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미래한국당 일부 지역 사무소는 논 한가운데 있는 외딴 창고 건물이었다며 명백하게 형식적 요건조차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당을 창당하기 위해서는 5개 이상의 시도당이 필요한데 주소지를 알아봤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5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한 미래한국당은 이에 앞서 지난달 21~22일 부산‧대구‧울산‧경남‧경북 등 5개 지역의 시도당 창당대회를 개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중앙당 창당을 위해서는 200명 이상이 발기인으로 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해야 한다. 또 5개 이상의 시‧도에서 주소지가 해당 시‧도 관할 구역 내에 있는 당원 1,000명씩 모아 시‧도당을 만들어야 한다. 

▲ <이미지 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이재정 의원은 “경북은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의 지역사무소를 사용하고 있었다”며 ‘미래한국당 부산시당은 한국당 부산시당과, 대구는 한국당 대구시당과 주소가 일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어이가 없는 것은 울산시당”이라며 “울산시당과 주소가 같지 않고 울주군에 있었다”고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김태선 민주당 예비후보(울산 동구)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찍은 영상으로 이 의원은 “논 한가운데 있는 외딴 창구였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확인된 바로는 창고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다, 1~2년 전까지는 회사 건물로 사용되고 있었다고 한다”며 “보기만 해도 너무 어이가 없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울산시당 뿐 아니라 나머지도 명백하게 시‧도당의 역할을 할 수 없다고 판단돼야 한다”며 “미래한국당 중앙당을 심사 중인 선거관리위원회가 제대로 된 결정을 내려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 <이미지 출처=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 <이미지 출처=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같은 방송에서 “정당법에 따르면 정당으로 설립되려면 5개 이상 광역시‧도에 시‧도당이 있어야 한다”며 “논 옆 창고를 쓴다든지 자유한국당 의원 사무실을 쓴다든지 같은 지역의 시‧도당 사무실을 쓴다는 것은 사실 독립적인 정당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 교수는 “독립정당으로서 갖춰야 할 형식적인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에 위법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 “헌법 8조 2항의 정당 조항에 보면 ‘정당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하는데 독립된 조직을 가져야 한다’고 돼 있다”며 “같은 사무실이나 논 옆 창고를 쓰는 것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졌다고 볼 수 없는 것”이라고 헌법을 지적했다. 

임 교수는 “정당은 한번 설립되고 나면 오직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의해서만 해산될 수 있다”며 “정당에게 주어진 헌법상의 존속상의 특권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교수는 “그런데 자유한국당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한 이런 정당에게 조차 여러 특권을 부여해야 할 것인가, 그것이 헌법정신인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임 교수는 “특히 정당으로 설립되고 일정한 요건을 갖추게 되면 국고보조금이 주어진다”며 “막대한 국고보조금은 국민의 세금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특권이나 국고보조금을 주는 정당은 그야말로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제대로 참여할 수 있는 독립성을 가진 정당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위성정당에게 여러 특권과 국고보조금 등이 주어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