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코로나19’ 관련해 “3월 말까지 피크를 찍고, 4월에 들어서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8일 전북일보와의 ‘긴급대담’을 통해 “중국에서 코로나가 확산된 기간인 두 달 반을 우리한테도 적용해봐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코로나19’가 우한에서 발생해 2월 말에 잦아들었다. 한국의 경우 1월 말에 시작했기 때문에 2월, 3월을 지나 4월 초에 이르러야 어느 정도 수그러들 것이라는 게 이왕준 이사장의 분석이다.

그는 “이달 20일에서 25일 사이에 확진자가 1만 명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대구· 경북은 이미 피크를 찍고 내려오는 단계지만 전국적으로는 코로나가 확산될 거라는 것.

특히 이달 10일부터 수도권에서 새로운 피크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수도권의 경우, 대구·경북 지역처럼 밀집된 구조가 아니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실행하고 있어 100명, 200명, 300명, 500명 선으로 완만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왼쪽)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 <사진제공=뉴시스>

세계보건기구(WHO)가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대해 결국 ‘판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지만, 이왕준 이사장은 이미 “사실상 판데믹”이라고 진단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천지로 인해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졌다. 이 이사장은 그 다음 국가로 일본과 미국을 지목했다. 일본의 경우 우리 보다 2주 정도 늦고, 미국은 지금 시작단계에 들어섰다고 봤다.

그는 “(미국의 경우) 1~2주 후에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달 20일 정도면 우리는 피크 찍고 내려오는데, 미국은 그때부터 급속히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는 4월~5월이 피크일 거고, 여진까지 포함하면 6월~7월까지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국민 연설이 생중계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최근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완만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를 꼽았다.

그러면서 “지역감염으로 가면 무조건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안하면 상황이 더 악화된다.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마스크 착용에 대해서는 “마스크는 침방울이 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기능만 가진다”며 “마스크가 모자랄 때는 의료진만 쓰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반인들은 위험한 사람을 방어하고, (개인에게서) 나오는 것을 막는 정도이기 때문에 아무나 쓸 이유는 없다.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하는 얘기가 그 얘기”라고 설명했다.

일반 대중은 물론 정치권 등의 ‘코로나19’ 대응 자세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일반 대중은 미래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종 감염병에 대해 두려움과 공포감을 갖는다”며 “그렇기 때문에 혼란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방역당국뿐만 아니라 사회‧정치권이 중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코로나를 각 집단이 이해관계에 따라 상황을 재단하고 대응을 하면 혼란이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감염병 대응에서 져본 적은 없다. 인류는 항상 이겨왔다. 다만 시간의 문제다. 다행히 이번 경우는 중증과 치사율이 높지 않다”며 “보통 사람들은 공포감을 갖기 보단 생활수칙을 잘 지키고, 고령인구나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본인들이 감염 소스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코로나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축이 의료인들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의료인을 보호해서 기본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