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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기소’ 운운 ‘태세 전환’ 언론들, 자격 있나[하성태의 와이드뷰] 조국 3차 소환조사, 언론들 어떻게 태세전환 이뤄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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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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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2  09:24:11
수정 2019.12.12  09: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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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사진)이 내년 1학기에 강의를 개설하겠다고 학교 측에 신청했다. 조 전 장관은 장관직에서 물러난 10월 14일 당일 서울대에 복직을 신청해 하루 뒤 승인을 받았으나 올 2학기 강의 개설 신청 기간이 지난 뒤여서 그동안 강의는 하지 않았다.”

11일자 <동아일보> 12면 실린 <조국, 내년 서울대 로스쿨 강의개설 신청> 보도다. <동아일보>는 이 1단 기사에 어김없이 ‘단독’을 붙였다. 그러면서 <동아일보>는 “10일 서울대 로스쿨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은 9일 오후 4시 20분경 2020학년도 1학기에 ‘형사판례 특수연구’ 강의를 개설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로스쿨 교무부원장에게 보냈다”며 부연했다. 

   
▲ <이미지 출처=동아일보 홈페이지 캡처>

‘9일 오후 4시 20분경’이란 시간이 눈에 띈다. 몇 초는 왜 안 밝혔는지도 궁금해진다. 현직 교수가 강의를 신청한 사실이 이처럼 ‘단독’을 붙일 사안인지, 왜 독자들이 서울대 로스쿨 강의 개설 과정의 디테일까지 인지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동아일보>는 로스쿨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이렇게 덧붙이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의 ‘형사판례 특수연구’ 수업은 로스쿨 학생을 대상으로 한 3학점 강의로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수강 인원은 30명이다. 서울대 로스쿨 관계자는 ‘교수들이 신청하는 강의는 다 개설이 되고, 수강 인원이 3명 미만일 경우에는 폐강된다’고 말했다.”

‘무리한 기소’를 헤드라인으로 잡은 언론들 

가히 <조선일보>와 쌍벽을 이루는 ‘조국 스토킹’ 보도라 할 만 하다. 7일 <조국은 어디에? 사라진 조국, 뒷말만 무성>란 기사로 기존의 ‘조국 스토킹’ 보도를 이어간 <조선일보> 말이다. 하지만 태세를 전환하는 언론도 나오고 있다. ‘정경심 재판부’로부터 출발한 일말의 변화(?) 되겠다.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엄청난 폭발력을 지닌 여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제한된 범위 내에서 필요하다면 수사 대상자를 대면조사 없이 기소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범죄 일시와 장소, 방법 등을 특정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가 있을 때의 얘기다. 공소장 변경도 형사소송법이 규정한 것처럼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가능한 일이다.

일단 기소부터 하고 보자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 검찰이 범죄 입증에 꼭 필요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사실관계를 제대로 꿰지 못한 채 성급히 사건을 처리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많은 국민이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사안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오이밭에서 신발 끈만 고쳐 신어도 이상하게 비칠 수 있다는 걸 깊이 새겨야 한다. 기소권이 검찰에만 부여된 독점적 권한이어서 그렇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검찰엔 뼈아픈 질타가 아닐 수 없다. 정경심 교수의 ‘사문서 위조’ 재판 3차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던 10일 <연합뉴스가> 내놓은 <‘정경심 공소장 변경’ 제동…檢, 수사·기소관행 성찰계기 삼아야>란 시론이었다. 

이날 검찰의 공소장 병합을 거부한 재판부가 검찰을 강하게 질타한 직후 나온 첫 번째 ‘검찰 비판’ 사설이었다. 11일 <한겨레>도 <‘검찰, 틀릴 수 있다’는 법원의 뼈아픈 일침>이란 사설을 내놨다. 사설을 통해 검찰을 비판한 것은 <연합>과 <한겨레> 정도였다. 물론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지적하는 기사도 적지 않았다.  

<정경심 기소 무리했나…체면 구긴 검찰> (<연합뉴스TV>)
<정경심 잡기 위한 무리한 기소였나… ‘공소장 변경 불허’ 새 변수> (<서울신문>)
<‘무리한 기소’ 정경심 공소장 변경 논란… 檢 “취소없이 추가 기소”> (<이데일리>)
<법원, ‘정경심 표창장 위조’ 공소장 변경 불허···검찰 ‘무리한 기소’ 재판 새국면> (<경향신문>)

   
▲ 정경심 교수가 지난 10월 2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자본시장법 위반(허위신고 및 미공개정보이용) 등 혐의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할 당시 취재진들의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이제는 뭐라 하실 겁니까? 재판부만 비판하실 건가요?”

재판부의 ‘병합 보류’와 이례적인 질타, ‘보석 검토’ 운운이란 팩트 앞에, 법원 출입 기자들이 ‘사실’을 전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러자 12일 <한국일보>는 <검찰 ‘정경심 사문서 위조’ 서두른 기소 무리수였나>라는 꽤나 단정적인 헤드라인을 뽑았다. 그리고 검찰과 법조계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법조계의 양론과 상관없이 당장 검찰이 급하게 됐다. 검찰은 재판부를 설득하기 위해 한 차례 더 열리는 공판준비기일에서 변경 후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추가 증거목록을 제출하며 다시 한 번 공소장 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낼 전망이다. 

재판부가 또다시 불허하는 경우 검찰이 추가기소 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검찰이 어떤 대응책을 제시하더라도 재판부가 검찰의 무리한 기소에 철퇴를 내린 셈이라 앞서 기소한 건에 대해선 무죄 선고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법조계에 번지고 있다.”

재판부의 목소리로 대변되는 일말의 ‘사실’ 앞에 그간 ‘검찰발’ 기사를 쏟아냈던 다수 언론들이 일종의 ‘태세전환’에 들어간 것으로 봐야 할까. 그 보다 먼저 선행돼야 할 것은 검찰의 ‘정치적 기소’, ‘무리한 기소’에 대한 문제제기는커녕 신나게 받아쓰기만 했던 언론들의 반성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앞선 글에서 강조했지만 타이밍의 관점으로 보면 이게 바로 조국 수사의 시작이자 본질입니다. 서초동에 있어야 할 검찰이 한밤중에 한강다리를 건너 여의도까지 와버렸습니다. 대통령의 시간과 국회의 시간을 강탈했습니다. 도대체 왜 9월6일 청문회 당일 날 한밤중에 해외 나가 있는 피의자도 아닌 사람을 조사 한번 없이 기소했을까? 도대체 왜! 그때 검찰 중심 법조 기자들이 받아 쓴 검사님의 말은 이랬습니다.

‘충분한 증거와 진술 확보해 피의자 소환 없이 기소했다’, ‘사문서 위조 혐의의 공소시효 때문에 먼저 기소했다’, ‘피의자 조사도 없이 기소가 이루어진 것은 그만큼 확실한 증거가 확보됐다는 의미다’. 이제는 뭐라 하실 겁니까? 재판부만 비판하실 건가요?”

11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가 조국 전 장관의 3차 소환조사를 마쳤다. 검찰의 ‘청와대 수사’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중이다. 반면 1일 법무부는 형사사건 비공개 등을 원칙으로 하는 훈령을 시행했다. 여전히 ‘조국 사태’는 끝나지 않았다. 과연 ‘검찰발’ 보도로 장사를 해왔던 언론들이 어떻게 ‘태세전환’을 이뤄나가는지 지켜 볼 일이다.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부르짖는 국민들과 함께. 

   
▲ <이미지 출처=MBC ‘PD수첩’ 검찰기자단편 화면 캡처>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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