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공무원이 또 자살했다. 지방자치단체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이같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올 들어서만 4번째다.

16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15일 오전 1시 45분쯤 충남 논산시 덕지동 인근 호남선 철길에서 논산시 공무원 김모(33‧사회복지직 9급)씨가 익산발 용산행 새마을호 열차에 치여 숨졌다.

김씨는 유서를 남기진 않았지만 지난 7일 자신의 일기장에 “나에게 휴식은 없구나. 사람 대하는 게 너무 힘들다. 일이 자꾸만 쌓여 가고, 삶이 두렵고 재미가 없다. 아침이 오는 게 두렵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지난해 1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뒤 4월 임용돼 논산시 사회복지과에서 일 해왔다. 동료 3명과 함께 1만명이 넘는 장애인 관련 업무를 보면서 격무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평일엔 밤 11시 퇴근이 일상이었고, 숨진 당일까지 몇 개월 동안 토요일 일요일, 하루도 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원들의 자살이 잇따르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15일 성명을 내고 “정부가 미봉책이 아닌 다섯 번째 죽음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신속하게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최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와 함께 실시한 사회복지직 노동조건 실태조사에서는 사회복지직의 65%가 우울증을 앓고 있고, 29.2%가 자살충동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113개 기관 중 우울증 치료가 필요한 공무원의 비율이 60%이상인 기관이 48개였으며 그 중 70%이상에 달하는 곳도 9개 기관에 달한다.

숨진 김씨의 소속 기관인 논산시는 70%이상 고위험도에 노출된 9개 기관 중 하나였다고 노조 측은 전했다.

잇딴 자살 소식에 트위터 등 SNS에서도 사회복지 공무원의 인력과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DrPyo )에 고인의 명복을 빌며 “사회복지 공무원의 인력과 처우 어서 개선해 주세요”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네티즌들은 “이게 벌써 몇 번째인가? 여기가 사람 사는 세상인가, 아니면 생지옥인가? 박통, 어서 살려 내라!”(jk0***), “‘킬링캠프’가 되어버린 사회복지공무원의 직무환경, 해결책이 필요합니다”(gla*****), “신의직장 운운하지만 정말 힘들게 일하는 공무원, 공공기관 노동자들을 자주 본다. 이제 제대로 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인력확충이 필요하다”(gim*****), “상대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을 업주와 절대적 약자들을 돌보는 일의 고됨에 지친 다른 약자 사회복지공무원의 자살이 함께 오른 오늘의 뉴스...ㅠㅠ”(jEd***)라며 공무원 근무환경 개선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3월 20일 울산시 공무원 안모 씨(35)가 업무 과다를 비관하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는 등 올해 들어 김씨를 포함 사회복지직 공무원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