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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정치적 수사기법 고스란히 담긴 ‘한만호 비망록’심인보 기자 “檢, 어떤 일 했는지 말할 것 더 남았다.. 새로운 길 열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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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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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15  13:08:02
수정 2020.05.15  14:5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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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보도영상 캡처>

‘한만호 비망록’ 공개로 검찰의 정치적인 수사기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비망록을 입수해 보도한 <뉴스타파>의 심인보 기자는 한만호 대표가 손으로 꾹꾹 눌러쓴 1200페이지에 달하는 기록을 한 페이지도 빼놓지 않고 다 읽었다며 “한만호는 그 안에서 계속 절규하고 있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심 기자는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비망록 가운데 일부는 한만호의 법정 진술로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처음 나온 내용도 많다”며 “가장 마음이 쓰였던 부분은 기사로는 쓸 수 없었던 그의 사적인 인생이었다”고 전했다.

심인보 기자는 “그가 지인들에게 쓴, 애절하고 안쓰러운 편지들이 많았다”고 밝히고는, 한만호 대표에 대해 “땅부자의 아들, 금수저로 태어나 승승장구했던 그의 인생은 검찰을 만난 뒤 완전히 꺾였다. 믿었던 사람들에게 배신당하고 가족과 친지들로부터도 사실상 버림받았다”고 적었다.

또 “출소해 재기할 날을 그렇게도 기다렸건만 출소 이후에는 검찰에 괘씸죄로 낙인찍힌 업보가 그의 남은 인생을 집어 삼켰다”며 “그가 위증죄로 두 번째 구속을 당하자 연로한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 자신도 홧병을 이기지 못해 다시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숨졌다”고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전했다

검찰은 비망록 전체를 한만호 대표가 자신의 진술 번복을 정당화하기 위해 지어낸 거짓말이라고 주장했지만, 비망록 전체를 읽어본 심인보 기자는 “그 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심 기자는 특히 “비망록 가운데는 진술 번복 이전에 쓰여진 부분도 있다”며 “검찰의 주장과 달리 진술 번복 이전의 기록에서도 한만호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고뇌한 흔적들을 많이 찾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 뉴스타파가 관계자들의 설명을 토대로 몽타주기법으로 재구성한 한만호 씨의 모습.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 4월 2일 특수부 다시 소환됩니다. 수사관님과 검사님이 절대 불이익이 되지 않게 하겠다. 한 총리에 대해서 사실대로 답변해달라. 선택해라, 협조해서 도움을 받을 것인지 아니면 힘들게 해서 어려워지시든지. (그래서 저는) 한 총리님에 대한 이야기는 거론조차 하지 말아라.(고 답했고) 이렇게 종결됩니다. - 한만호 비망록 21쪽 중

● 돌아와서 밤을 꼬박 새웠다. 이것이 현실이고 대세며 따라야할 시류라면 따를 수밖에. 협조해서 회사 찾고 복수하고 피눈물 흘리는 피해자분들 회복시켜드리고 재기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겠다. 제 자신에게 합리화했다. - 한만호 비망록 21쪽 중

검찰은 한만호 대표가 사기죄로 받은 징역 3년 형을 마치고 출소하기 나흘 전인 2011년 6월 9일 그의 구치소방을 압수수색했다.

법정에서 진술을 뒤집은 한만호 대표의 위증 혐의를 수사한다는 명목으로 그가 구치소에 있는 동안 작성한 일기, 편지, 메모, 참회록, 비망록 등 모든 기록을 가져갔다. 한만호 대표가 15개월 동안 쓴 두 박스 분량의 기록이 검찰의 손에 넘어간 것이다.

관련해 심인보 기자는 “(당시 검찰은) 자기들이 (한만호의 비망록을) 독점한 뒤 분석해 필요한 부분만 제출하겠다고 했지만 재판장이 그렇게 하지 말고 모두 제출하라고 했다”고 되짚고는 “그게 아니었으면 이 기록은 검찰에 유리한 내용만 알려진 채 영원히 검찰청 캐비넷에서 잠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만호의 비망록이 진짜라고 해서 그것이 곧 한명숙의 무죄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뉴스타파 <죄수와 검사> 시즌 2의 목적지도 거기까지는 아니”라며 “다만 한명숙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이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더 말할 것이 남아 있다. 그 사실들이 어쩌면 새로운 길을 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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