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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1주기’와 김우중 회장 별세[신문읽기] 김우중 회장이 남긴 명과 암…언론은 제대로 평가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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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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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0  15:33:15
수정 2019.12.10  16: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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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
(우) 8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거행된 고 김용균 노동자 1주기 추도식 <사진제공=뉴시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별세, ‘세계경영’ 상징 지다> 

오늘(10일) 뉴스1이 보도한 기사 제목입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숙환으로 별세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동안 언론은 전직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공무원, 기업인들이 영면에 들었을 때 예의 차원에서 ‘호의적인 평가’를 해왔습니다. 고 김우중 회장에 대한 기사도 비슷한 면을 보이고 있습니다. 

동의하진 않습니다만 이해 가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언론이 최소한의 균형감각을 가지고 고인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는 지는 의문입니다. 그가 우리 경제에 남기 부정적 영향이 적지 않는 데다 그 여파가 지금까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우신화 일궈낸 세계경영 선구자’라는 평가 내린 동아일보 

오늘(10일) 고 김우중 회장 관련 기사가 쏟아졌지만 이른바 주류 언론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동아일보였습니다. 

동아는 오늘(10일) 2면 전면을 할애해 ‘김우중 회장’ 기사를 실었는데 제목이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 대우신화 일궈낸 세계경영 선구자>입니다. 일단 기사 내용부터 간략히 요약합니다. 

“그는 500만 원으로 매출 71조 원의 재계 2위 기업을 일으킨 ‘세계경영’의 선구자였고, 분식회계와 경영비리로 얼룩진 부도덕한 경영인으로 낙인 찍혔다. 생의 마지막 10여 년은 청년들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며 세계경영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는 2017년 대우그룹 5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몇 살까지 살지는 모르겠지만 이 아이들(청년들)이 잘되는 모습을 보고 죽으면 세상에 흔적을 잘 남긴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만으로도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 <이미지 출처=동아일보 홈페이지 캡처>

저는 동아일보 기사를 읽으면서 ‘막막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생의 마지막 10여 년은 청년들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며 세계경영으로 돌아와 있었다”는 부분에 동의하지도 않거니와 ‘이런 식으로’ 기사를 써도 되는 것인가 – 근본적인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동아일보기 일방적으로 고 김우중 회장의 업적을 ‘찬양’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외환위기라는 외풍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우가 쓰러졌다는 식으로 기사를 썼더군요. 다음과 같은 대목이 대표적입니다.  

“한국도 대우도 1997년 외환위기 앞에서 맥없이 당했다. 수출을 하려면 수입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는 원-달러 환율이 두 배 가까이 오르자 빚더미에 앉은 꼴이 됐다. 게다가 대우는 차입경영에 의존했다. 금리가 30% 이상 뛰자 속수무책으로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심지어 “김대중 정부 경제관료들과의 갈등이 해체로 이어졌다”는 주장도 담았습니다. 근거 없는 ‘정치공학적인 시각’을 관계자들 입을 빌어 전하는 형식입니다. 

당시 대기업의 무리한 차입경영과 이를 바탕으로 한 과잉투자가 외환위기의 근본 원인이 됐다는 지적은 “대기업의 차입을 통한 과잉 투자가 외환위기 충격을 가져온 주범이라는 시각도 여전히 맞서고 있다”는 한 문장 밖에 없습니다. 

고 김우중 회장이 우리 사회에 남긴 명과 암 … 언론은 제대로 조명하고 있나 

오늘(10일) 연합뉴스가 보도한 기사는 고 김우중 회장의 우리 사회에 남긴 ‘암’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기사 내용 간략히 인용합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별세함에 따라 18조원에 가까운 추징금도 직접 환수가 불가능해졌다. 다만 이 추징금은 분식회계 사건 당시 공범으로 유죄 판결을 확정받은 전직 대우그룹 임원들이 연대해 내도록 돼 있어 미납 추징금 자체가 소멸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 (중략) 

검찰은 지금까지 김 전 회장 측으로부터 892억원을 거둬들였다. 전체 추징금 대비 집행률은 0.498%에 불과하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재산을 일부 찾아 추징하면서 3년마다 돌아오는 시효를 연장해왔다 … 김 전 회장은 지방세 35억1천만원, 양도소득세 등 국세 368억7천300만원도 체납했다.” (연합뉴스 <김우중이 남긴 추징금 17조원..‘공범’ 대우 前임원들 연대책임>) 

어제부터 오늘까지 상당수 언론은 고 김우중 회장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고인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일정 부분 이해하는 면도 있지만 최소한의 균형감각을 가졌으면 합니다. 

특히 제가 보기에 동아일보는 정도가 지나칩니다. 오늘(10일)이 ‘고 김용균 노동자’ 1주기가 되는 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삼성과 특수관계’인 중앙일보도 오늘 사설 <김용균 1주기…아직도 하루 한 명 떨어져 숨진다>에서 1년 전 김용균 씨가 숨진 상황과 지금 노동 현장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동아는 이마저도 없습니다. 

오늘 동아일보 지면엔 ‘고 김우중 회장’을 호평하는 기사만 지나치게 부각되어 있다는 얘기입니다. 

각계에서 고인에 대해 조문을 하고 예를 차리는 것과 언론의 ‘김우중 회장’에 대한 평가는 달라야 합니다. 외환위기 때 정부와 대기업의 ‘도덕 불감증’도 문제였지만 당시 언론의 ‘경보기능’도 일부를 제외하곤 사실상 마비 상태였습니다. 

반성해야 할 대목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오늘 동아일보 지면을 보면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언론과 지금 언론이, 과연 무엇이 달라졌나 의문을 갖게 됩니다. 

‘김용균 1주기’와 김우중 회장 별세 소식을 다루는 언론의 보도량 자체가 후자 쪽에 기울어져 있는 데다 고 김우중 회장이 남긴 명과 암도 일방적인 호평으로만 기사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한국 언론은 과거나 지금이나 ‘친자본-반노동’ 기조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은 셈입니다. 

   
▲ 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근무하다 산업재해로 숨진 故 김용균 씨 1주기인 10일 오후 충남 태안군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열린 추모제에서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추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고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 김미숙씨가 8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거행된 고 김용균 노동자 1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유가족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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