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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확정 판결 이정현, 한줄 사과에 언론자유 충고까지[하성태의 와이드뷰] 6년 흘러도 “세월호는 교통사고” 한국당 ‘막말’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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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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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16  15:45:14
수정 2020.01.16  1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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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뭐 이거 잘났다고 이걸 중학교 교과서에 이렇게 하냐 이겁니다. 그러면 세월호에서 사고 난 뒤에 해난사고가 있었습니다. 여러분. 5명, 9명이 죽은 건 언론이 공개를 안 하고 이렇게 많이 죽은 건 난리를 쳐야 합니까? 이게 교통사고예요. 왜 이렇게 난리를 떠느냔 말이야.”

이주천 전 원광대 사학과 교수의 ‘망언’이다.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교육위원회, 국사교과서연구소 주최로 열린 ‘2020 역사교과서 이대로 가르칠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한 이 전 교수는 중학교 역사교과서의 세월호 참사 내용을 문제 삼으며 위와 같이 말했다. 

“이와 함께 교과서에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악수하는 사진을 실은 것은 정권 홍보용이라며 좌편향 교과서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교수는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를 지낸 보수성향 역사학자로, 지난 2013년 교학사가 일제 식민지배 미화 논란으로 물의를 빚을 당시 교학사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습니다.”

이 교수의 발언에 대한 YTN 16일 보도 중 일부다. 세월호 참사는 이렇게 6년이 흐른 지금에도 보수 진영의 ‘망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역사’가 됐다. 그 망언의 출발은, 배후는 어디였을까. 

   
   
▲ <이미지 출처=YTN 화면 캡처>

세월호 망언의 출발 

“이런 식으로 지금 국가가 어렵고 온 나라가 어려운데 (KBS가) 지금 그렇게 해경하고 정부를 두들겨 패야 하는 게 맞느냐.”

2014년 4월 청와대 홍보수석이던 이정현 의원이 당시 KBS 김시곤 보도국장과 한 통화 내용 중 일부다. 당시 박근혜 청와대가 국정원을 동원하고 언론을 겁박하며 여론전을 벌여나간 것은 역사에 기록될만한 사안이다. 이어 세월호 망언의 프로세스는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과 보수 진영 인사들이 동참하며 완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세월호 참사 당시 KBS 보도 개입으로 그 선두에 섰던 이정현 의원이 16일 대법원으로부터 벌금형 1000만 원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세월호 망언이 이어지는 2020년 1월, 의원직 상실 여부를 떠나 국민들이 똑똑히 기억해야 할 판결이라 할 만했다. 

이날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방송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2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은 이정현 의원에게 원심을 확정, 벌금 1000만 원을 확정 판결했다. 방송법 제정 33년 만에 나온 최초 유죄 확정 판결이란 점이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법원 판결에 승복>이란 제목의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여전히 큰 아픔을 겪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위로가 되어 주기는커녕 또 다른 상처가 되었을 것을 생각하면 송구하고 마음 무겁다. 사과드린다. 죄의 성립 여부에 대해서는 사법부의 최종 결정에 조건 없이 승복한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언론이나 정치 무대에서 일절 개인적 입장을 개진하지 않은 이유는 혹시나 법질서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거나 정치적 의사를 형성해 불필요한 정쟁을 초래할까 우려해서였다. 

업무와 관련된 사안이었고 사실과 어긋난 진실을 밝히자는 것과 재난 상황에서 한 생명이라도 더 구하는데 몰두하게 해달라는 간청이었지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침해할 의도는 전혀 없다는 점에서 다툴 여지가 없지 않아 3심까지 가게 되었다.”

사과는 짧았다. 대신 해명은 (구구)절절했다. 복기해 보자. 2014년 5월 세월호 유가족들이 여의도 KBS 앞과 청와대 앞에서 노숙 농성을 벌이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당시 길환영 사장이 머리 숙여 사과를 해야 했던 언론사상 초유의 사건을 촉발시킨 장본인이 바로 이 의원이었다. 그 장본인이 대법원 판결 앞에 내놓은 사과치고는 너무나 단출하지 않은가. 그의 마지막 문장은 한 술 더 떴다는 말이 부족할 지경이었다. 

   
▲ <사진출처=미디어몽구 영상 화면캡처>

언론의 자유와 독립 신경 쓰기 전에 

“방송편성 독립 침해혐의로 32년 만에 처음 처벌받는 사건이라는 사실은 그만큼 관련법 조항에 모호성이 있다는 점과 그래서 다툼 여지가 있었다는 점과 보완점도 적지 않다. 국회에서 관련 법 점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의 경우가 참고가 되어 언론의 자유와 독립이 더 견고하게 보장되기를 바란다.” 

판례가 없었기에 다툼의 여지가 다분한 모호한 재판이란 취지였다. 게다가 이 의원은 “저의 경우가 참고가 되어 언론의 자유와 독립이 더 견고하게 보장되기를 바란다”는 충고까지 곁들였다. 

국회의원은 공직선거법에서 100만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거나 이외 범죄에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지역구인 순천을 떠나 서울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의 4월 총선 출마 길이 열린 셈이다. 이를 감안해본다면, 과연 이 글을 사과문으로 볼 수 있을까. 아니, 의원직 상실을 면한 이 의원의 자신감의 표출이라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저는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습니다. 정치인은 반드시 선거로 정치하는 겁니다. 평생 저는 정치를 해 왔고 정치가 제 일입니다. 그렇다고 하면 저는 선거로 정치를 하겠는데 양심상 기존 새로 만든 말하자면 새 정치 세력으로 출마를 할 양심은 없습니다.

제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모든 게 엄청 불리하겠죠. 더더구나 제가 두 번이나 당선됐던 순천을 놔두고 서울로 출마를 한다고 결심을 했기 때문에. 저는 서울에서 출마를 하되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가장 어려운 여건과 조건 하에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고 유권자와 대화하고 유권자에게 묻겠습니다. 그래서 ‘너 안 돼. 쉬어’라고 하시면 깨끗이 쉬겠습니다. 쉬는 것이 아니라 깨끗이 떠나겠습니다.”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정현 의원의 출사표다. 보수대통합과 관련해 자신의 역할론을 피력한 이 의원은 사흘 앞으로 다가왔던 대법원 판결엔 일언반구도 없었다. 대신 유권자의 심판과 유권자와의 대화를 강조하고 있었다. 

   
▲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2014년 5월8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에서 보도국 간부가 밖으로 나올 것을 촉구한 가운데 한 유가족이 희생자 학생 영정을 들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오늘 판결에서, 대법원은 이 의원에게 “너 안 돼, 쉬어”라고 판결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의원이 그렇게 강조한 유권자들이 2014년 4월 이후 ‘세월호 트라우마’를 겪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한 유권자들이 과연 이 의원의 벌금 1000만 원 확정 판결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또 세월호 유족을 향한 짧은 사과는 어떻게 바라볼까. 그런 점에서, 이 의원은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신경 쓰기보다 세월호 유족들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하지 않았을까. 3개월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각오라면, 유권자들의 심판을 신경 쓴다면 더더욱 말이다.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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