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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숙 “환경운동은 ‘잘 지는 것’, 잘 져서 마지막에 씨앗 뿌리는 게 목표”[go발책터뷰] <우린 일회용이 아니니까> 환경운동가 고금숙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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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연 기자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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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04  12:29:18
수정 2020.01.04  13: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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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혀 있고 고래 뱃속에서는 비닐봉지 수십 장이, 알바트로스 새의 뱃속에서는 뚜껑, 라이타를 비롯한 온갖 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 10초마다 버려지는 비닐봉지가 24만개, 전 세계에서 매년 바다로 버리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약 800만 톤에 이른다. 북극, 남극 할 것 없이 발견되는 플라스틱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플라스틱으로부터 지구를 구하기 위해 ‘플라스틱 프리 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활동가 고금숙 씨는 지난 10여 년 동안 여성환경연대에서 유해물질과 건강을 다루며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생리대 유해물질 이슈화, 화장품 미세플라스틱 사용금지 등을 이뤘다. 

그는 플라스틱이 이제 우리 밥상으로 올라오고 나서야 사람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에 대해서는 다행이라고 말했다. 환경과 관련된 가장 필요한 것은 정책이고 이런 정책이 제대로 실현되려면 그것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플라스틱 문제는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활동으로 상당히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며 한국 사회가 이런 문제점들을 어떻게 바꾸고 지속가능한 삶을 이어갈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했다.

지난 12월31일 에코하우스라고 불리는 고금숙 씨의 집에서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관련 정책과 환경 운동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에코하우스에서 고발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고금숙 씨. <사진 = 박효연 기자>

Q 플라스틱 문제가 떠오르고 있어요. 왜 지금에서야 이 문제가 나왔나요?

원래 미세플라스틱이 바다를 오염시킨다는 얘기는 1970년대부터 있었죠. 플라스틱이 안 썩잖아요. 마치 원금에 이자 붙듯이 계속 늘어나게 된 거죠. 그게 이제야 문제점이 드러난 거예요. 지구가 인계치를 넘어선 거죠. 그걸 보여준 게 거북이 코에서 빨대가 나오고 고래 뱃속에서 비닐봉지 수십 개가 나오고 알바트로스 새에게서 온갖 플라스틱이 나온 거죠. 표면화 된 거예요. 그런데 그게 돌고 돌아 인간이 먹는 지경이 되어서야 관심을 갖게 된 거죠. 

Q 사람이 일주일에 5그램의 미세플라스틱을 먹는다고 했어요. 어디서 가장 많이 섭취를 하나요?

다양한 플라스틱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오는데요. 우선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우리가 사 마시는 생수에요. 생수가 제일 깨끗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흐르지 않는 물은 깨끗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뚜껑이 공장에서 만들어질 때 그 작은 뚜껑들이 자기들끼리 부딪히면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오는 거거든요. 자동차 타이어가 아스팔트에 닿아서 떨어져 나가고 옷에서 보풀이 일 듯이 뚜껑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떨어져 나가는 거죠. 플라스틱 합성수지에서 나온 애들이 마찰을 하면 잘게 부서지죠. 그런데 그 뚜껑을 덮으면 어디로 가겠어요? 다 병 안으로 들어가는 거죠. 미세플라스틱 섭취 경로를 보면 70~80%가 다 생수에서 섭취된 거예요. 물만 조심해도 미세플라스틱을 확실히 줄일 수 있어요. 

Q 미세 플라스틱이 사람 몸 속으로 들어와도 충분히 배출하니 걱정 하지 말라는 얘기도 있어요. 정말 문제가 없을까요?

일주일에 미세플라스틱 5그램씩 먹는다고 해도 당장 인간의 몸에는 이상이 없어요. 왜냐, 인간의 면역계가 발달해서 대변으로도 통과가 되고 미세플라스틱을 다 거른다는 거예요. 그래서 혹자들은 걱정마라, 문제없다 하거든요. 실제 미세플라스틱이 처음 조금 들어오는 건 큰 문제가 없어요. 그런데 그게 장시간, 같은 패턴으로 들어온다면 우리 몸이 어떨까요? 과부하가 걸린다는 거예요. 특히 심각한 건 나노 사이즈의 플라스틱들이에요. 나노 사이즈 것들이 들어온다면 상당히 심각한 문제에요. 이게 혈관 벽을 뚫는지, 우리 면역체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아직 확실하게 나온 건 없어요. 특히 미세 먼지가 미세플라스틱과 함께 코를 통해 들어오면 어떻게 되는가 아직 연구 결과가 안 되어 있어요. 사실 미세플라스틱이라는 용어가 나온 지도 얼마 되지 않아요. 이제 연구가 시작되고 있어요. 

   
▲ 거북이 코에서 박힌 플라스틱 빨대. <이미지 출처=동물전문매체 '도도(The dodo)' 홈페이지 캡처>

Q 생수 문제를 짚어줬는데 사람들이 안전하게 물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사실 생수업체에서는 이런 걸 되게 발 빠르게 연구하고 있어요. 실제 사람이 사용할 때 이게 미세플라스틱이 얼마나 떨어지나, 공정 과정에서 얼마나 떨어지나 연구를 하고 있는 걸로 알아요. 그래서 본인들은 알고 있겠죠. 뭐 소비자들에게 밝힐지는 잘 모르겠고요. 

생수 안 먹기도 어렵다고 하는데 사실 생수 안 먹기는 쉬워요. 생수를 먹어야 깨끗하고 좋다는 느낌을 생수 회사들이 확 심어 놓은 거예요. 마치 수돗물 마시면 몸이 아플 것 같은 그런 생각들을 알게 모르게 심어진 거죠. 우리집 같은 경우도 야자 활성탄으로 만든 정수기를 설치했어요. 이것뿐만 아니라 직수 정수기 같은 것을 이용하면 충분히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거든요. 이런 것들을 집에 설치해놓으면 돈도 저렴하고 미세플라스틱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가 있는 거죠. 

Q 생리대 유해물질에 관한 문제도 제기했고 일회용 컵 사용 중지를 위한 플래시몹, 대형마트에 파자마를 입고 가 드러눕는 플래시몹, 플라스틱 파파라치, 줍깅 등 여러 활동을 보여줬어요. 여러 활동 중 성과를 거둔 것들은 무엇인가?

이런 활동들이 제가 환경 단체에 있을 때 외국에서부터 먼저 시작한 일이었어요. 그걸 보고 우리도 한번 해보자 해서 한 거였어요. 여러 가지 좋은 결과들이 나오긴 했죠. 

최근에 한 것은 PVC에 관한 건데요. 마트에 가면 과일 싸놓은 것들이 PVC 랩이에요. 중국집에서 자장면 짬뽕 그릇에 감겨 있기도 하고요. 가정용은 폴리에틸렌이거든요. 그런데 PVC는 건강에도 유해해요. 게다가 염소가 들어가서 재활용도 안 돼요. 또 다른 재활용이랑 섞이면 기계에 꼬여서 방해해요. 얘는 만드는 과정과 폐기하는 과정에서 유해가스가 나와요. 그래서 재활용 선별장에서 PVC가 섞여 있으면 아예 버려버려요. 2000년 초반부터 이 PVC 포장재를 금지한 나라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한국은 많이 써요. 왜냐면 싸고 편리하거든요. 그런데 올해 금지되었어요. 아예 사용을 못하게 한 거죠. 일부만 사용할 수 있게 했어요. 변질이 쉽고 랩에 안 씌우면 식중독 위험이 큰 것 등 만요. 

기존에는 이 PVC가 어린이 완구에서부터 시작해서 포장재에 엄청나게 많이 사용되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그때 PVC만이라도 제발 금지해라라는 활동을 한 거죠. 그런게 이게 문제가 PVC랑 페트랑 육안으로 구분이 안 된다는 거예요. 태워봐야 알아요. 그런데 누가 태워요. 이건 그래서 쓰레기봉투에 넣어야 했어요. 그런데 이게 금지 되었어요. 

그리고 경기도 같은데서 풍선 날리기 행사 꾸준히 행사했거든요. 이건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는 거나 같아요. 그게 다 어디로 가겠어요. 이것도 우리가 활동하면서 못하게 했죠. 그래서 경기도에서 안하기로 했고 현재는 청와대 청원으로 들어가 있는 상태에요. 

Q  이런 활동을 하면서 고민스러운 것도 있었을 것 같아요. 

대형마트 영업시간을 제한시킨 것도 큰 성과였어요. 그런데 하나가 해결되니 또 하나의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바로 새벽배송이에요. ‘그래, 우리 문 닫을게, 그런데 너희 집 앞으로 배송해줄게’ 이렇게 된 거죠. (웃음) 그러므로 인해서 다시 밤에 야간 노동하는 사람들이 생겨난 거죠.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되게 편하죠. 

이런 일들을 겪고 나니 이게 사회적인 진보냐,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누군가 저임금으로 야간노동을 하는 거잖아요. 이런 거에 대한 감각이 되게 없는 것 같아요. 한국 사회가 서비스가 되게 잘 된 사회잖아요. 오늘 집에 인터넷이 안 되어도 전화하면 다음날 바로 고치잖아요. 이런 나라 우리나라밖에 없잖아요. 그만큼 일을 잘하는, 노동 강도가 너무 높은 거예요. 직장 같은데서 일이 조금이라도 늦으면 안 되잖아요. 어떤 면에서 정말 편리하죠. 이용은 효율적으로 하지만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거죠. 가치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거죠. 존중하는 마음도 없고요. 여러 가지 성과를 보기 했지만 그럴수록 자꾸 고민만 늘어나더라고요.

   
▲ 고금숙 씨 집에 설치되어 있는 정수기. 유리병에 야자활성탄을 채워 수도꼭지와 연결한 비전화정수기이다. 제작법과 사용법이 간단하면서 정수 능력이 뛰어나 도심에서의 적정기술로 뽑힌다. <사진 = 박효연 기자>

Q 작년 한 해 동안 일회용품과 관련해서 커피 전문점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저희 같이 활동하는 분들이 주로 30~40대 분들이다 보니 카페를 많이 가요. 우리는 텀블러를 갖고 가서 음료를 담아 달라고 하는데 카페 직원 분들이 알아서 일회용품에 음료를 담아주고 게다가 빨대까지 꽂아주시는 거예요. 물어보지도 않고 말이죠. 그래서 우리가 재작년 5월 쯤 스타벅스 같이 전국에 몇 백개 매장을 가진 프랜차이즈 24개를 뽑아서 여러 곳을 갔어요. 그래서 모니터링을 했죠. 어떻게 주는지 말이죠. 그랬더니 안 물어보고 일회용을 주는데가 84%나 되었어요. 그리고 보도자료를 내고 매장에서 왜 안 물어보고 일회용컵을 주냐, 그 당시에도 그게 불법이었거든요. 그 전에는 이것에 대해 과태료를 물지 않았기 때문에 별 행동을 하지 않았던 거예요. 보도자료가 나가고 나서 환경부가 과태료를 진짜 물어야겠다라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우리 돈 가지고 자발적으로 모여서 조사하고 취재하고 데이터를 취합해서 환경부에 전달했어요. 시민과학, 시민데이터인 거죠. 그에 대한 응답을 환경부가 준 거죠. 
 
지금도 물론 안 물어보고 주는데 있어요. 과도기인 거죠. 그리고 또 문제는 종이컵은 사용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 다음은 종이컵이에요. 이것도 퇴출 시켜야죠. 2020년에는 종이컵도 일회용으로 들어온다고 해요. 

또 매장에서 음료를 먹다가 나갈 때 있잖아요. 그럴 땐 일회용 컵으로 바꿔주잖아요. 그러면 이제는 컵 값도 내야해요. 그렇게 바뀌고 있어요. 하나씩 나아지고 있어요. 사회적 변화예요. 

Q 사실 환경부가 해야 할 일인데, 환경부에서는 이런 활동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환경부가 일회용 정책 할 때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안티도 많아요.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들의 응답이 없으면 어떻게 정책을 펴겠어요. 환경부가 어떤 정책을 발표했을 때, 예를 들어 숙박업소에 갈 때 일회용품 비품 제공하지 않는다, 유료화한다, 이런 정책 같은 경우 사람들이 댓글로 막 욕하거든요. 이런 부정적인 댓글에 플라스틱 어택 활동하는 사람들이 답글 달고 설명도 해주고 그래요. 응원해 주려고요. 외국에서 일회용품 제공 안 해도 불만 없거든요. 시민 대변인 역할을 하는 거죠. 

Q 2018년 9월부터 ‘알맹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현재까지의 성과는 어떤가?

알맹 프로젝트는 포장쓰레기를 빼고 필요한 알맹이만 산다는 거예요. 검정 비닐봉지를 없애고 장바구니를 사용하자며 한 프로젝트였는데 그래서 장바구니도 대여해주고 했거든요. 그런데 사실, 성과가 크게 없어요. 비닐봉지 많이 쓰고 있어요. 최근에는 또 시장 선진화 사업한다며 비닐봉지 사용하지 말고 장바구니 대여해준다고 써 놓은 메시지 같은 것도 다 떼어졌어요.  

그리고 아직까지도 비닐을 주지 않으면 되게 싫어하는 손님들이 많으세요. 먼저 필요 없다고 하지 않는 이상 주는 거죠. 대여해주는 장바구니가 있지만 잘 대여해가지 않아요. 왜, 비닐봉지가 공짜니까. 그래서 솔직히 알맹 프로젝트는 실패했다고 생각해요.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생각해요. 아직도 전국에서 장바구니가 배달되어 오거든요.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대여해주라고요. 그런데 아마 1%도 대여가 잘 안 될 거에요. 그렇다고 가만히 있진 않죠. 한 달에 한번 캠페인도 하고 아직까지도 알리고 있어요. 희망은 있어요. 어쨌든 망원 시장을 중심으로 이런 문화가 있구나라는 것을 알린 거죠. 

Q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할까요?

이런 걸 가능하게 하는 게 사실 제도예요. ‘예외 없는 비닐봉지 사용금지’가 2030년에 시행될 거예요. 왜 이렇게 늦냐, 사람들이 반발이 너무 클 것이기 때문이에요.  

그날까지 기다릴 수 없잖아요. 제도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으로 해보자. 그래서 우리는 자발적으로 환경 운동에 동참하는 상인들 가게를 이용한다든가 하는 ‘당근몹’ 활동도 하고 있어요. 불매 운동의 반댓말이에요. 이런 활동을 하니 서로가 서로를 믿게 되고, 믿고 가는 가게들이 생긴 거예요. 아, 이 가게는 내 용기를 가져가면 잘 한다며 덤으로 얹어 주는 구나. 이런 데가 있는 거죠. 사장님도 변하고 소비자들도 변하게 되는 거죠. 

비닐 사용을 직접적으로 줄이기는 정말 힘들어요. 이미 비닐이 너무 편리하기 때문이에요. 싸울 수가 없어요. 그렇지만 대안은 있는 거죠. 이런 식으로 네트워크를 만드는 거죠. 이런 가게들을 만들고 함께 공유하는 거죠. 그래서 만든 게 바로 플라스틱 지도예요. 일회용품 없는 가게와 전통 시장을 표시한 ‘플라스틱없을지도’ 같은 거예요. 

가장 필요한 건 정책이에요. 그런데 정책이 제대로 실현되려면 그것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해요. 옳은 것이라는 마음이 있어야 하죠. 세상이 아이디어가 없어서 바뀌지 않는 게 아니잖아요. 관성에 저항하는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사회가 보수적이고 천천히 바뀐다고 생각을 해요. 이 물결을 바꾸는 에너지는 사람에게서 나와요. 정책은 그걸 가능하게 밑바탕 되어지는 거고요. 실제로 행동이 가능하게 하는 것은 사람이 사람에게 전파될 때에요. 옆에서 누군가 비닐을 안 쓰는 걸 봤어요, 그럼 그게 전파되어서 함께 활동한다는 거죠. 사람은 사회적 동물로 굉장히 큰 전파력이 있잖아요. 툰베리 역시 이렇게 유명하게 된 것에는 그런 전파력이 영향을 줬다고 생각해요. 

Q 플라스틱 정책에 대한 다른 나라 방침은 우리와 어떻게 다른가요?

디테일의 차이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몇 년 전 이탈리아에 있는 제로 웨이스트 시티를 다녀왔어요. 쓰레기 무게별로 돈 내는 그런 정책도 하고 종량제도 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이미 다 하고 있는 거였어요. 그런데 거기는 종량제 70리터 짜리가 거의 만원이에요. 또 쓰레기봉투를 수퍼에서 안 팔고 구청 같은데서 팔아요. 굉장히 사기 힘들죠. 함부로 못 버리게 하고. 그래서 그들은 1년에 종량제 얼마나 썼는지가 나와요. 그런데 우리는 어때요? 쓰레기 얼마나 버리는지 모르죠. 봉투도 너무 싸죠. 구하기도 엄청 쉽고. 이게 디테일이에요. 

한국은 희망적인 나라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여기 살고 있으니 잘 못한다고 여기는 거 같은데, 문제는 사실 우리나라는 디테일이 약한 거예요. 큰 틀은 되게 잘 되어 있거든요. 이것도 역시 문제는 속도가 빨라서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나로 보자면 우리나라는 분리수거를 되게 잘해요. 분리수거율은 세계 최강이에요. 분리수거 디테일은 어떨까? 재사용률이 엄청 낮아요. 그럼 왜 그러냐, 첫 번째는 애초에 재활용이 안 되도록 물건을 만들었다는 거예요. PVC랑 페트랑 그렇게 섞였는데 어떻게 선별을 해요? 용기랑 뚜껑이라 재질이 다르게 만들어 놓고 어떻게 재활용 하라는 거예요. 뚜껑과 페트를 따로 분리해야 하는데 아파트에서는 한꺼번에 다 받잖아요. 이게 디테일의 문제에요. 그나마도 사람들이 분리수거 열심히 분리해서 했는데 나중에 보니 다 섞어버리는 거죠. 배신감들죠. 이런 디테일들이 쓰레기 대란을 겪고 재활용 등급제가 생기면서 갖추기 시작했죠. 

이런 건 다 기업의 잘못이었어요. 첫 번째로 재활용이 안 되게 만들어 놓고 분리수거 마크만 넣어놓으니 당연히 안 되었죠. 이 문제를 잡은 거죠. 두 번째는 분리수거 하라고만 했지만 교육이나 제도가 안 된 거죠. 이제야 이걸 교육 시키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 어렵게 분리수거를 하게 만든 기업들에게는 환경부담금 30%를 더 내게 해야 해요. 그래서 사이다 같은 것들이 다 투명으로 바꾸었잖아요. 페트 맥주병 다 퇴출시키고 말이죠. 이렇게 정책이 빨리 바뀐 건 우리의 빨리 빨리 문화가 한 몫을 했어요. 엄청 빨리 바뀌었죠. 

Q 플라스틱 재활용 방법을 책에서도 소개하고 있는데 간단히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분리수거 하는 방법이 있나요?

퇴비화 된다고 하는 식물성 바이오 플라스틱 같은 거 요즘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얘들 다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해요. 그런데 이걸 사람들이 플라스틱이니까 분리수거에 넣거든요. 그런데 얘들이 이렇게 합쳐지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식물성 플라스틱을 재활용 교란종이라고 얘기해요. 재활용 체계를 망치는 거죠. 

유리병에 있는 종이라벨 같은 거 굳이 안 떼셔도 돼요. 이건 공정에서 떼어내니 굳이 안 하셔도 된다는 거예요. 안 뜯어도 재활용이 되게끔 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해요. 

플라스틱, 고철 등 섞지 않고 안에 음식물이 들어 있으면 씻고, 뚜껑과 분리하고, 용기 빡 압축하고 이 정도의 기본기만 지키셔도 돼요. 우리는 이렇게만 하면 돼요. 이걸 개인에게 너무 많은 것을 하라고 하면 이건 실패한 정책이에요. 

   
▲ 고금숙씨 뒷 베란다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말리고 퇴비화 하는 장치들이 있다. 파란 망 안에 넣어둔 음식물이 햇볕에 말려지면 다시 통 안에 넣어 미생물인 EM을 이용해 퇴비화 한다. <사진 = 박효연 기자>

Q 플라스틱이 정치적이라고 했어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플라스틱은 정치가들이 진짜 좋아하는 소재라고 생각해요. 어떤 것도 다 만들고 많이 만들고 싸고. 굉장히 효율적이죠. 무엇보다 돈이 되죠. 자본주의가 되게 좋아하고 사람들 입맛에도 맞아요. 그러다보니 플라스틱에 대항하는 활동이 정치적일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우리의 목표는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는 것, 그래서 ‘잘 지는 것’, 잘 져서 마지막에 씨앗을 뿌리는 것. 

이게 왜 정치적이냐,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활동은 정치적일 수밖에 없어요. 돈 버는 것 저항하는 활동이에요. 먹을 것 뺏는 활동이에요. 플라스틱 산업은 엄청나게 돈을 벌어 줬죠. 여기에 대항하는 게 정치적이죠. 그래서 지는 활동이 되는 거죠. 그런데 저는 그런 지는 활동이라도 시도 해보는 것이 대안을 찾아가는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이런 시대는 없었어요. 모든 게 넘쳐나는 시대니까 미니멀리즘, 덜 갖게 되는 게 가치 있는 시대가 온 거죠. 운동을 즐겁게 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의 생활과 행동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정치적이에요. 실제 정치를 바꾸기도 하고요. 지금 정치인들 보세요. 일회용을 왜 안 쓰냐라고 하는 이런 정치인들 보면 산업화시대 활동하셨던 남자 어른들이거든요. 이 분들이 생각하는 사상은 플라스틱이 얼마나 효자인데, sk케미컬, 롯데케미컬 이런 기업이 전 세계 기업이잖아요. 이런 걸로 돈 벌었잖아요. 그런데 이런 체계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거예요. 석유화학산업으로 돈 번 것을 이제는 바꿔야 해요. 그래서 정치적인 거죠. 제조와 생산을 바꿔야 하는 거죠. 먹고 사는 문제를 다른 기반으로 바꿔야 하는 거죠. 한국 사회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고 그걸로 지속가능한 삶을 이어갈지 실험하는 최고의 장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되게 정치적인 거죠. 

Q 환경운동을 이야기하면서 페미니즘을 함께 이야기 했어요. 이 둘이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요?

환경 운동 80%가 여성들이죠. 특히 유해물질, 생활용품, 쓰레기 같은 생활에 익숙한 것들이 대부분 여성들이 활동하고 있어요. 왜 여성들이 유독 민감하냐, 자식을 키우면 다음세대에 대해 민감해 집니다. 다음세대 걱정을 하는 거죠. 사회적으로 여성들이 돌봄과 양육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환경, 지구 문제들을 마치 화상 입은 것처럼 자기 문제라고 여기는 거예요. 유독 여성들이 그런 감각들이 발달했다고 여겨지고요. 이런 감각이 중요해요. 이런 게 자본주의 산업사회가 잃어버린 감각이라고 생각 들어요. 내가 살고 죽는 자기의 시간이 유한한 게 아니라 다음세대까지 생각하는 거죠. 이런 시간적 감각이 여성들에게 자산인 것 같고 유독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돌봄이나 이런 노동들이 자본주의에 밀려 등한시 되고 있는 거죠. 그리고 그 노동을 성평등하게 나누지도 않는 거죠. 이런 가치를 알고 복원하는 게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Q 환경 운동가로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것?

환경 정책에 관해서는 환경부가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 전 정부에 비해서요. 지금 정책을 밀리지 말고 죽 이어 나가길 바라고요. 다만 에너지 정책이 떨어지는 것 같은데 여튼 새해에 기대해 봅니다. (웃음) 

Q 고발뉴스 독자 여러분께 할 말?

독립 언론이 한국사회의 희망입니다. 더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우린 일회용이 아니니까_쓰레기 사회에서 살아남는 플라스틱 프리 실천법> 고금숙/슬로비
고금숙 

대학에서 여성주의 교지를 만들면서 에코페미니즘을 접하고 일상을 다르게 살기 위해 환경단체에서 일을 시작했다. 10년 동안 여성환경연대에서 유해물질과 건강을 다루며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생리대 유해물질 이슈화, 화장품 미세플라스틱 사용금지, 일회용컵 사용제한 등을 이뤘다. 시장에서 비닐봉지 안 쓰고 알맹이만 가져오자는 ‘알맹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도시와 생태의 공존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지은책으로는 <망원동 에코하우스> <우린 일회용이 아니니까>가 있다.

박효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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