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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장관에게 박수”...적극 의견 개진 중인 조국의 기지개[하성태의 와이드뷰] 반년만에 ‘조국 사태’ 다룬 SBS 스페셜…시민으로서 방어권 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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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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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13  11:09:35
수정 2020.02.13  11: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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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가장 무서운 여론재판을 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최열이 환경운동 공금을 빼돌려 자녀들의 유학자금을 보낸 인물로 생각하고 접촉을 기피하는 경우도 있었다. 형벌보다 무서운 낙인을 만들어내는 기소와 언론보도의 힘은 무섭다.”

MBC <PD수첩>의 박건식 CP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SBS <칼의 연대기>와 최열 환경재단 대표’란 제목의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과거 MB 정권 초반이던 2008년 3월 31일 “‘한반도 대운하 저지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대운하 저지 1천만 서명운동을 펼치겠다고 선언”한 최열 환경운동연합 최열 대표가 이후 MB 정권과 검찰에 의해 겪었던 고초의 전말을 차분하게 게시한 박 CP의 글의 결론은 위와 같았다. 

앞서 지난 2일 방송된 <SBS 스페셜> ‘칼의 연대기 검찰과 권력’ 편은 ‘조국 사태’를 다룬 SBS의 ‘첫 번째’ 유의미한 탐사보도물이었다. ‘윤석열 검찰’의 조국 수사를 직접적인 ‘칼춤’에 비유한 이 탐사보도물에서 SBS는 과거 MB 정부 시절 검찰의 정연주 KBS 사장 수사와 최열 대표 수사를 의미있게 조명했다. 

당시 검찰은 정권의 편에 서서 무리한 기소를 이어갔고, 정 전 사장과 최 대표는 검찰의 칼에 희생당한 명백한 피해자였다. 검찰이나 정권은 그 무리한 기소에 대한 책임을 그 누구도 지지 않았고, 재판 과정에서 무죄로 판명됐지만 당시 혹독했던 여론 재판은 법적 판단에 앞서 이미 피해자들을 단죄한 상태였다. 

   
▲ <이미지 출처='SBS 스페셜' 화면 캡처>

정권의 시녀로 전락했던 검찰의 칼춤이 무고한 피해자를 양산했던 것이다. 저 유명한 ‘미네르바 사건’을 떠올려 보라. <SBS 스페셜>은 이른바 ‘조국 사태’ 또한 그러한 검찰의 무시무시한 칼춤이 자행한 의도된 비극임을 분명히 하고 있었다. 이 박건식 CP의 글을 9일 조국 전 장관이 ‘공유’했다. 

이밖에도 조 전 장관은 최근 들어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개진 중이라 눈길을 끈다. 최근 검찰과 보수야당이 일제히 반발을 하고 나온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와 기소 주체 분리’ 주장에 대해 “박수를 보낸다”며 의견을 내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검찰의 수사와 기소 분리’부터 ‘기생충 블랙리스트’까지 

“경찰에게 ‘1차적 수사종결권’을 부여하고 검찰에게 일정 범위 내에서 직접수사권을 인정한 수사권조정법안이 패스트트랙을 통과하였지만, 궁극적 목표는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이 하는 것으로 나누는 것이다(2017년 4월 발표된 민주당 대선 정책공약집에 따르면, "검찰은 원칙적으로 기소권과 함께 기소와 공소유지를 위한  2차적, 보충적 수사권 보유"가 대국민 약속이었다).” 

조 전 장관이 11일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적은 글이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은 “이러한 궁극적 목표에 도달하기 이전이라도 검찰 ‘내부’에서 수사와 기소 주체를 조직적으로 분리하여 내부통제를 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것”이라며 “이는 법개정 없이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장관님께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공소장 공개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검찰 개혁의 불쏘시개’가 되겠다며 길지 않은 재임 기간 동안 검찰개혁의 기틀을 마련했던 조 전 장관이 후임 추 장관의 개혁 행보를 상찬하고 나선 셈이다. 이런 의견 개진은 12일에도 이어졌다. 

조 전 장관은 한상훈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1일 <경향신문>에 기고한 <추미애 법무장관을 위한 변론>이란 칼럼을 공유하며 한 교수 주장의 핵심을 요약하기도 했다. 공판전찰 개시 전 공소사실 공개에 관한 처벌을 명시한 외국의 사례를 소개한 한 교수 글의 핵심은 이랬다. 
 
“독일은 형법 제353조d 제3호에서 공소장, 기타 형사소송절차에서 공문서의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을 공판에서 낭독 또는 소송절차 종료 이전에 공연히 공개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 ... 영국, 미국 등 다른 선진국도 유사하게 공소사실을 상세하게 공개해 배심원에게 선입견을 심어줄 우려가 있는 경우 이를 금지하고, 금지명령을 위반하면 법정모욕죄로 처벌한다. 

우리는 검사의 공소 제기만 있으면 공소사실의 공개를 처벌하지 않지만, 선진국은 공소 제기 이후에도 공판절차가 개시되기 전까지는 공소사실의 공개를 처벌한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한 명의 시민으로, 자신을 방어할 권리

12일 조 전 장관은 지난 9일(현지시각) 작품상을 비롯해 아카데미 4개 부문 수상으로 전국민을 기쁘게 한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에 대한 코멘트도 잊지 않았다. 봉 감독이 지난 정권의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것을 꼬집은 11일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을 공유한 것이다. 조 전 장관이 주목한 칼럼의 핵심은 이러했다. 마치 ‘조국 사태’ 혹은 ‘검란’과 언론보도를 떠올리게 하려는 듯, ‘트라우마’와 ‘악몽’에 방점을 찍은 것이 눈에 띈다.  

“2015년 박근혜 정부는 봉준호, 송강호 및 이미경(=Miky Lee)을 다른 9000명 이상의 예술인과 함께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박근혜 정부의 관점에서 이들은 너무 리버럴하고 정부에 대하여 너무 비판적이었다. 

영화 <기생충>이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한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바로 그것처럼, 이 영화를 만드는 일은 자유로운 사회가 예술에 얼마나 필수적인지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가르쳐 준다... 봉준호 자신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이 ‘트라우마’이자 ‘악몽’이었다고 회상한다. 블랙리스트가 계속되었다면, <기생충>은 결코 만들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아직 본인의 재판은 정식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반면 아내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나 동생 조모씨의 재판은 검찰이 연일 재판부와 변호인 측으로부터 무리한 공소사실을 지적받고 있는 중이다. 그 와중에 다수 언론이 여전히 검찰에 유리한 보도로 ‘조국 사태’에서 벌어진 그 보도참사를 반복하고 있다. 

“장관 재직 시 검찰 수사에 대해 어떠한 개입도 어떠한 항변도 하지 않고 묵묵히 감수했지만, 이제는 한 명의 시민으로 자신을 방어할 것이다. (검찰의) ‘결론을 정해둔 수사’에 맞서 전면적으로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혐의에 대하여 검찰은 저를 피고인으로 만들어 놓았지만, 법정에서 하나하나 반박하겠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진제공=뉴시스>

지난달 17일 조 전 장관이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 중 일부다. 향후 재판과정에서 정당하고 당당하게 반박에 나설 것을 선언했던 조 전 장관의 이러한 행보는 추 장관의 적극 행보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여론전을 펼쳐나갈 것이란 추측을 낳고 있다. 

그럴 만하다. <SBS 스페셜>과 같은 탐사보도가 나온 것이 ‘조국 사태’가 시작된 작년 8월 이후 무려 반년 만이다. 그만큼 조 전 장관과 일가족을 둘러싼 여론지형은 기울어진 운동장과 다름이 없었다. 그러한 편파적인 보도(와 그로 인한 악화된 여론)는 조 전 장관과 일가족을 가히 ‘전가의 보도’로 만들어 버렸다. 

반년이 흐른 만큼, 또한 재판에서 ‘사실’이 드러나고 반박이 이뤄지는 만큼, 조 전 장관이 좀 더 적극적으로 여론전에 나설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럴 자격이 충분하고, 또 한 명의 시민으로 그런 방어권을 누려야 마땅하다. “검찰에게 정치적 중립은 생명”이라던 ‘윤석열 검찰’에 맞서 조 전 장관이 어떤 반론을 펼쳐나가는지 관심있게 지켜보도록 하자.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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