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보다 사망자 수가 1만명을 넘어선 독감이 훨씬 심각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최근 4개월 동안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지난해 10월 1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발병 상황을 추산한 결과 미국내 독감 감염자는 1,900만~260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18만명~31만명이 입원했으며 사망자는 1만명에 달했다. 

반면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는 4일 현재 총 11명이며 사망자는 0명이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이에 대해 역사학자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는 4일 SNS에서 “이 정도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보다 덜 위험하다고 할 순 없지만 미국인에 대한 ‘혐오정서’는 전혀 표출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똑같이 위험한 질병이라도 누가 주로 걸리느냐에 따라 차별하는 태도가, 우리뿐 아니라 인류 전체에게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일지도 모른다”며 발진티푸스의 사례를 소개했다. 

1951년 한반도 전역에 발진티푸스가 유행했는데 당시 언론은 북한 지역에서 유행하는 병은 ‘천벌’, 남한 지역에서 유행하는 병은 ‘예방할 수 있는 병’이라고 보도했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사람에 대한 혐오감으로 똑같은 질병에 ‘다른 자격’을 부여했던 것”이라고 했다. 

전 교수는 “인류 역사는, 질병 자체보다 질병에 대한 공포를 타인에 대한 ‘혐오’로 발산하는 게 훨씬 위험하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며 “21세기에 아직도 질병을 핑계로 타인에 대한 ‘혐오감’을 자극해서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세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교수는 “몸을 공격하는 바이러스도 조심해야 하지만, 인류애와 인간의 양심을 공격하는 바이러스도 늘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미국의 독감 사망 기사를 언급하며 “확률적인 측면에서 볼 때 신종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전염병은 독감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 교수는 “통계수치를 보면 신종 코로나에만 신경을 곤두세우는 게 그리 합리적이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며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 중 독감 예방주사를 맞지 않은 사람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합리성의 관점에서 보면 독감 예방주사가 마스크 보다 훨씬 우위이지만 “현실의 인간은 매사에 합리적으로 행동하지는 않는 존재“라고 했다. 

▲ 현대자동차 울산2공장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뉴시스>

아울러 이 교수는 “진앙지 중국과 지리적으로 바로 이웃해 있을 뿐 아니라, 여러 측면에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 경제로서는 상당한 악영향을 각오해야 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외출을 극도로 자제하는 바람에 유통업, 요식업, 여행업, 오락산업 등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중국에 수출하는 우리의 수많은 기업들에게도 상당한 어려움이 닥칠 것이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관련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7일부터 울산, 전주, 아산 등 국내 모든 생산 공장의 가동을 차례로 중단하기로 4일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중국에서 생산되는 와이어링 하니스 부품 수급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강왕구 항공우주연구원 박사는 “이 기사를 보고도, “중국의 아픔이 곧 우리의 아픔”이란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어찌 되었든 중국이 방역에 성공해야 하고, 우리가 이를 적극적으로 돕는 것이 궁국적으로는 국익임을 이해 못하는 분들은 여전히 계실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