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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의 말은 주목하면서 채널A 제보자는 사기꾼?[신문읽기] 채널A 기자가 사기꾼에 속은 피해자인가…이상한 조선일보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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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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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10  16:33:33
수정 2020.04.10  16: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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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가 사태의 본질을 오염시켰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조선일보 박국희 기자가 오늘(10일) 30면에 쓴 <[기자의 시각] 사기꾼 영웅 만든 뉴스타파> 가운데 일부입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썼지만, 핵심은 채널A 취재윤리 문제를 MBC 등에 제보한 제보자 ‘지모’씨가 ‘사기꾼’이라는 내용입니다. 

지금까지 조선일보가 채널A 취재윤리 문제 등을 보도해 온 ‘논조’를 고려해 보면, 어떻게 사기꾼 얘기를 믿고 MBC와 뉴스타파는 △채널A 취재윤리 문제와 △검찰과 언론 유착 의혹 △그리고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느냐 – 이런 취지의 글로 보입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제보자’보다 중요한 건 ‘제보 내용’ … 메시지가 근거 있다면 보도하는 게 기본 

그런데 ‘제보자’가 누구이든 제보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보 내용’입니다. 저도 기자지만 ‘제보자’가 전과자이든 아니면 사기꾼이든 ‘제보 내용’이 확실하다면 취재해서 기사 쓰는 게 기자의 일이자 역할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제보자’ 의도도 살펴야 하고 제보 내용이 ‘오염’되지 않았는지도 ‘팩트체크’ 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최대한 ‘정치적 의도’와 ‘제보 내용의 오염 요소’를 걸러내고 팩트를 바탕으로 맥락이 왜곡되지 않게 보도할 수 있으니까요. 이 모든 과정은 언론이라면 아니 언론인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조선일보 박국희 기자는 “메신저가 사태의 본질을 오염시켰다”고 단정하다시피 규정했는데 ‘어떤 근거’로 그렇게 확신을 하는지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갑니다. 

박 기자 눈엔 제보자의 ‘티끌’은 ‘태산’처럼 보이면서 채널A 기자의 ‘태산과도 같은 심각한 취재 일탈’은 ‘티끌’처럼 보이나 봅니다. 아니면 동종업계 봐주기? 다른 걸 다 떠나 기자 입장에서 ‘기자의 심각한 취재윤리 위반’에 대한 지적을 제대로 찾을 수 없다는 게 씁쓸하네요. 

박국희 기자는 채널A 기자가 “취재 욕심에 검찰과의 친분을 과시했다”고 했는데 그동안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을 보고도 ‘이 정도’ 밖에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나 봅니다. 

취재 욕심이라 … 박 기자는 마치 채널A 기자가 ‘사기꾼’에게 속은 피해자인 것처럼 언급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백 번을 양보해 취재욕심이건, 취재활동이건 그 모든 행위는 시민사회의 상식과 합리성에 기반해서 이뤄져야 하는 겁니다. 박 기자는 채널A 기자의 행태가 ‘이런 기준’에 부합하다고 보는지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각설하고. 제가 하고자 하는 얘기가 사실 이 얘기는 아닙니다. 조선일보가 제보자의 ‘도덕성과 신뢰’를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정작 그런 일관성이 잘 보이지 않는 게 문제입니다. 

   
▲ <이미지 출처=YTN 화면 캡처>

‘성 착취물 유포 범죄자’ 조주빈의 말 … 조선일보는 왜 주목했나 

조주빈과 관련한 조선일보 보도가 대표적입니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26일 1면 <경찰 개입 원치 않았나? 손석희 신고 안한 까닭은>에서 ‘손석희 JTBC 대표이사가 조주빈으로부터 협박을 당했는데 신고 안 하고 돈 건넸다’는 내용을 자세히 다뤘습니다. 

당시에는 성 착취물 유포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의 얼굴과 신상이 처음으로 공개되면서 ‘성 착취물’ 범죄에 대한 심각성이 사회적으로 부각되던 시기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조주빈의 입에서 ‘다소 어이없이’ 손석희 대표 얘기가 나왔는데 조선일보는 ‘성 착취물 유포의 심각성’과 ‘구조적인 문제점’을 분석하기보다는 조주빈의 입에서 나온 ‘손석희’와 ‘윤장현’이라는 말에 더 주목했습니다. 

이른바 ‘n번방 파문’으로 성 착취물 범죄의 심각성이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는 시기에 조선일보는 과감하게(?) <경찰 개입 원치 않았나? 손석희 신고 안한 까닭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1면에 배치했습니다. 이날(3월26일) 조선일보 1면이 얼마나 ‘튀는 제목과 기사 배치’인지 한번 살펴볼까요. 

<조주빈, 피해자에 사과 없이 “악마의 삶 멈춰줘 감사”> (3월26일 경향신문 1면)
<피해여성에 사과 한마디 없었다> (3월26일 동아일보 1면)
<피해여성에 사과는 뒷전…유명인 등쳐 미안하다는 조주빈> (3월26일 한겨레 2면)
<“性착취물 보며 피해자에 미안함 없었다” 뒤틀린 ‘그놈’들> (3월26일 한국일보 1면)

사실 채널A 취재윤리와 검언 유착 의혹 ‘제보자’에 대해 조선일보가 견지한 ‘태도’를 감안하면 조주빈은 ‘성 착취물 유포 범죄자’일 뿐입니다. ‘그런 범죄자’ 입에서 나오는 말에 지나치게 방점을 찍어 보도한 조선일보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조선일보는 이후 한동안 계속 ‘조주빈과 손석희’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보도를 이어갔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요. 

범죄자가 쏟아내는 말에 ‘휘둘려’ 성 착취물 유포라는 본질은 놔둔 채 선정적인 보도에 나선 건 아닌지 성찰해보라는 얘기입니다. 

박국희 기자는 채널A 취재윤리 문제 등을 제보한 제보자를 언급하며 ‘그’로 인해 피해를 봤던 “범죄 피해자를 한 명이라도 생각했다면 그를 정의롭다고 추켜세우진 못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조주빈의 피해자를 생각했다면 ‘흥미위주’ 보도 못했을 것 

저는 이 말을 고스란히 박 기자와 조선일보에게 되돌려주고 싶습니다. “조주빈의 범죄 피해자를 한 명이라도 생각했다면 조선일보처럼 ‘흥미위주’ 보도를 계속 내보내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조주빈의 말은 주목하면서 채널A 제보자는 사기꾼으로 단정하는 조선일보가 얼마나 이중적인지 알고 있는지 묻고 있는 겁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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