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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늙어봤냐”는 <조선> 김광일의 절규…그리 늙는건 죄 맞습니다[하성태의 와이드뷰] 미래세대 내일은 안중에도 없는 ‘꼰대’ 죄인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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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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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23  14:15:28
수정 2019.12.23  14: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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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많은 나이 든 남자를 헐뜯는 말로 '꼰대'란 단어가 생겼다고? 천만에. 비뚤어진 학생을 그냥 보아넘기지 않고 바로 고쳐주시던 선생님을 그리 불렀었다. 꼰대를 조롱하는 과자 이름까지 등장했다지만, 젊은이들은 꼰대의 잔소리 덕분에 큰 줄 알아야 한다. 꼰대 아빠는 잔소리만 한 게 아니다. 

너희가 어디 가 있든 하루에도 여러 번 ‘밥은 먹었냐?’고 물었고, 너희가 늦게 귀가하는 새벽 한두 시까지 현관문 열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컴컴한 안방에 뜬눈으로 누워 있었다. ‘미친 정치인’들이 너희가 가진 알량한 표 때문에 아첨한다. 영혼을 팔지 말고 선거 똑바로 해라. 다만 ‘늙은 꼰대가 타고 있어요’ 같은 스티커는 사양한다.”

역대급 칼럼이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휩쓸었다. 에둘러 갈 것 없다. 역시나 <조선일보>다. 지난 20일자 <[태평로] “너는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단다”>를 쓴 화제의 주인공은 유튜브 채널 ‘김광일의 입’을 운영 중인 김광일 논설위원이었다. 

‘조선’의 편집자가 “18세 투표권에 이의 있어 포퓰리즘 면역 항체가 없는 나이, ‘買票’(매표)파티’에 동원되지 않을까. ‘꼰대’ 소리 들어도 잔소리할밖에”라고 요약한 이 칼럼은 ‘아기가 타고 있어요’라는 차량 스티커를 두고 “그러나 이런 생각이 든다. 왜 '늙으신 어머니가 타고 계세요' 같은 스티커는 없는가”라며 시작한다. 

하지만 ‘조선’이 일반적인 ‘꼰대론’에 비판에 그칠 리 없다. 아니, 구구절절 ‘아무말 대잔치’에 가까운 ‘꼰대의 항변’을 늘어 놓던 김광일 논설위원은 세대론이나 젊은 층에 훈계에 그치지 않고 기어코 ‘정치’를 끌어 온다. 선거 연령 하향을 문제 삼은 것이다. 

“앞으로 선거법을 고쳐서 18세부터 투표권을 준다는데 맘에 차지 않는다. 이건 ‘조선일보의 논조’와 상관없는 개인적 생각이다. 고3이 상당수 포함되고 ‘교실이 정치판이 될 것’이란 걱정이 많다. 지금 열한 나라를 제외한 세계 90% 넘는 국가에 18세부터 선거권이 있고, 오스트리아·브라질 같은 여섯 나라는 16세부터 투표한다지만 우리도 그 방향이 옳을까 싶다.”

기득권 꼰대의 처절한 발악 

기도 안 찬다. 이것은 처절하지만 비루한 발악이자 절규와도 같다. ‘연동형 비례대표’와 선거 연령 하향 등으로 대표되는 선거제 개편과 정치 개혁에 대한 ‘포비아’에 가깝다. 특히나 ‘18세 투표권’의 경우 세계 90% 넘는 국가가 시행하지만, 우리나라만큼은 안 된단다.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 

“이런 선거는 선거가 아니라 차라리 ‘매표(買票) 파티’다. 매관매직처럼 해롭다. ‘연동형 비례대표’가 아니라 ‘연동형 현금 살포’가 될지 모른다. 금수저 젊은이와 ‘로또 분양’을 경쟁하다 지친 꼰대 가장(家長)들이 이제는 생애 첫 투표를 하는 애송이와 세대 전쟁을 벌인다. 단돈 천원 한 장 세금 내본 적 없는 너희 눈엔 해마다 수백만~수천만원씩 소득세 내는 ‘꼰대 유리지갑’이 만만해 보이는가. 

아서라. 영화 ‘은교’의 대사는 명문장이다.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서유석도 노래한다. ‘너는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단다.’ 저들이 기어코 ‘깜깜이 선거법’을 밀어붙인다면, 이참에 투표의 4대 원칙(보통·평등·직접·비밀)도 바꾸자 하고 싶다. 일정 나이가 되면 모두에게 1인당 1표씩 투표권을 주는 게 미래에도 정답일까. 

내가 미치지 않은 이상 오죽하면 이런 생각까지 들까. 차라리 12명으로 구성된 ‘현자(賢者) 회의’가 통치하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정권의 폭주를 막는 방법은 선거밖에 없다는 것, 그러나 역설적으로 선거가 나라를 망칠 수도 있다는 것, 그 사이에 끼여 탄식밖에 할 게 없는 현실이 나를 절망케 한다.”

꼰대들이 보기에 애송이들이 부족해서다. 이런 칼럼이 실리는 ‘조선’이 우리나라 ‘1등 신문’이란다. 언론이 그 나라 시민의 수준을 대변한다는 그 진실이 무시무시하게 다가온다. ‘조선일보의 논조’와는 다르다고 했지만, 청년 세대, 미래 세대를 적으로 돌리고서라도 문재인 정부를,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을, 선거제 개혁과 같은 개혁 과제를 막겠다는 ‘조선’ 전체의 처절함이 김 논설위원의 칼럼 전반에 뚝뚝 묻어난다. 

불과 4년 전인 2015년 9월, 이 김 논설위원은 똑같은 지면에서 젊은 세대를 대놓고 협박한 적이 있다. <늙는다는 건 罰이 아니다>란 칼럼을 통해서였다. 박근혜 정부 시절 임금 피크제와 관련해 그는 “지금 노동시장이 왜곡돼 있는 건 우리 세대 잘못이 아니다”라며 이런 ‘명문’을 남겼더랬다. 

그리고 5년 전의 명문 

“징징대지 마라. 죽을 만큼 아프다면서 밥만 잘 먹더라. 나는 지금도 너희 세대보다 무거운 것을 들고, 너희보다 오래 뛸 수 있다. 밤샘 일도 너희보다 자신 있다. 너희가 컴퓨터와 영어를 잘한다고 해서 잠시 움찔했다만 신입 사원으로 들어온 너희는 불대수를 바탕으로 한 컴퓨터의 작동 원리를 나보다 이해하지 못했고, 상대 눈빛을 제압하며 계약을 따내는 실전 영어도 우리가 월등 나았다. 

너희 영어는 혀에 ‘빠다’를 바른 듯 R과 L, F와 P 발음을 잘 구별하더라. 그것도 우리 기러기 아빠들이 외로움 참아가며 너희를 어미와 함께 외국에 보냈던 덕이다. 아비 혼자 불어터진 라면을 먹고, 아비 혼자 늦은 밤 욕탕에서 ‘난닝구 빤쓰’ 빨며 외로운 눈물을 삼켰다는 것을 너희는 모른다.”

그러니까 장년층의 임금을 깎아 신규 채용을 늘리겠다던 박근혜 정부의 임금피크제를 두고 중장년층을 죄인 취급하지 말아라, 우리도 너희 만큼 열심히 일했다는 항변이었던 셈이다. 제도는 박근혜 정부가 내놓았는데 애꿎은 청년들에게 “다만 우리 세대를 죄인 취급하면 섭섭하다”며 “정말 화산처럼 분노할지 모른다”고 화살을 돌린 격이다. 

그랬던 ‘꼰대 김광일’의 분노가 ‘꼰대론’을 경유해 이제는 선거제 개혁과 선거 연령 하향이란 정치 개혁에까지 다다랐다. 말 그대로 ‘꼰대 인증’이다. 세계 90% 넘는 국가가 ‘예스’라고 해도 ‘조선’이 ‘노’라고 하면 그게 답이라는 오만이자 궤변이다.

5년 전 칼럼 역시 세간의 화제가 됐던 ‘명문’이었다. 이후 5년이 넘도록 김광일 논설위원은 ‘화산 같은 분노’를 동력 삼아 보수 유튜버로 변신, 근작인 세대와 계층을 가르고, 적대와 혐오를 확대재생산하며, 문재인 정부의 몰락을 빌고 또 비는 칼럼과 방송을 연일 쏟아내는 중이다. ‘김광일의 늙는 법’이야 말로 ‘조선’의 생존법 그 자체다. 

단언컨대 김 논설위원과 같은 ‘꼰대 인증’으로 밥벌이를 이어가는 건, 다시 말해 그렇게 늙은 건 죄다. 청년과 미래 세대의 내일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꼰대’들이, 기득권들이 부와 권력을 과중하게 누리는 이 사회엔 그러나 죄인이 너무 많다. 

하성태 기자

고발뉴스TV_이상호의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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