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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정정’을 하든지 ‘단독’을 내리든지[신문읽기] 오보 내고도 ‘아무런 조치’ 취하지 않는 언론…제재 방법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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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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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20  13:04:38
수정 2020.02.20  16:5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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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민주당, 조국 ‘백서저자’ 김남국 변호사 카드 ‘포기’> 

한국경제가 지난 18일 보도한 기사 제목입니다. ‘단독’을 달았습니다. 제목 그대로 민주당이 김남국 변호사 ‘카드’를 포기했다는 내용입니다. 

이 기사에는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가 취재원으로 등장합니다. ‘이 관계자’는 한국경제의 통화에서 “김남국 변호사의 강서갑 출마는 없던 일로 정리됐다. 기자회견 취소는 사실상 불출마로 교통정리가 됐다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한국경제 홈페이지 캡처>

오보 내고도 정정하지 않는 한국경제 … 부끄러움이라는 걸 모른다 

‘이 관계자’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봤을 때 ‘핵심 관계자’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무슨 ‘핵심 관계자’가 기자에게 오보성 멘트를 전합니까. 정보에 둔하거나 아니면 ‘특정 목적’을 갖고 기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흘렸을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기자의 크로스체크가 얼마나 중요한지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어떤 정보를 입수하거나 들었다면 ‘그걸 체크하는 게’ 기자의 기본적인 역할입니다. 하지만 한국경제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김남국 변호사의 강서갑 출마는 없던 일로 정리됐다. 기자회견 취소는 사실상 불출마로 교통정리가 됐다는 의미”라는 ‘익명의 관계자’ 얘기만 듣고 <[단독] 민주당, 조국 ‘백서저자’ 김남국 변호사 카드 ‘포기’>라고 보도했습니다. 

사실 이 기사를 자세히 뜯어보면 ‘이상한 대목’이 여기저기서 발견됩니다. ‘단독’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엔 허점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우선 기사의 뼈대를 구성하는 ‘정보’는 익명의 관계자 멘트가 전부입니다. 이 관계자 멘트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지를 확인하려면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를 비롯해 당 공식라인에 있는 인사들에게 체크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런 게 기사에 반영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한국경제 기사에는 ‘익명의 관계자’ 멘트만 있을 뿐, 다른 근거는 찾을 수가 없습니다. 김남국 변호사 출마와 관련해 불리한 정황만을 기사에 죽 나열합니다. 

그리고 김남국 변호사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밀접한 연관성을 언급한 다음 그의 출마에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인사들의 입장을 반영합니다. 분명 ‘호의적인 목소리’도 있을 텐데 기사에는 전혀 반영이 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언급한 문제점들만으로도 한국경제 기사는 ‘단독’이라는 타이틀을 내리고 오히려 ‘정정’을 내보내는 게 온당합니다. 실제 김남국 변호사는 서울 강서갑 출마를 예정대로 진행했고 금태섭 의원 등을 비롯해 다른 후보들과 경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이가 없는 건, 사실상 오보로 판명이 난 지금까지 한국경제 기사는 ‘단독’이란 타이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사과나 정정은 없습니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제목이라도 수정하는 게 상식적일 듯한데 ‘그럴 생각’도 없는 것 같습니다. 

   
▲ 김남국 변호사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제목이나 기사 수정도 없이 ‘단독’까지 그대로 … 한국 언론의 철면피 

한국경제에 따르면 지금 이 시각까지(2월20일 오후 12시40분) ‘민주당은 김남국 변호사 출마를 없던 일로 한 셈’인데, 팩트가 틀려도 ‘나 몰라라’ 하는 한국 언론의 못된 습성이 그대로 드러난 듯해 씁쓸합니다. 

한국경제 기사는 전반적으로 문제가 많지만 가장 큰 문제는 ‘당사자 확인’이 없었다는 겁니다. 정말 백 번을 양보해 ‘핵심 관계자’로부터 이 말을 듣고 기사를 쓸 수 있다고 가정을 한번 해보죠. 

그러면 최소한의 공정성을 갖추기 위해 ‘당사자 해명이나 확인’은 기본적으로 거쳐야 하는 겁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가 전한 내용을 김남국 변호사도 들었는지 등에 대해 확인하는 작업을 통해 기사에 김 변호사 입장을 반영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한국경제는 ‘당 공식라인’은 물론이고 김남국 변호사에게도 확인 작업을 거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입장도 기사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보도가 된 후 김남국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경제 기사를 ‘명백한 오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당으로부터 기자회견을 연기해달라는 연락을 받았을 뿐이고, 일체 어떤 설명이나 요청을 받은 바 없습니다. 사실관계 확인하고 기사를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국경제는 관련 내용을 지난 19일 지면에서 <‘조국백서 논란’ 김남국…사실상 불출마 수순>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기사 내용은 인터넷에서 보도한 ‘단독 기사’와 비슷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한국경제 기사가 오보라는 건 판명이 된 상황 – 그러면 최소한 ‘정정’을 하든지 ‘단독’을 내리든지 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대체 무슨 ‘낯짝’으로 부끄러운 기사를 여전히 자랑스럽게(?) 올려놓는 걸까요. 

허긴 ‘현송월 총살’ 보도도 아직 ‘단독’이라고 우기는 언론사가 있는데 이것과 비교하면 훨씬 나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조선일보의 2013년 8월29일자 6면 '[단독] 김정은 옛 애인(보천보 전자악단 소속 가수 현송월) 등 10여명, 음란물 찍어 총살돼' 보도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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