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바른사회운동연합 주최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해 격려사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차기 대선주자와 관련해 “지난 대선에 출마한 사람들 시효는 끝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24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가급적이면 70년대생 가운데 경제에 대해 철저하게 공부한 사람이 후보로 나서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7년 대선에 출마했던 홍준표 전 대표, 유승민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에 대해 “미안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검증이 다 끝났는데 뭘 또 나오느냐”고 꼬집었다.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이 같은 발언 때문인지 홍준표 전 대표는 김종인 전 위원장의 과거 뇌물수수 사건을 거론하며 “이제 공적 생활을 정리 하시고 정계에 기웃거리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전 대표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동대문을 내 공천 문제를 거론하면서 ‘당대표를 사퇴한 사람을 공천 주면 안 된다’고 발언한 기사를 봤다”며 “아무리 정치판이지만 내가 조사한 뇌물사건 피의자에게 공천심사 받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천명하면서 (당시) 공천신청을 아예 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어 “그런데 당에서 공천신청을 하지 않았던 나를 적절한 출마자가 없어서 동대문을에 전략 공천하는 바람에 낙선할 줄 알면서도 부득이하게 출마한 것”이라며 당시 상황을 뒤늦게 털어놨다.

홍 전 대표가 언급한 ‘뇌물사건 피의자’는 김종인 전 위원장을 말한다.

홍준표 전 대표는 “93년 4월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때 함승희 주임검사의 요청으로 함 검사님을 대신해서 내가 검사실로 들어가 20분 만에 김종인 전 경제수석의 뇌물사건 자백을 받은 일이 있었다”고 밝혔다.

27년 전 사건을 꺼내든 이유와 관련해 홍 전 대표는 “세월이 지났지만 나는 이것을 묻어 두고 싶었는데 최근 그 분의 잇단 노욕에 찬 발언들을 보면서 당이 이러다가 풍비박산 날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부득이하게 지난 일을 밝힐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홍 전 대표는 총선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김종인 전 위원장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지난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당선자 인터뷰 때 통합당 비대위원장으로 김종인 전 위원장을 거론했던 것.

당시 홍 전 대표는 “(김종인 위원장이) 카리스마도 있고, 오랜 정치 경력도 있고, 또 민주당이나 우리당(통합당)에서 혼란을 수습해 본 경험도 있기 때문에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들어오면 어떨까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홍 전 대표는 대권 재도전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었다. 김현정 앵커가 “대권 도전에 대한 각오나 결심이 확실히 선 것이냐”고 묻자, 그는 “(대권이) 마지막 꿈”이라며 “(대구) 수성을에 굳이 출마한 것도 2022년도를 향한 마지막 꿈이고 출발”이라고 말했다.

▲ <이미지 출처=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랬던 홍준표 전 대표가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강력 비판하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페이스북 글을 통해 그는 “지도부 총사퇴하고 당선자 대회에서 당내 고문들 중심으로 비대위를 짜는 것이 좋겠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