는 비망록에 기재되어 있는 ‘검사의 회유 협박 주장’, ‘6억원 친박계 정치인 공여 주장’, ‘허위진술 암기를 통한 증언조작 주장’ 등이 모두 근거 없다고 판단했다”며 “검사가 작성한 한만호에 대한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여 이를 토대로 한 전 총리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확정했다”고 밝혔다. 

한만호씨가 ‘한나라당 친박 정치인에게 6억원을 줬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수사팀은 “한씨는 검찰에서 9억원 전액을 한 전 총리에게 줬다고 진술했고, 그 중 6억원을 다른 정치인에게 줬다고 진술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수사팀은 “한씨가 구치소 수감 중에 자신의 노트에 6억 원을 다른 정치인에게 주었다는 취지로 기재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한 전 총리에게 전달한 금품의 사용처를 허위로 만들어 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뉴스타파의 심인보 기자는 21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근 몇 년 사이 그렇게 긴 입장문은 처음 봤다고 법조기자들이 그러더라”고 말했다. 

이어 심 기자는 “비망록이 법정에 제출된 것은 1심 재판이었다”며 “당시 판결문을 보면 비망록을 일부 인용하면서 무죄 선고를 내린다”고 되짚었다. 

심 기자는 “그러나 2심에서는 여러 증거나 (비망록 등) 이런 것들을 다시 검토하지 않고 4번의 공판만에 유죄로 뒤집었다”고 말했다. 

심 기자는 “검찰이 1심과 2심 재판부가 같은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며 “비망록이 제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유죄선고가 난 것 아니냐고 얘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8년 공개된 ‘사법농단 문건’ 196건 중 ‘한명숙 사건’은 적어도 2번 이상 나온다. 

2015년 5월6일 작성된 ‘상고법원 입법을 위한 대국회 전략’과 2015년 7월20일 작성된 ‘상고법원 입법 추진을 위한 BH 설득 전략’에 등장한다(☞심인보 “‘한명숙 사건’ 윤석열 특수부라인 검사들 다 연관돼”). 

정형식 부장판사는 2013년 9월16일 1심을 뒤집고 유죄를 선고했고 양승태 대법원은 2015년 8월20일 유죄를 확정했다. 

한명숙 사건이 언급된 사법농단 문건들은 대법원 유죄 확정 전 작성된 것이다. 대법 판결 2주 전인 2015년 8월6일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했다. 

2015년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양승태 대법원장, 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8대5로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8천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 2015년 8월20일 양승태(왼쪽) 당시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대로 징역 2년형을 확정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은 8월24일 한 전 총리가 배웅을 받으며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뉴시스의 2015년 8월20일자 <[한명숙 징역 2년 확정]대법관, 유·무죄 8대5 찬반 팽팽..증명력·신빙성 ‘논란’>란 기사에 따르면 당시 대법관들의 의견은 팽팽했다. 

캐스팅보트를 쥔 양승태 대법원장을 제외하고 전원 합의 과정에서 의견이 변하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6대6으로 팽팽하게 맞섰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인복·이상훈·김용덕·박보영·김소영 5명의 대법관은 검찰 단계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절차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이뤄지지 않았다며 다시 심리하게 할 것을 주장했다. 

이들은 검찰 조사단계에서의 진술이 증명력이 있다는 것을 뒷받침할만한 면밀한 검토가 항소심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무죄 의견을 냈다. 

무죄 의견을 낸 이상훈 대법관 등은 “한만호씨가 7개월 동안 수십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음에도 1회의 진술서와 5회의 진술조서 외에 어떠한 자료가 없는 등 수사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허위가 개입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한만호씨는 2010년 4월부터 12월까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73번 불려갔지만 법원에 제출할 만한 진술조서는 5회 분량 뿐이었다. 

또 무죄 의견을 낸 대법관들은 “비자금장부 사본의 입수 경위와 사용차가 불분명해 실질적으로 증명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공판중심주의, 직접심리주의 원칙과 전문법칙의 취지에 비춰, 동일인의 수사기관 진술과 법정 진술의 내용이 정반대일 경우 법정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하고 수사기관 진술을 증거로 삼으려면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자료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다면 공개된 법정에서 위증죄의 부담을 지면서 쌍방의 신문을 거친 법정 진술에 더 무게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판결문에서 “이 사건은 한만호씨가 허위나 과장 진술을 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일단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자 이를 검사가 한씨의 진술을 번복하지 않도록 부적절하게 애쓴 흔적이 역력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판결문에 ‘검사가 부적절하게 애쓴 흔적이 역력한 사안’이라고 적시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한만호씨가 그 진술을 바꾸었음에 비춰보면 그의 검찰 진술이 과연 진실에 부합하는지 살펴볼 필요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관련 심인보 기자는 “한만호씨가 진술을 유지했다면 6월 출소해 무탈하게 집에 가고 검찰의 약속이 지켜졌다면 사업도 재기할 수 있을지 모른다”며 “그런데 왜 진술을 뒤집었을까, 동기가 없다”고 말했다. 또 “법정에서 거짓말을 하는 것도 힘든데 그 거짓말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기록까지 남겼을 이유가 뭐가 있었을까”라고 의문을 표했다. 

또 무죄 의견을 낸 대법관들은 판결문에서 “피고인과 금품제공자의 진술이 각기 일부식 진실 또는 허위, 과장, 왜곡 등을 포함하는 경우 그 상반되고 모순되는 진술들 가운데 허위, 과장, 왜곡 등을 배제한 진실을 찾아내고 그 진실을 조합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것은 사실심의 책무”라며 “사실심이 그러한 책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엄중히 점검하는 것은 대법원의 책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한만호씨의 검찰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면밀한 검토없이 한씨를 직접 증인으로 신문하지도 않은 채 1심 판단을 뒤집은 것이어서 공판중심주의와 실질적 직접 심리주의 등 형사소송의 기본원칙에 비추어 적절하지 아니함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 <이미지 출처=뉴시스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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