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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정치인보다 성숙한 시민들, “우한교민도 아산시민도 모두 대한민국”박한선 박사 “국경이 의미 없는 시대…지금은 국제적 공조와 협력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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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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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31  09:47:17
수정 2020.01.31  12: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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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격리지가 아산과 진천으로 확정됐음에도 한쪽 기사만 보시고 각종 SNS에서는 아산과 진천을 비방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어서 아산시민으로서 마음이 참 많이 아프다. 저처럼 우한에서 오는 우리 교민들을 환영하는 아산시민이 많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이렇게 손피켓(손글씨 팻말) 릴레이를 시작한다.”

“우한 교민도 아산 시민도 모두 다 대한민국입니다. 아산을 오시는 분들은 잘 계시다 무탈하게 돌아가시고, 아산 분들은 힘든 분들을 위해 너른 품을 내어 주십시오~ 지금 sns에서 아산이 많은 욕을 먹고 있는 게 속상합니다. 환영하는 아산시민들도 많다는 걸 알리기 위해 #손피켓들었습니다.”

30일 복수의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 상에서 관심을 모은 아산 시민들의 게시 글이다. 29일 정부가 중국 우한에서 송환된 교민들의 격리 수용지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결정하면서 벌어진 갈등에 대해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낸 것이다. 

31일 오전 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인근에서 송환된 한국 교민 367명이 정부 전세기편으로  도착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지역 주민과 정치인들의 반대로 인해 사회적 갈등이 빚어졌고, 또 일부 언론을 이를 부추기는 듯한 보도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하지만 위와 같이 ‘반대’의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다수 언론이 훨씬 더 주목해야 할 목소리가 아닐 수 없었다. 

   
▲ <이미지 출처=페이스북>

‘반대’에 대한 ‘반대’ 목소리 주목 할 때 

정의당 이선영 충남도의원도 29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자치단체에 물어보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정부당국에 항의성 의견을 내고 일부 정치인들은 반대 입장문에 서명하고 있는 현실이 참담하다”며 “단지 격리 수용되는 당사자들의 아픈 입장을 헤아릴 줄 아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쉽다. 따뜻한 동포애로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아픔을 보듬고 포용하는 자세와 인식이 지금 우리사회에 절실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김연 충남도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천안시민 반대로 아산으로 지정된 거 아닙니다”라며 “천안시민의 당연한 걱정과 불안을 힘겨루기로 격하시키고 이를 정쟁으로 이용하는 정치인, 자제해야죠”고 덧붙였다. 또 앞선 글에서는 아래와 같이 일부 지역 정치인들의 ‘수용 반대’ 시위를 꼬집기도 했다. 

“우한시에는 삼성이 있어서 교민들 중에는 천안시민 가족도 있을 것이다. 의학지식과 전염병관리 메뉴얼을 잘 모르는 시민들 입장에선 불안한 마음으로 반대의견 낼 수 있으나 지도자가 되겠다는 정치인들 입에서 천안불가 입장 들었을 땐 비참했다.

저런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내가 고립되었을 때 나를 구해주진 않겠구나, 내고향 천안이 나를 외면하고 버릴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니 기분 더럽고 서러워진다. 어쨌든 옆동네로 온다하니 철저한 대응책으로 최고수준의 관리가 될 수 있도록 도의회에서도 힘을 모아야겠다.”

실제로 진천 시위 현장엔 한국당 출신 이필용 전 음성군 군수가 머리띠를 두르고 시위를 주도하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담기기도 했다. 또 진영 장관이 반대 시위를 벌이는 주민들을 설득하던 아산시 초사동 경찰 인재개발원 앞에서는 언론 카메라에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러한 갈등을 우려한 듯, 29일 아산시민연대 역시 입장문을 내고 “우한 교민 격리 시설 아산 지정, 우리가 함께 극복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한의 교민 역시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중국에서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는 국민을 국가는 나서서 보호해야 하고 그 권리는 교민들에게도 있다. 일부의 반대 목소리는 이해가 되나 내 집 뒷마당은 안되고 이웃집 뒷마당은 된다는 식의 사고는 맞지 않다. 이런 이기심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도 우리는 알아야 한다(중략). 

고통 속에서 지냈던 교민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품어주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성숙된 시민의식은 발현된다. 아산에 격리시설 지정의 문제는 무조건 반대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어려울 때 일수록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경찰교육원과 경찰대학 유치를 위해 노력했듯이 중국에서의 두려움과 고통을 피하기 위해 돌아온 교민을 위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해야 한다.”

   
▲ <이미지 출처=음성신문 홈페이지 캡처>

“저희들은 환자나 의심자가 아닌 일반 국민입니다” 

“많이 힘들고 어려울지 압니다. 우한 교민들도 어쩌면 국가의 하나의 일꾼들 아닙니까. 힘들고 어려울 때 고국을 찾는 건 당연한 거고요. 아플 때 집에 가면 어머니 찾는 것도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좀 더 너그러운 마음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저희들은 환자나 의심자가 아닌 일반 국민입니다. 어려운 이 상황을 고국에서 잠시 피했다가 다시 (우한으로) 돌아올 예정이기 때문에 따뜻한 품으로 안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30일 박종천 후베이성 청소년 농구대표팀 감독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교민 수용 반대’ 시위에 나선 아산‧진천 주민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전세기로 귀국하기 전 우한시 올림픽센터 선수촌에서 한 인터뷰였다. “환자나 의심자가 일반 국민”이라는 말이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우한 교민들의 전세기 탑승을 도왔던 정태일 후베이성 한인회 사무국장 역시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세기 배치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전문 의료팀 배치라든지 긴급 구호물자를 우선 배치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그렇게 했다면 교민 분들이나 현지 분들이 필요한 물품을 어려움 없이 공급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바로 전세기 배치부터 추진하다 보니 한국 국내 여론도 좋지 않고 반발이 상당히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내에서 중국인 입국 금지 청원 글이 올라오면서 중국 언론 매체가 이를 보도하고 중국 내 반한 감정이 심각해진 상태다. 한국인들이 지금 전염병 퍼졌다고 중국인을 벌레보듯 하느냐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반한 감정이 극에 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중국인 입국 금지 글이 올라오면서 많은 분들이 난처해하는 상황이라고 전달받았다.”

이해할 만 하다. 한국 내 ‘중국인 입국 금지’ 여론이 도리어 중국 내 ‘반한’ 감정을 자극했다는 사실 말이다. ‘역지사지’나 ‘인지상정’은커녕 정치적 유불리를 위해 혹은 당장 눈앞의 공포로 인해 비전문가들이 부추긴 비이성적인 여론에 휩쓸리는 건 사회적으로 크나큰 비극일 수밖에 없다. ‘중국인 입국 금지’ 주장과 그로 인한 ‘반한 감정’이 그런 예다. 

박종천 감독의 “우리는 환자나 의심자가 일반 국민”이란 말을 두고두고 기억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전염병 인류학자’ 박한선 서울대 인류학과 박사(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고언을 경청할 때다. 

“감염병 문제는 공중보건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한다. 중국인의 입국을 막는 건 불가능하다. 한국에도 이미 감염자가 나와 효과가 없다. 나중에 한국에 감염자가 많아졌을 때 한국인이 외국에서 입국금지를 당하면 어떨지도 생각해봐야 한다(중략). 

이미 매년 수십억명이 해외여행을 간다. 국경이 의미 없는 시대다. 많은 감염질환은 직접 접촉으로 감염되지 않는다. 매개체로 이뤄지는 감염질환은 대상과 격리한다고 해도 방역 효과가 없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제적 공조와 협력을 해야 한다. 특정 국가와 반목하면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 어렵다.” (30일 <경향신문>, <‘전염병 인류학자’ 박한선 “배제와 혐오로는 감염 막지 못해” 중에서)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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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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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 2020-02-01 18:44:17

    이럴 때 일수록 협력하고 공조해야되는 건 당연하다고 저는 보는데... 반대하는 사람들이 편견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감정이 앞서는 것 같아서 참 안타깝네요.신고 | 삭제

    • ㄴㄷ 2020-01-31 17:58:07

      대한민국에는 현 정치인만 완전히 물갈이 되면 한단계 도약할텐데..
      정치인들 + 검찰 때문에 선진국으로의 진입은 요원할 듯.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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