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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우리동네 누가 앞서나’ 여러방법 시도 못한 게 아쉬워”[이영광의 발로 GO 인터뷰 486] 장슬기 MBC 데이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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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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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24  14:39:52
수정 2020.04.24  17: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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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총선 기간 MBC는 ‘우리동네 누가 앞서나’란 웹 페이지를 제작해 운영했다. ‘우리동네 누가 앞서나’는 선거 기간 발표되는 지역구의 후보 지지율 흐름을 알 수가 있었다. 지지율뿐만 아니라 후보에 대한 정보도 많이 할 수 있어서 네티즌들의 호평을 받았다. 

‘우리동네 누가 앞서나’를 어떻게 제작했는지 궁금해 지난 16일 MBC 탐사기획팀의 장슬기 데이터 전문기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장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장슬기 MBC 데이터 전문기자 <사진=이영광 기자>

“확신 계기는 2016년 종로…추세선 이어보니 정세균이 이기더라”

- 15일 치러진 21대 총선 정보를 주기 위해 ‘우리동네 누가 앞서나’라는 사이트를 탐사기획팀이 운영하셨잖아요. 소회가 있을 것 같아요.

“(선거 보도에서 빠질 수 없는) 여론조사를 어떻게 하면 잘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다 기획을 하게 됐어요. 여론조사를 보도하는 것 자체가 무조건 나쁘다거나 여론조사는 특정한 사람들만 표집 돼 특정 정당만 유리하게 나온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사실 그중에는 맞는 부분도 있고 틀린 부분도 있거든요. 여론조사에 대해 시청자분들께서 종합적으로 볼 수 있도록 같이 호흡해 나가는 보도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도였어요.

여론조사의 강점은 단순히 숫자를 보는 게 아니라 추세를 본다는 것이 강점인데 그런 부분을 쉽게 알려 드릴 수 있고 각 지역구별로 더 편리하게 볼 수 있는 부분들을 제공해 드릴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여론조사에 관심 있었어요?

“제가 정치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기 때문에 여론조사를 많이 연구했었어요. 선거 때 여론조사를 꼭 다뤄보고 싶어서 오래전부터 준비했어요.” 

- 얼마나 준비하신 건가요?

“기획은 총선 두 달 전부터 시작했어요. 여론조사를 하나하나 모은 리서처와 AD도 고생 많이 했고, 저와 같이 분석모델을 만들어주신 계량경제를 전공하신 박사님도, 데이터 비주얼리제이션부터 퍼블리싱까지 도와주신 디자이너, 프런트 엔드 개발자도 마지막까지 정말 최선을 다해줬어요.” 

- 어떻게 하게 된 거예요?

“‘파이브서티에이트(FiveThirtyEight)’라고 미국의 유명한 데이터 저널리즘 매체가 있어요. 2008년 미국 대선이 예측하기가 어려웠거든요, 그런데 파이브서티에이트를 운영하는 네이트 실버가 여론조사를 분석해서 경합주(swing states)들이 오바마냐 매케인이냐를 정확히 맞췄어요. 그때부터 이런 여론조사를 종합해서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게 미국 선거 보도의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어요. 네이트 실버나 다른 분석 사이트에서 쓰는 방식들이 다 비슷한데, 저희도 널리 알려진 방법을 차용했어요.” 

   
▲ <이미지 출처=‘파이브서티에이트’ 홈페이지(https://fivethirtyeight.com/) 캡처>

- 처음에 어디부터 시작한 건가요?

“먼저 지난 2016년 총선 여론조사부터 보기 시작했어요. 분석했을 때 선거 결과와 비슷하게 나와야 이번 선거에서도 여론조사 분석이 의미가 있잖아요. 그런데 2016년에 유난히 여론조사가 많이 틀렸어요. 여론조사 보고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과반은 너끈히 한다고 했었거든요. 그래서 만약 2016년 여론조사를 통계처리 했을 때 선거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면 우리가 만든 모델이 총선에 맞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있었던 계기는 2016년 서울 종로를 분석한 이후였어요. 정세균 현 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 시장이 출마해서 올해만큼 격전지였거든요. 당시 여론조사에서는 정 총리가 계속 지는 거로 나왔거든요. 그래서 오 전 시장이 되나보다 했었어요. 그런데 실제는 정 총리가 이겼죠.

저희가 분석을 통해서 여론조사 추세선을 그려보니까 정 총리가 계속 따라잡는 게 보이는 거예요. 여론조사공표 금지 기간을 넘어서 근데 선거일까지 추세선을 이어봤더니 정 총리가 이기는 거로 나오더라고요.” 

- 지난 총선은 안심번호를 못 쓰니 틀린 거 아닌가요?

“안심번호를 쓰지 않았던 수많은 선거가 있었는데 지난 총선만큼 틀린 적은 없었던 거 같아요. 안심번호의 문제도 있었겠지만 지난 총선 때 틀린 이유를 복기해보면 특정 정당 지지자들이 숨었다거나 아니면 여론조사를 보고 위기감을 느낀 특정 정당 지지자들이 투표일에 나가 투표를 했다는 등 여러 가지 설명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지난번 여론조사가 워낙 많이 틀려서 이번 총선 여론조사도 유권자들이 잘 안 믿기도 했고 안심번호가 도입됐는데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들쑥날쑥 했어요. 저는 전반적인 여론조사 추세 자체는 안정적이 됐다고 전 보는데, 실제로 같은 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한 후보 지지율이 10%P 차이가 나기도 했어요. 여론조사 때문에 유권자들이 더 혼란스러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거죠.

저희는 통계 처리를 성향과 추세를 고려했어요. 성향이란 건, 여론조사 기관 중에 특정한 정당에 항상 더 많이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회사가 있어요, 그런 경우에는 이 회사의 특정 정당 지지율을 조정했어요. 그리고 어젠 지지율이 10%였는데 갑자기 50%로 오르는 것처럼 추세가 갑자기 변하진 않잖아요. 갑자기 특정 후보 지지율이 확 오른 여론조사가 나왔다면 이를 추세를 고려해 조정해줍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해드리면 우사인 볼트가 매일 100m를 10초에 뛰다가 갑자기 15초만큼 걸려서 뛰어요. 그럼 우사인 볼트에게 문제가 생겼거나 아니면 기계가 잘못된 거거나 둘 중 하나인 거잖아요. 후보 지지율도 마찬가지인 거죠. 성향은 영화 평론가를 예로 들 수 있는데요. 어떤 평론가는 아무리 재밌고 좋은 영화라도 별점을 3점 준다면, 보통은 이 평론가가 3점만 줘도 좋은 영화인가 보다고 생각하잖아요. ‘우리동네 누가 앞서나’는 이런 성향과 추세를 고려해서 여론조사를 정리해서 보여주는 데 목적이 있었습니다.” 

- 40만 명이 넘게 이 사이트를 찾은 것 같던데 이유는 뭘까요?

“안심번호가 도입됐는데도 불구하고 들쭉날쭉한 여론조사들이 있었고, 선거기간에는 다들 선거에 관심이 많으시니까요. 유권자분들께서 여론조사를 편하고 정확하게 읽는 것, 그리고 우리 지역구 여론조사를 한 곳에서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 목표였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해 높이 평가해주셨던 거 같아요.” 

- 많이 찾아주시면 보람이 있었을 거 같아요.

“큰 보람이 있었고 앞으로 만약에 또 하게 된다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웃음) 총선이 제일 어려운 선거인 것 같아요.” 

“253개 지역구 중 86개는 여론조사 0번…언론사 무관심”

- 여론조사 한 번도 안 한데도 많지 않았나요?

“253개 지역구 가운데 86개 지역구에서 단 한 번도 여론조사가 없었어요. 이번에 심지어 현역이 불출마해서 무주공산인 용산구 같은 경우도 없더라고요.” 

- 관심이 없어서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언론사에서 관심이 없었던 거예요. 우리가 듣고 보는 여론조사는 언론사나 여론조사기 가관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것들인데, 특정한 지역구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하지 않은 거죠. 특정 지역구에 한 번 여론조사가 발표되면 몰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경합이라면 특히요. 소위 팔리는 여론조사에 집중하는 것도 이해가 가죠.”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아니라 한 페이지에서 다 보도록 하셨던데 이유가 있을까요?

“더 많은 유저가 접속하는 모바일을 먼저 고려한 거예요. 모바일은 페이지가 넘어가면 새로운 페이지가 로딩되기 때문에 데이터가 많이 들어가고 사용자들은 페이지가 넘어가는 과정에서 많이 이탈하거든요.

서비스를 운영하던 중간에 지역구별로 url 주소를 따로 만들어 추가했어요. 사람들이 관심 지역구 결과 공유 좀 더 쉽게 하기 위해서요. 이런 식으로 작은 기능을 운영하면서 조금씩 추가해나갔어요.” 

- 이용자 반응은 어땠어요?

“오픈하고 나서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많이 떨렸거든요. 그래서 사실 구글링을 많이 해봤는데, 예상 득표율 추정도 인기 있었지만, 우리 동네 지역구 여론조사를 다 모아 볼 수 있다는 거도 굉장히 높게 평가해 주시더라고요.” 

- 지역구 별로 볼 수 있게 했어요. 지역구에서 후보를 클릭하면 후보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게 해 놓았잖아요. 좋았던 거 같은데.

“저희도 고민이 많았어요. 여론조사 보도하면 경마식 보도라고 하면서 문제가 있다고 평가하시는 분들도 많잖아요, 그래서 후보자 정보도 함께 넣었어요. 그런데 저는 여론조사 자체를 보도하는 게 나쁜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남의 생각도 궁금하잖아요. 그래도 바람직한 보도 방향 같은 부분을 고려하려고 노력했고 단편적으로 오늘 몇 퍼센트고 내일은 몇 퍼센트라고 하는 것보다는 시청자들이 더 이해하기 쉬운 방식의 여론조사 보도라고 이해를 해 주시면 좋겠어요.” 

- 지역구 아래 비례정당 예상 득표율 추세도 나오던데 그건 전국인 거 같던데 지역구별 조사는 없었나요?

“지역구별로 비례정당 어디를 찍을 거냐고 여론조사 하기는 하지만 여론조사마다 달라요. 그런데 비례대표 투표는 지역구가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전국으로 한 번에 보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은 전국만 하는 게 더 직관적이라고 생각했어요.” 

- 어려운 점은 뭐였어요?

“일단 매일매일 새로 나온 조사를 정확하게 모아서 매일 업데이트를 한다는 게 제일 어려웠어요. 여론조사가 조금이라도 틀리면 후보자분들이나 유권자분들에게 폐를 끼치게 되는 거잖아요. 여론조사 입력이 자동화된 게 아니고 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PDF를 올려주시면 눈으로 보고 손으로 하나하나 입력해야 하니까요. 이번에 정당도 많았잖아요. 입력하면서 안 틀리게 하려고 두세 번씩 확인하는 게 굉장한 품이 들었어요.

또 통계와 여론조사를 쉽게 설명해 내는 게 어려웠어요. 저희 팀하고도 얘기를 많이 해서 우사인 볼트와 영화 별점으로 풀어내게 된 거죠. 시청자께서 저희의 방식을 이해하셔야지 저희 보도를 편하게 봐주시잖아요.” 

- 아쉬운 점 또는 보완해야 할 점 있을 것 같던데.

“여론조사를 가지고 정확한 여론을 추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 저희가 쓴 방법도 있고 평활화(smoothing)하는 방법도 있고 등등 많은 통계적 기법이 있는데 저희가 조금 더 시간을 가졌다면 여러 가지 통계 기법 테스트를 해보고 조금 더 보기 쉬운 그래프를 내보냈을 것 같아요. 지금 그래프 같은 경우는 베이지언 추론을 한 거라서 통계량을 아는 저희가 보기에는 정보가 많은 그래프거든요. 그러나 시청자들이 보시기에는 이게 정보량으로 안 보이고 노이즈로 보일 수 있는 거죠. 어떻게 하면 더 잘 보여 드릴 수 있을지 조금 더 고민해보겠습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 이런 걸 하기 전과 후 개표 보는 게 다를 것 같아요.

“누구를 응원한다기보다는 ‘우리동네 누가 앞설까’ 예측이 맞아야 한다는 거죠(웃음). 물론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동안 여론의 변화가 많을 수 있지만, 그래도 보시라고 만든 그래프 결과가 너무 다르면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드릴 수 있으니 부분이 신경 쓰였죠.” 

- 이거 하며 느끼는 게 있을 거 같아요.

“‘정말 모르는 부분이 많구나, 더 공부해야겠다’라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어요. 제가 데이터 전문기자로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전문 분야거든요, 잘 알고 잘하는 분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자님 같은 경우 인터뷰 전문 기자시잖아요. 저는 데이터를 전문으로 하지만 플러스알파로 어떤 분야에 대해선 ‘저 사람이 선수구나’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보려고요.”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우리동네 누가 앞서나’가 엄청나게 새로운 분석을 했던 건 아니에요. 미국에서는 이미 굉장히 널리 퍼져있는 분석이거든요. 모든 선거나 경선 때마다 언론사별로 예측 모델을 만들고 승률을 계산해서 정확도 경쟁을 해요. 여론조사 보도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우리나라와는 또 다르죠. 물론 정책에 대한 보도 없이 여론조사만 보도하는 건 문제가 있지만,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려주는 여론조사도 잘 보도한다면 선거 보도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론조사 보시는 유권자분들 편의를 위한 포털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고, 어느 정도 성과도 있는 것 같아 기쁩니다.”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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