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불법집회 주도 혐의 관련 영장이 기각된 뒤 차량에 탑승해 나가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폭력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전광훈 목사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에 대해 “종교탄압”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황 대표는 2일 페이스북에서 “최근 문재인 정권이 우리와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를 해온 종교인에 대해 종교집회를 빌미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종교탄압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대표인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목사는 지난해 10월3일 개천절 광화문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에서 폭력 행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됐다. 

전 목사는 그간 4차례 경찰 출석 요구를 거부했으며 지난해 12월12일 첫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일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대해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방인성 목사는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연히 구속될 줄 알았다, 좀 충격”이라고 말했다.

방 목사는 “종교인으로서 할 수 없는 막말, 폭력집회, 내란선동죄, 선거법 위반 등 여러 혐의가 있는데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며 “그러나 구속이 안됐다고 죄가 벗겨지는 건 아니다”고 했다.

또 황교안 대표의 ‘종교탄압’ 주장에 대해 방 목사는 “권력이나 법조계가 나서서 편드는 것은 좀 창피하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방 목사는 “황 대표는 폭력적 집회에 전광훈씨와 함께 등장하고 지지하는 몸짓을 보였다”며 “황교안씨가 전광훈씨의 막말, 선동을 이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방 목사는 “전광훈씨가 정치권에 들어가려고 여러 줄을 놓고 있다”며 “정당을 만들거나 기존 정당의 비례대표로 가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 목사는 “종교인들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한국 교회가 진정한 정교분리의 의미를 가져야 한다”며 “말은 정교분리라고 하면서 정치권력에 편승하려고 하고 있다, 교인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이 지난해 3월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을 예방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황 대표의 ‘종교탄압’ 주장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성민 청년대변인은 “엄중한 수사와 합당한 처벌을 요구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전 목사를 엄호하기 위한 궤변을 늘어놓았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 논평에서 “종교인이라는 이유로 법 위에 있을 수 없고 자신이 저지른 불법에 대해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아무리 ‘황심(黃心)’이 전광훈 목사에게로 쏠려 있다고는 하나, 불법을 저지른 이를 엄호하고 자신의 정치적 권력을 이용해 보호하려는 것은 도가 지나친 행동”이라며 “황 대표는 자중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은 “황당하기 이를 데가 없다”며 “과거 피고인과 변호사 신분으로 만났다더니 이제는 사실상 ‘영혼의 동반자’가 되었나 싶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그간 전광훈 목사가 벌여온 노골적인 반국가적·반종교적 행태는 황교안 대표의 적극적인 찬동과 지원에 힘입은 것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대변인은 “한국당은 비상식적 폭력 세력과 손잡고 지금보다 더 극우화되어 국민의 외면을 받는 길로 가는 것이 맞는지 성찰하고 황 대표의 행보에 제동을 걸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