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원을 죽음으로 내 몬 ‘입주민 폭력갑질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가해자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국민 청원은 개시 사흘 만인 14일 오후 3시 현재, 청와대 답변 기준을 훌쩍 넘긴 35만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 <이미지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故 최희석 씨(60)가 근무한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에 차려진 추모 분향소에는 주민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조문이 이어졌고, 정세균 국무총리도 13일 방문했다.

정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타인을 먼저 배려하며 살아오신 분인데, 오히려 타인을 향한 무차별적인 폭력의 희생양이 되셨다”며 “너무 가슴이 아프고 참담하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적었다.

그러고는 “안전이 보장되는 경비근로 환경을 반드시 만들겠다”며 “관련 법령과 제도의 미비점은 없는지 면밀히 살피고 보완하겠다”고 약속했다.

▲ 입주민의 '폭력갑질'에 시달리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파트 경비원 고 최희석 씨 추모 분향소를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 <사진=정세균 총리 페이스북>

14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아파트 입주민 폭력갑질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시민사회에서는 가해자의 처벌과 재발방지책을 촉구하는 등 전 사회적으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철저한 진상조사와 이에 따른 처벌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수석부의장은 “숨 죽이고 있는 또 다른 피해자가 없는지 확인하고 재발 방지책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강조하며 21대 국회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故 최희석 씨의 유족들은 경비원들의 처우 개선과 갑질을 막을 수 있는 일명 ‘최희석법’을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가수 백다빈 씨(활동명 다빈)가 경비원을 폭행하고 협박한 입주민 A씨가 자신의 전 매니저였던 사실을 밝히고는, 자신 역시 그에게 폭언과 갑질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실명을 공개하고는 “경비원 분께서 이중주차된 차량을 밀었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A씨가 우발적인 범행이나 홧김에 (폭행을) 했다는 게 아니라고 느꼈다”고 주장했다.

백 씨는 “(A씨는) 평소에는 과묵하고 점잖지만, 한 번 화가 나기 시작하면 (분노) 조절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자신보다 위치가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심했다”고 했다.

백 씨는 특히 “아마 폭행 이후 경비원 분과 A씨 사이에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에게도 자신이 조직 폭력배와 관련돼 있다고 주장하며 각종 협박을 했듯이, 비슷한 협박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며 “경비원 분의 입장에서는 공포심이 상당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폭로를 통해 A씨가 경비원 분의 유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