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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 공연 기사도 ‘정치면’에 배치하는 조선일보[신문읽기] ‘U2 관련 기사’ 주어가 문재인 대통령으로 시작 … 적당히 좀 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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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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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09  10:22:01
수정 2019.12.09  10:3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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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07년 대권 도전 선언 때 U2의 노래(City of Blinding Lights)를 배경 음악으로 사용했다. 그의 중요한 정치적 순간마다 이 노래를 틀었다. 또 2011년 백악관으로 보노를 불러 오찬을 함께했다. 보노는 '반(反)트럼프' 인사로 분류된다.” 

오늘(9일) 조선일보 4면에 실린 <록밴드 U2와 연이틀 만나는 文대통령 부부> 가운데 일부입니다. 이 기사 보면서 ‘피식’ 웃었습니다. 분명히 록밴드 U2 관련 기사인데 첫 문장 – 그러니까 기사의 주어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U2 관련 기사 주어를 ‘문재인 대통령’으로 시작한 조선일보 

조선일보 기사 첫 문장 한번 보실까요.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한국에서 첫 공연을 하는 세계적 록 밴드 U2와 이틀 연속 만난다”입니다. 첫 내한 공연으로 주목받았던 U2를 조선일보가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단적으로 드러납니다. 

무엇보다 기사 곳곳에 U2 팬들이 보면 불쾌하게 여길 내용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보노는 그동안 자신의 음악 활동으로 얻은 지명도와 부(富)를 기반으로 기아 퇴출과 인권, 반전, 환경 운동을 했다” “보노의 진보적 이미지는 정치에도 자주 활용됐다”는 대목이 대표적입니다. 

‘음악 활동으로 얻은 지명도’ ‘부를 기반으로’ ‘진보적 이미지 정치 활용’ 등의 표현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굳이 설명을 드리지 않아도 U2에 대한 조선일보의 불편함, 폄훼가 드러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길지 않은 기사지만 기사를 끝까지 읽고 나면 이런 생각마저 듭니다. ‘대체 조선일보는 이 기사를 왜 썼을까’ 하는 생각 말이죠. U2 관련 기사를 ‘정치면’에 배치한 것도 웃기는 일이지만 정작 조선일보가 기사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둔 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이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의 ‘정치 편향적인’ 관심은 과거부터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에 새로운 건 아니지만 정론지라면 최소한 세계적인 록밴드의 첫 내한 공연은 보고 ‘공연평’부터 쓰는 게 순서 아닐까요? 

U2가 환경운동이나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자 한국을 방한했다면 조선일보의 지면 배치가 이해가 가지만 ‘김정숙 여사가 관람을 했고,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식의 기사를 쓰는 건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대목입니다. ‘다짜고짜’ 정치면에 밀어 넣었다는 얘기입니다. 

오늘 발행된 전국단위종합일간지 중에서 조선일보와 가장 비교되는 신문이 중앙일보입니다. 중앙일보는 오늘(9일) 25면 <고척돔 압도한 U2, 그 뒤엔 40년 함께한 스태프>에서 말 그대로 ‘공연평’을 썼습니다. 일단 중앙일보 기사 가운데 일부를 인용합니다. 

“이번 투어를 위해 공수된 장비 역시 역대급이다. 화물 전세기 3대 분량의 장비와 150명의 스태프가 함께 내한했다. 가로 61m, 세로 14m의 초대형 8K 해상도 LED 스크린은 공연 내내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조슈아 트리를 아로새긴 스크린은 다양한 영상을 통해 관객들을 노래 속 시공간으로 인도했다. ‘조슈아 트리’ 앨범 수록곡 11곡을 포함 25곡이 흐르는 동안만큼은 서울 시내 한복판이 아닌 광활한 대자연 속에 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다.” 

   
▲ 김정숙 여사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록밴드 U2의 ‘죠슈아 트리 투어 2019' 서울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스크린에는 국가무형문화재 해녀, 서지현 검사, 나혜석 화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고 설리 등 역사를 바꿔나간 여성들의 얼굴이 등장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뉴시스>

‘U2 공연평’을 쓴 중앙일보 … U2를 ‘한국 정치’에 끌어들인 조선일보 

중앙일보도 지적했지만 “U2는 공연 때마다 던지는 지역 맞춤형 평화 메시지로도 유명”합니다. 그래서 공연할 때 해당 국가나 지역과 관련한 현안 문제가 일정 정도 공연 때 등장하거나 반영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선일보처럼 문재인 대통령과 ‘무리한 연관 짓기’를 하며 U2 관련 기사를 ‘정치면’에 배치하는 몰상식한(?) 행동은 하지 않습니다. 중앙일보 기사 좀 더 보겠습니다. 

“특히 리더 보노는 빈곤·질병 퇴치 캠페인 기구 ‘원(ONE)’을 설립해 노벨 평화상 후보에 여러 차례 오르기도 했다. 보노는 9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한반도 평화 관련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동족 간 유혈 분쟁을 겪은 아일랜드 출신으로 분단국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클레이턴은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국과 아일랜드의 상황은 각각 다르지만 두 개의 국가로 나뉘게 된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며 ‘경계선을 없애기 위해 지적이고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람들이 양쪽의 입장을 하나로 통일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통일’과 관련해 조선일보가 U2 기사에서 언급한 대목은 이렇습니다. 

“문 대통령은 보노와 접견에서 U2의 비무장지대(DMZ) 공연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권 운동가인 보노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 

세계적인 공연을 통해 평화와 인권을 외쳐온 U2에 대해 조선일보는 ‘진보적 이미지’ 운운하더니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 언급 가능성’을 언급합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U2 관련 기사를 쓰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씁쓸한 생각이 듭니다. 

   
▲ 록밴드 유투(U2)의 보컬 보노가 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첫 내한공연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라이브네이션 코리아 제공, 뉴시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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