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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총장의 ‘꼼수’ 기성 언론은 어떻게 보도할까[신문읽기] 대검 입장만 충실히 반영한 조선일보 … ‘감찰부장 직무 독립 규정’은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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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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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09  09:19:41
수정 2020.04.09  10: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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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수 대검 감찰본부장이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장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MBC 보도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감찰에 착수하겠다’고 문자메시지로 ‘통보’한 것과 관련, 8일 대검 감찰 규정을 위반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오늘(9일) 조선일보가 12면에서 보도한 기사 가운데 일부입니다. 제목이 <윤석열에 ‘측근 감찰’ 문자 통보… 대검 감찰본부장 규정 위반 논란>입니다. 

조선일보는 어제(8일)부터 대검 감찰본부장의 ‘감찰 착수’를 항명 사태라는 쪽에 방점을 두며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걸 다 떠나 저는 오늘(9일) 조선일보 기사를 철저히 ‘검찰발 기사’라고 생각합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비공개인 ‘대검 감찰위 운영 규정’ 공개한 검찰…충실히 받아쓴 조선일보 

오늘(9일) 조선일보 기사의 핵심은 한동수 대검 감찰본부장이 대검 감찰 규정을 위반했다는 겁니다. 

조선일보는 대검 감찰위원회 운영 규정을 근거로 제시했는데 이에 따르면 중요 감찰 사건은 대검 감찰위원회 심의에 의무적으로 회부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대검 감찰위원회에선 이번 사안을 심의한 적이 없다는 게 조선일보 보도 내용입니다. 

얼핏 보면 그럴 듯해 보입니다. 하지만 ‘반박 근거’로 있습니다. 일단 그 전에 조선일보 오늘(9일) 기사를 둘러싼 맥락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조선일보 기사의 근거가 된 ‘대검 감찰위 운영 규정’은 원래 비공개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대검이 어제(8일) 이례적으로 이 규정을 공개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오늘 한겨레가 보도했는데 잠깐 인용합니다. 

“대검은 8일 비공개로 돼 있는 ‘대검찰청 감찰위원회 운영 규정’까지 공개했다. 한 본부장의 감찰 착수가 규정에 어긋난다는 주장을 강조하기 위한 공개였다.” (한겨레 4월9일 <‘측근 검사장 감찰’ 막은 윤석열, 인권부에 조사 지시>) 

그러니까 대검이 감찰본부장의 감찰 착수가 규정에 어긋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비공개’인 대검 감찰위 운영 규정까지 공개했다는 얘기입니다. 조선일보는 대검이 ‘공개’한 운영 규정을 근거로 대검 측 입장을 옹호하는 기사를 썼구요. 

저는 비공개로 되어 있는 ‘감찰위 운영 규정’을 굳이 공개까지 하면서 대검 감찰본부장을 ‘공격’하려는 대검의 의도가 의심스러운데 조선일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무튼 조선일보의 오늘 기사는 ‘대검의 의도가 충실히 반영된’ 기사라는 것이고 이는 매우 편파적인 기사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 <이미지 출처=한겨레신문 홈페이지 캡처>

조선일보는 왜 ‘감찰부장의 직무 독립 규정’에 대해선 침묵했을까 

앞서도 언급했지만 대검과 조선일보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근거는 있습니다. 관련 내용은 오늘(9일) 경향신문이 보도했는데 일부분 인용합니다. 

“경향신문이 확보한 비공개 ‘대검찰청 감찰본부 설치 및 운영 규정’ 제4조는 감찰부장의 직무 독립을 규정한다. 규정은 총장에게 ‘개시와 결과’만 보고하도록 명시한다.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이상 검사의 비위, 검사나 검찰공무원 다수가 개입된 구조적 사건,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돼 대검 감찰위원회로부터 필요한 조치를 권고받은 사건이 대상이다. 감찰부장은 이러한 사안에 대해 감찰위에 상황을 보고하고 감찰위는 이를 검토해 감찰부장에게 조치를 권고할 수 있다. 총장은 ‘감찰부장 조치가 현저히 부당하거나 직무 범위를 벗어난 경우’에 한해서만 감찰을 중단시킬 수 있다.”

무슨 얘기냐? ‘대검찰청 감찰본부 설치 및 운영 규정’ 제4조에 따르면 대검 감찰본부장은 검찰총장 의사와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감찰 절차에 착수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저는 여기서 ‘대검 입장 반영에만 충실한’ 조선일보와 ‘대검찰청 감찰본부의 운영과 권한’ 등을 취재한 경향신문의 차이를 발견하게 됩니다. 

   
▲ <이미지 출처=경향신문 홈페이지 캡처>

각설하고. 아무튼 두 규정이 상충하는 측면이 있는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이 규정 가지고 논쟁할 때인가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오늘(9일) 한겨레가 사설에서 지적했듯이 “중요한 건 의혹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윤(석열) 총장 최측근이 의혹에 연루돼 있을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윤 총장까지도 감찰 대상이 될지 모를 사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엇보다 ‘감찰의 독립성’이 최우선순위가 돼야 마땅하다”는 한겨레 사설에 전폭 동의합니다. 

윤석열 총장의 ‘인권부 조사 지시’는 꼼수다 

그런 점에서 저는 채널A와 검사장의 유착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총장이 대검 감찰본부가 아니라 인권부에 조사를 지시한 것은 ‘꼼수 성격’이 짙다고 봅니다. 한겨레가 지적했듯이 “강제수사권이 있는 감찰본부의 감찰을 막으면서도, 진상 규명을 회피하려 한다는 비판을 모면하려는 의도”가 엿보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인권부는 “검찰공무원의 막말이나 가혹행위 등 조사 과정에서의 직접적인 인권침해를 감독하는 부서”인데 여기서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장의 유착 의혹을 밝혀낼 수 있을까요. 고유 업무도 아닐뿐더러 저는 제대로 된 조사가 어렵다고 봅니다. 

다른 걸 다 떠나 대검 감찰본부가 ‘감찰 의지를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감찰본부를 제치고 다른 부서에 진상조사를 맡기려는 윤석열 총장의 ‘의도’가 의심스럽습니다. 

‘이번 사안’을 기성 언론 특히 검찰을 출입하고 있는 기자들이 어떻게 보도할지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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