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갑에서 북한 외교관 출신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후보가 당선된 가운데 청와대 게시판에는 “강남 재건축 지역에 새터민 아파트를 의무화 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6일 ‘서울 강남구 재건축 지역에 탈북자 새터민 아파트 의무비율로 법제화 시켜주세요’란 청원이 올라와 반나절만에 4만8천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 <이미지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게시자는 “냉전시대의 수구적 이데올로기의 장벽을 넘어 태구민씨를 선택해 준 강남구민들의 높은 정치의식과 시대정신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국내 거주 중인 탈북자 수는 약 4만명이고 매년 1천명 내외의 탈북자분들이 국내로 입국하는 추세”라며 “강남구 전지역을 대상으로 재건축·재개발 시 의무적으로 새터민 아파트를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게시자는 “강남구민들의 높은 정치의식을 기반으로 생각해볼 때 분명 반대는 적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또한 강남의 높은 생활 수준을 그분들이 삶으로 체험한다면 분명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도 더 커질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중국의 조선족분들도 귀화하시는 분들이 꽤 많다”며 “이 분들의 정착지도 강남에 넣어주시는 것 또한 고려해달라”고 덧붙였다. 

해당 청원에 대한 동의자수는 이날 오후 4시 50분 현재 순식간에 4만8,312명을 넘어섰다. 사전 동의 100명을 넘어서 관리자 검토 단계로 넘어갔다.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출신인 태구민 후보는 4선 중진의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58.4%(6만 324표)로 당선됐다. 

‘보수의 텃밭’으로 꼽히는 강남갑에서 북한이탈주민이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최초로 선출된 것이다. 강남갑 선거구는 신사동, 논현1동·2동, 압구정동, 청담동, 역삼1동·2동 등으로 구성됐다.

태 후보는 1964년생으로 평양국제관계대학 국제관계과를 졸업했으며 2016년 8월 가족과 함께 탈북해 독일을 거쳐 한국으로 망명했다. 

이번 총선에서 올해 3월 기준 18억6500만원의 재산을 신고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자유로이 자기 노력을 통해서 얼마든지 재산을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강남구갑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자가 16일 새벽 서울 강남구 선거사무소에서 애국가 제창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태 후보는 16일 강남구 선거사무실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보다 당선이 확실시 되자 애국가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태 후보는 “우리 국회와 정부가 북한의 현실을 그대로 직시하고, 지속 가능하고 현실 가능한 대북정책을 펴도록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바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자신의 당선 의미에 대해 “분단 70여년 역사에서 한 번도 북한 출신 의원이 지역구에서 선출된 적이 없는데 남북 간에 주민들 사이에 화해와 화합, 통일로 가는 첫걸음”이라며 “이러한 흐름이 계속 이어지면 곧 남과 북이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태 후보는 “아직 강남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강남 주민들은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찾아서 온 저의 용기를 보고 더 큰 일을 해보라고 선택하신 것 같다“며 “강남 주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꼭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