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 치료중이던 일본 유명 남성 코미디언인 시무라 겐(志村けん·70)이 지난 29일 사망했다. 향년 70세. 사진은 시무라가 지난 2012년 9월 도쿄에서 애니메이션 영화 캠페인 도중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일본의 ‘국민 개그맨’인 시무라 겐(70)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 일주일만에 숨졌다. 

30일 일본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시무리 겐은 17일 피로감 등의 증세가 시작됐으며 19일 발열과 호흡 곤란 등의 증세가 이어졌다. 

20일 도쿄 시내 병원으로 이송돼 중증 폐렴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는 23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소속사는 25일 이 사실을 공개했다. 이후 시무라씨는 치료를 받다가 29일 오후 11시10분 숨을 거뒀다. 

이에 대해 이영채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교수는 3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한국의 이주일’이라고 알려질 정도로 일본 내에서 아주 유명한 국민 배우이고 연예계 대부”라며 “일본 전역에 충격을 줬다”고 했다.

이 교수는 “NHK 생방송 중에 속보로 보도되고 하루 종일 거의 모든 방송에서 다뤘다”며 “방송 중에 관계자들이 울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트위터 등에는 하루 종일 ‘충격’이라는 단어가 트렌드 되는 등 젊은 층을 포함해 일본 전역에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시무라 겐의 죽음을 애도하며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고이케 도지사나 아베 수상의 여러 정책보다 시무라씨의 사망이 일본 사회에 많은 경각심을 줬다”며 특히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큰 충격을 줬다고 했다. 

이 교수는 “시무라씨가 좋은 국제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일주일 만에 사망할 정도로 진단이 너무 늦은 것 아니냐, 이 사람도 도움을 받지 못할 정도면 일반 시민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하는 불안감이 더 많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이 교수는 “시무라씨가 NHK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었고 최근까지 여러 방송을 했다”며 “어떤 경로로 오염 됐고, 어떤 사람들을 만났는지, 방송국 상황에 대한 보도가 일체 없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번 사건으로 위기감은 주겠지만 실제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근본적 대책은 바뀌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코이케 도지사는 전날 오후 8시30분쯤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유흥업소와 노래방 등의 출입을 삼가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관심이 많았는데 기자회견 내용이 평이해서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다”며 “코이케 도지사가 유흥가에서 대부분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들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유흥가들이 지금 불황이라 가격을 대폭 인하해 손님들이 몰리고 있는데 밀착접촉이 많아 감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 또 고객 정보 때문에 감염 경로를 알려주지 않아 일본 내 경로를 알 수 없는 감염들이 훨씬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아베 수상이나 고이케 도지사는 (시민들의) 사회적 격리만 강조했지 근본적인 대책을 바꾸겠다는 말은 없었다”며 “시무라씨의 죽음이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